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주차장은 남아도는데...비용 장벽에 ‘단속 복불복’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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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낮 12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 보광로 거리 뒤편 골목은 우회전하려는 행렬과 길가에 차를 불법으로 주차해둔 이들이 한데 뒤엉켜 끊임없이 경적을 울려댔다.
'20m 위 유료주차장'이라는 안내 푯말이 붙은 곳도 바로 앞 노면을 불법 주정차 차량이 점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민영 주차장 관리인 백 모 씨는 "우리는 텅 비었는데 대로변은 싹 다 불법 주차 차량"이라며 "주말이면 제일기획 방면 공영주차장만 가득 차고 여기는 일반 고객이 아예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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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낮 12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 보광로 거리 뒤편 골목은 우회전하려는 행렬과 길가에 차를 불법으로 주차해둔 이들이 한데 뒤엉켜 끊임없이 경적을 울려댔다. ‘20m 위 유료주차장’이라는 안내 푯말이 붙은 곳도 바로 앞 노면을 불법 주정차 차량이 점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정작 수용 능력 143대를 갖춘 인근 민영 시설은 30%가량이 빈 구역으로 남아 있었다.
민영 주차장 관리인 백 모 씨는 “우리는 텅 비었는데 대로변은 싹 다 불법 주차 차량”이라며 “주말이면 제일기획 방면 공영주차장만 가득 차고 여기는 일반 고객이 아예 없다”고 말했다. 인근 파출소 경찰관 역시 “사거리 뒤편에 불법주정차가 여전하고 토요일이면 조지아대사관까지 차량이 줄을 늘어서 있다”고 전했다.
지난 몇 년간 서울시 내 주차장 수는 늘었지만 도로 위의 혼란은 그대로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관내 주차장 확보율은 142.5%로, 10년 전(126.8%)에 비해 꾸준히 상승했다. 산술적으로는 차량 1대당 1.4대의 공간이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불법 주정차는 5년째 매년 200만 건 이상 적발되고 있다. 지난해만 207만 7287건의 사례가 보고됐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데는 저렴한 공영 서비스가 빠르게 위축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관내 공영주차장은 14만 4517개로 2020년 대비 21.2% 급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0년 1월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 내 노상주차장 설치가 전면 금지되면서 기존 공간들이 대거 폐지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인한 부지 소멸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공영주차장의 빈자리를 채운 민영 시설들은 값비싼 요금 탓에 외면받는 실정이다. 온라인상에는 특정 지역 단속을 피하는 법까지 공공연히 공유된다.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느니 차라리 적발되지 않을 확률에 베팅하는 셈이다. 이태원 한 민영주차장 운영자는 “3~4시간 차를 대면 5만 원 정도 나오는데, 비용이 적지 않아 젊은 사람들에게는 장벽이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구청 인근에서 만난 시민 A씨도 “공영도 사실 그리 싸지 않은데 민영은 더 비싸서 부담 때문에 불법 주차를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급 총량에만 치중한 주차 정책이 실제 이용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면서 도로 위 혼잡을 야기한다고 본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학과 교수는 “불법 주정차를 방치할 경우 도로 용량이 감소돼 교통 체증이 유발될 뿐 아니라, 운전자 시야에서 보행자를 가려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황동건 기자 brassgun@sedaily.com장현기 견습기자 luck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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