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톱10 모두가 사용한다…‘말렛 퍼터’ 전성시대 [임정우의 스리 퍼트]
10년간 퍼터 사용률 급격하게 증가
올해 PGA 대회 우승자 전원 사용
어드레스시 느끼는 안정감이 높고
정렬 때도 블레이드 모델보다 편해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블레이드 퍼터를 선호하는 프로 골퍼들이 많았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대표적인 선수다. 그러나 말렛 퍼터의 디자인이 다양해지고 제로 토크 등이 추가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각적으로 편하면서 관용성 등이 높다는 사실이 선수들 사이에 퍼지면서 말렛 퍼터 사용률이 급상승했다.
남자 골프계에서 말렛 퍼터 유행을 일으킨 핵심 인물은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다. 2024년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정상에 오르기 전까지 셰플러가 PGA 투어를 점령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린 위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다잡았던 우승을 눈앞에서 놓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일러메이드 스파이더 투어X로 바꾼 뒤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셰플러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우승을 시작으로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 등 15개 대회 정상에 오르며 남자골프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셰플러를 포함해 톱랭커들이 말렛 퍼터를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블레이드 퍼터보다 공의 직진성이 좋다는 것이다. 관성 모멘트(MOI)가 높은 말렛 퍼터는 정타가 나오지 않아도 공을 목표 지점으로 큰 어려움 없이 보낼 수 있다. 그러나 블레이드 퍼터는 헤드 페이스가 조금이라도 열리거나 닫히면 공이 홀을 벗어나게 된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블레이드 퍼터를 고수하던 셰플러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추천으로 말렛 퍼터로 바꿨다. 몇 차레 연습만으로도 확실한 효과를 느낀 셰플러는 퍼터 교체 없이 지금까지도 동일한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셰플러는 “말렛 퍼터는 어드레스 때 안정감을 준다. 또 정렬할 때도 확실히 더 편하다”고 설명했다.
PGA 투어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발표한 챔피언들의 클럽 자료를 보면 말렛 퍼터를 사용한 선수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정상에 오른 47명의 선수들 중 35명이 말렛 퍼터를 캐디백에 넣었다. 블레이드 퍼터를 쓴 선수는 12명에 불과했다. 올해는 말렛 퍼터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올해 열린 7개 대회에서는 모두 말렛 퍼터 사용자가 우승했다.
수많은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규태 퍼트 코치는 톱랭커들이 말렛 퍼터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안정감을 꼽았다. 그는 “톱랭커들의 퍼트 실력은 큰 차이가 없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준비돼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클럽을 선호한다. 말렛 퍼터 전성 시대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골프를 대표하는 임성재도 말렛 퍼터를 오랜 기간 사용하고 있다. 임성재는 “PGA 투어에 데뷔한 2018~2019시즌 막판부터 지금까지 말렛 퍼터를 쓰고 있다”며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 관용성이 높은 퍼터가 큰 힘이 된다. 7시즌 연속으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나가는 데 지금의 퍼터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제로 토크 퍼터 열풍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거세게 불고 있다. 퍼터에서 토크는 퍼터 헤드가 샤프트 축을 중심으로 시계 방향 또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려는 힘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기존 퍼터는 스트로크를 하는 과정에서 헤드가 열리거나 닫힌다.
토크가 없는 제로 토크 퍼터는 스트로크 과정에서 헤드 페이스의 회전이 최소화되도록 설계됐다. 2m 이내 퍼트 성공률이 유독 높게 나타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US오픈 챔피언 J.J. 스파운(미국)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황유민·김아림 등은 제로 토크 퍼터 교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말렛 퍼터가 대세가 됐지만 블레이드 퍼터를 캐디백에 넣고 있는 선수들은 여전히 많다.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알렉스 노렌(스웨덴), 패트릭 리드(미국) 등은 블레이드 퍼터를 사용한다. 리브(LIV) 골프를 대표하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역시 블레이드 퍼터를 고집하고 있다. 이들은 심리적 안정감과 편안함 등을 블레이드 퍼터의 장점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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