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1주년 특별기획-피지컬AI 산업 전망] ③ 현대차 휴머노이드, AI 학습 체계 핵심

곽호준 기자 2026. 3.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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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현장에서 데이터 축적…'아틀라스' 상용화 박차
스마트팩토리·로봇 학습센터 결합한 피지컬AI 생태계 구축
로봇 경쟁력, 하드웨어보다 데이터·학습 구조에 달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의 모습./현대차그룹

|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현대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중심으로 피지컬 AI 산업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로봇 하드웨어 성능보다 실제 환경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이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학습 체계가 핵심 경쟁력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6일 현대차그룹은 '인간 중심 AI 로보틱스' 전략을 공개하고 로봇과 AI 기술을 결합한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연구용 로봇을 넘어 제조 현장에 투입해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이를 다시 로봇 성능 개선에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피지컬 AI는 '거대언어모델(LLM)'과 같은 디지털 지능을 로봇 등 물리적 하드웨어와 결합한 기술이다. 로봇이나 자율주행 차량 등이 실제 물리 환경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스스로 판단·행동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AI 모델이 가상 환경이 아닌 현실 환경에서 사물을 인지·이해하며 복잡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학습한다는 점에서 기존 AI와 차별화된다.

◆ 제조 현장서 데이터 쌓는 아틀라스…'AI 학습 체계' 구축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AI 전략 중심에는 휴머노이드가 있다. 그룹의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사람과 유사한 보행 능력과 전신 제어 기술을 갖춘 범용 산업용 로봇으로 다양한 작업 환경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최대 50kg의 하중을 들어 올리고 촉각 센서와 360도 인식 카메라를 활용해 복잡한 환경에서도 작업이 가능하다. 

아틀라스는 오는 2028년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투입될 예정이다. 초기에 아틀라스는 부품 분류 등 반복 작업 공정에 적용되고 이후 조립 공정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차량 개발부터 생산·물류·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해온 체계를 로보틱스로 확장하는 '엔드투엔드(E2E) 밸류체인'을 구축할 방침이다.
(왼쪽부터)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현대차그룹

아울러 현대차그룹이 주목하는 부분은 단순한 로봇 투입이 아니라 'AI 학습 체계'다. 로봇은 실제 공장에 투입되기 전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에서 작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전 학습을 진행한다. 이후 스마트팩토리인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에 투입돼 실제 공정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한다. 

이 과정에서 로봇은 인간의 동작을 참고해 최적화된 행동을 스스로 학습하는 방식과 실제 작업 데이터를 결합해 성능을 고도화한다. RMAC에서 학습한 데이터와 공장에서 확보한 실전 데이터가 다시 AI 모델로 축적되며 반복 학습 구조가 형성된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데이터 기반 로봇 학습 구조를 통해 AI 로보틱스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AI 인프라와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활용하고 보스턴다이나믹스와 구글 딥마인드의 로봇 AI 모델 협력도 병행하고 있다. 

◆ 휴머노이드 경쟁력, 결국 '데이터 확보'가 좌우

업계는 향후 휴머노이드 경쟁력의 분수령으로 '데이터 확보 능력'을 꼽는다. AI 로봇이 다양한 환경에서 학습할수록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로보틱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향후 2034년까지 연평균 46% 성장해 3759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6)'이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관에서 열린 가운데 방문객들이 현대차그룹 부스서 보스턴다이내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로봇개 '스폿'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 행사는 아시아 최대 제조 AX(AI 전환) 전시회로 오는 6일까지 열린다./이호형 기자

현대차그룹이 로보틱스 분야에 적극 뛰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동차 제조사는 대규모 생산 공장과 물류 시스템을 통해 방대한 산업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AI 로봇 학습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룹은 로봇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오는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계를 구축해 아틀라스를 산업용 휴머노이드로 양산하고 다양한 산업 현장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해결 과제도 남아 있다. 피지컬 AI는 실제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다. 업계에서는 돌발 상황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할 경우 학습 속도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럼에도 자동차 제조 기반을 가진 기업들이 피지컬 AI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생산 설비와 공정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 학습을 빠르게 고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피지컬 AI의 적용 범위가 빠르게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 공정 자동화를 넘어 물류·건설·재난 대응 등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전략도 미래 기술 투자를 넘어 제조 데이터와 AI 학습 체계를 결합한 차세대 산업 플랫폼 구축 시험대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경쟁력은 로봇 하드웨어보다 실제 환경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AI 학습 체계에 달려 있다"며 "대규모 제조 데이터를 보유한 자동차 기업들이 피지컬 AI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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