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질환 찾는다…신약개발 '적응증 탐색' 전략 확산
치료 반응 가능성 높은 환자 선별해 개발 역량 확대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신약의 최적 적응증을 찾으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후보물질을 새로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미 확보한 후보물질이 어떤 질환과 환자군에서 가장 효과적인지를 분석해 개발 전략을 세우려는 접근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벤처 세네릭스는 최근 CHI3L1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 후보물질 'SL300'의 최적 적응증을 찾기 위해 미국 정밀의료 전문 기업 사이퍼 메디슨(Scipher Medicine)과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사이퍼 메디슨의 AI 기반 플랫폼인 스팩트라(Spectra)를 활용해 SL300이 어떤 질환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을지를 탐색하겠다는 전략이다.
SL300은 염증 반응과 조직 재생 과정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CHI3L1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후보물질이다. 세네릭스는 해당 타깃이 다양한 질환과 연관돼 있는 점에 주목해 AI 기반 분석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의 적용 가능성이 높은 질환과 환자군을 찾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현재 교모세포종(GBM)을 중심으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분석 결과에 따라 섬유화 질환이나 MASH를 비롯한 간 질환 등 다른 적응증으로 개발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의 후보물질을 여러 질환 가능성과 비교 분석해 임상 개발 전략을 정교하게 설계하겠다는 접근으로 풀이된다.
또한 세네릭스는 임상 과정에서 활용될 동반진단(Companion Diagnostic) 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동반진단은 치료 대상 환자를 사전에 선별하는 기술로, 임상시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바이오텍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바이오텍 오티모 파마 리미티드(Ottimo Pharma)는 지난 1월 AI 기반 멀티오믹스 분석 기업 보스턴진(BostonGene)과 협력해 PD-1·VEGFR2 면역항암제 'OTP-01'의 임상 개발 전략을 고도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양사는 환자의 유전자와 단백질 데이터를 분석해 치료 반응 가능성이 높은 환자군을 선별하고 임상 전략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메디쿠스 파마(Medicus Pharma)는 AI 기업 릴리언트 AI(Reliant AI)와 협력해 임상 데이터 분석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릴리언트의 기술을 메디쿠스의 임상·운영 시스템과 통합해 임상 파이프라인 전반에서 데이터 기반 분석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특정 환자군에서 치료 효과가 높을 가능성을 분석하고, 임상 역량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AI 활용이 후보물질 발굴을 넘어 임상 개발 전략 수립 단계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질환 선택과 환자군 선별 등 임상 개발 과정에서도 AI 활용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환자군과 질환 선택에서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후보물질 발굴뿐만 아니라 임상 단계에서도 AI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초기 단계부터 적응증과 환자군을 명확하게 선별하면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정인 기자 jeongin0624@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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