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400발 총탄 뚫고 살아남은 ‘멕시코 배트맨’… 민중 영웅으로 환골탈태
멕시코 치안 총책임자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치안보호부 장관이 카르텔 소탕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유력한 2030년 대선 후보로 급부상했다.
그는 2020년 멕시코시티 한복판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에서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곁을 지키던 오랜 경호원 두 명을 잃는 참극을 겪었다. 이후 사사로운 복수심을 엄정한 법 집행으로 승화하며 범죄 조직 소탕에 매진했다. 마침내 그는 지난달 23일 멕시코 최악의 범죄 조직이라 불리던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수괴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 일명 ‘엘 멘초’를 사살하며 6년을 끈 숙원을 풀었다.

5일(현지시각) 엘 우니베르살과 엑셀시오르 등 멕시코 매체들은 시민들이 카르텔과 맞서 싸우는 오마르 가르시아를 ‘멕시코 배트맨’이라 부르며 추앙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그의 얼굴이 인쇄된 담요는 흉악 범죄를 막아주는 수호 부적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가며 폭발적인 대중적 지지를 얻는 중이다.
그는 2020년 6월 출근길에 엘 멘초로부터 기습 공격을 당했다. 도로 보수 작업자로 위장한 무장 괴한들이 오마르 가르시아가 탄 방탄 사륜 차량을 대형 트럭으로 가로막고 400발 넘는 총알을 쏟아부었다. 그는 총상 세 군데를 입고도 끝까지 응사하며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했다. 그러나 동승한 경호원 두 명과 현장을 지나던 민간인 한 명은 목숨을 잃었다. 주변 인사들은 오래도록 믿고 의지하던 경호원들 죽음이 그에게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입을 모은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그는 평범한 엘리트 관료로 누리던 일상을 포기했다. 안전이 철저하게 보장된 치안보호부 청사 내 침실 하나 짜리 아파트로 숙소를 옮겼다. 대통령이 주장하던 수동적인 유화 정책을 전면 폐기하고, 정밀한 정보 수집과 특수 군사 작전을 결합한 공격적인 소탕 전략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마약단속국(DEA)을 비롯한 안보 기관과 첩보 공유 수준을 끌어올려 카르텔 자금줄과 조직망을 옥죄기 시작했다. 그러자 거물급 범죄자 인도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며 자국 내외에서 신뢰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6년을 끈 집요한 추격전은 지난해 11월 CJNG 카르텔 조직원들이 치안보호부 소속 수사관 두 명을 납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오마르 가르시아는 즉시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펼쳐 은신처를 압박했다. 이후 강도 높은 심문을 거쳐 수뇌부 위치 정보를 확보했다.
마약왕 사살 성공은 그를 치안 책임자에서 전국구 정치인으로 단숨에 격상시켰다. 정가에서는 그를 2030년 대선에서 가장 앞서가는 유력 후보로 꼽기 시작했다. 오마르 가르시아의 할아버지는 1960년대 멕시코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고, 아버지는 과거 집권당이던 제도혁명당(PRI) 대표를 지낸 유력 정치인이다. 어머니는 현지 유명 여배우 마리아 소르테다.
그는 부유하고 명망 높은 가문 출신임에도 2008년 지역 경찰로 사법 당국의 길을 택했다. 이후 암흑가 범죄자들과 목숨 건 전쟁을 벌이는 모습이 마치 범죄 도시를 지키는 영화 속 영웅 ‘배트맨’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만연한 카르텔발 흉악 범죄에 지친 멕시코 대중은 그를 희망으로 여긴다. 최근 현지 재래시장과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그의 얼굴을 큼지막하게 인쇄한 극세사 담요가 250~400페소(약 1만 7000~2만 8000 원)에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중이다.
성과에 도취될 겨를도 없이 오마르 가르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과 치안 회의를 강행하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개최 점검에 들어갔다. 멕시코 싱크탱크 에발루아(Evalúa)는 그를 현재 1순위 대선 후보로 꼽으며 “새로운 카르텔 상대 전략을 상징하는 현 시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도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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