“버터향은 잊어라!” 산타 바바라, 샤르도네 캘리포니아 와인 지도 다시 그리다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캔달 잭슨와 롬바우어가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대량 생산하는 와인에 대한 편견을 바꾸는데 한몫합니다. 또 샤르도네가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화이트 와인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들은 부르고뉴처럼 고품질 샤르도네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이에 생산자들이 뛰어난 샤르도네 산지로 선택한 곳중 하나가 산타 바바라 카운티입니다. 캘리포니아 와인은 산타 바바라 와인들의 본격적으로 전면에 등장하면서 너무 버터리한 샤르도네에서 벗어나 부르고뉴 빰치는 샤르도네로 한 단계 더 진화합니다.

2004년 개봉된 와인 영화 ‘사이드 웨이(Sideways)’. 이혼한 뒤 후유증을 와인으로 달래는 영어 교사 마일스(폴 지어마티)와 그의 절친 3류 배우 잭(토머스 헤이든 처치)은 잭의 결혼을 앞두고 ‘총각파티’를 겸해 도심을 벗어나 미국 캘리포니아의 와인 산지로 여행을 떠납니다. 마일스는 와이너리로 향하는 자동차안에서 “캘리포니아 샤도네이를 만드는 양조방식이 싫어! 오크를 너무 과도하게 쓰는데다 젖산발효까지 하거든! 그런데 여기는 괜찮을 거야”이라고 잭에게 얘기합니다. 마일스가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는 장면에 등장하는 표지판에 적힌 지명은 캘리포니아 중부 해안가 마을 산타 바바라 카운티(Santa Barbara County). 마일스가 이곳으로 와인여행을 떠난 이유가 있습니다. 롬바우어처럼 버터리한 클래식 샤르도네에 벗어나 과도한 오크와 과숙한 포도 사용을 대폭 줄이고 과일향, 산도, 미네랄이 잘 살아있는 부르고뉴 스타일의 샤르도네를 만드는 대표산지가 바로 산타 바바라이기 때문입니다.




산타바바라는 1782년 스페인계 수도사들이 포도재배를 시작하면 와인의 역사가 시작됐지만 금주령으로 궤멸됐다 1970∼1980년대에 포도나무를 다시 심으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합니다. 현재 포도밭은 약 4450ha로 75종 가량의 품종이 재배되며 대표 품종은 샤르도네, 피노누아, 시라, 소비뇽블랑, 카베르네소비뇽입니다. 산타바바라 카운티의 대표적인 두 AVA인 산타 마리아 밸리(Santa Maria Valley)와 산타 리타 힐스(Sta. Rita Hills)의 샤르도네는 모두 태평양의 냉각 효과를 받지만 위치, 지형, 토양의 차이로 뚜렷하게 다른 캐릭터를 보여줍니다.


산타바바라 카운티의 첫 번째 AVA로 뛰어난 샤르도네, 피노누아가 생산됩니다. 특히 산타마리아 밸리는 비엔 나시도(Bien Nacido) 빈야드를 최고의 포도밭으로 꼽습니다. 1973년 포도를 식재한 곳으로 캘리포니아 샤르도네 클론의 많은 부분이 이곳에서 번식됐습니다. 산타 바바라 카운티 북쪽에 있으며 해양의 영향을 받지만 내륙이라 산타 리타 힐스 보다는 좀 따뜻합니다.
잘 익은 황금 사과, 레몬 커드, 열대 과일(파인애플, 망고)이 특징이며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이 더 크리미하고 둥글둥글합니다. 구운 크로와상이나 버터 같은 고소한 풍미와 오크 숙성에서 오는 스파이스가 잘 어우러져 부르고뉴 꼬뜨 드 본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산타 마리아 밸리보다 태평양과 더 가까워 강한 바람과 안개 자욱한 아침이 이어지고 정오에는 햇살이 비칩니다. 거의 시계처럼 정확하게 이른 오후에 해풍이 다시 불어와 쿨 클라이밋을 띱니다. 규조토와 석회암이 섞인 퇴적 토양이 샤르도네와 피노누아 재배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합니다.
샤르도네는 신선한 레몬, 라임, 청사과 등 선명하고 밝은 산미가 돋보이며 해양 퇴적물과 규조토 토양의 영향으로 돌 느낌의 미네랄과 짭쪼름한 미네랄이 강렬하게 느껴집니디. 산타 마리아 밸리에 비해 더 날카롭고 구조감이 탄탄해 산도와 미네랄 주로 표현하는 프랑스 샤블리(Chablis) 스타일과 유사한 긴장감 있는 캐릭터를 지닙니다.

▶오 봉 클리마 뉘 블랑쉬 오 부즈(Au Bon Climat Nuits-Blanches au Bouge) 샤르도네 2022
오 봉 클리마는 법학도이던 짐 클렌드넌(Jim Clendenen)이 1982년 설립합니다. 프랑스 부르고뉴 여행 중 와인의 매력에 빠져 진로를 바꾼 그는 아담 톨마치(Adam Tolmach)와 함께 산타 바바라 카운티, 산타 마리아 밸리의 유명한 포도밭인 비엔 나시도(Bien Nacido)에 터를 잡고 와인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짐은 와이너리 설립전 부르고뉴에서 오랜 기간 머물며 생산자와 포도 재배자들을 통해 부르고뉴 스타일의 양조 방식을 익힙니다. 짐은 이를 그대로 적용해 와이너리 설립 초기부터 밸런스, 섬세함, 장기 숙성 능력을 두루 갖춘 부르고뉴 스타일 샤르도네를 만듭니다. 오 봉 클리마가 ‘캘리포니아의 부르고뉴’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다양한 풍미가 조화를 이루며 산도가 깔끔하게 떨어지는 스타일입니다. 레몬, 라임, 살구, 은은한 허브와 세이보리 뉘앙스, 고수씨와 레몬그라스의 향신료가 느껴지고 온도가 오르면 구운 브리오슈와 카라멜 뉘앙스가 더해집니다. 선명한 산도와 미네랄이 뒤를 잘 받쳐주고 프렌치 오크는 크리미한 질감을 아주 가볍게 터치합니다.



▶채닌 비엔 나시도 빈야드(Chanin Bien Nacido Vineyard) 샤르도네 2022
캘리포니아에서 부르고뉴 스타일을 개척한 선구한 짐 클렌드넌의 업적은 후배 와인메이커들을 통해 퍼저 나갑니다. 대표적인 제자가 개빈 채닌(Gavin Chanin)입니다. 18살 때부터 짐 밑에서 양조를 배운 천채 와인메이커 개빈은 2007년 산타 마리아 밸리에 채닌 와인 컴퍼니(Chanin Wine Company)를 만들어 우아하고 섬세하며 절제된 부르고뉴 스타일 와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11년 포브스 선정 ‘30세 미만 주목할 만한 30인’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는 생사자입니다. 채빈은 산타바바라 카운티의 떼루아를 순수하게 표현하기 위해 오직 싱글 빈야드 와인만을 생산합니다. 인위적인 첨가물을 배제하고 낮은 알코올 도수와 산도를 유지하며, 정제나 여과를 최소화하는 원칙을 고수합니다.


오 봉 클리마와 채넌 와인 모두 세이보리한 느낌이 있으며 바다 소금을 살짝 뿌린 듯한 캐릭터가 있습니다. 다만 오봉 클리마에서는 민트나 스파이스 같은 특징이 나타나지만, 채넌에서는 이런 특징을 찾기 어렵습니다. 이는 오 봉 클리마가 사용하는 프렌치 오크 배럴의 특성 때문입니다. 이 배럴을 사용할 경우 민트나 스파이스 향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채넌은 같은 포도밭과 같은 양조 방법을 사용하지만 오크 배럴이 달라서 다른 차이가 발생합니다. 이처럼 단 하나의 작은 디테일이 맛의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산디 산타 리타 힐스(Sandhi Santa Rita Hills) 샤르도네 2022
산디 역시 산타 바바라에서 부르고뉴 스타일로 빚는 생산자로 유명합니다. 2010년 설립돼 역사는 짧지만 산디는 지나치게 숙성된 맛과 알코올, 오크향 등 과장된 요소들은 떼루아를 온전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는 양조철학을 고수하며 미네랄과 산도가 매력적이고 밸런스가 좋은 와인을 선보입니다.
산디는 특히 산타 리타 힐스의 샌퍼드&베네딕트(Sanford & Benedict) 빈야드를 소유하고 있는데 1971년부터 포도가 생산된 산타 바버라 카운티에서 가장 오래된 산지입니다. 캘리포니아의 5대 빈야드로 꼽히는 곳으로 산타 리타 힐즈의 남동쪽 코너에 북향으로 자리잡아 서늘한 기후가 잘 유지되면서 산도가 뛰어난 피노 누아와 샤도네이가 생산됩니다.
레몬 껍질, 신선한 청사과, 잘 익은 배, 멜론의 과일향이 주도하며 젖은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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