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웃고 상가 울고…신도시 투자 체크 포인트

한경머니 2026. 3. 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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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간 아파트를 비교할 때는 현재의 위상을 기초로 판단하고, 싱업용 부동산의 미래 가치를 파악하려면 도시 내에서의 입지까지 두루 살펴야 한다. 자산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신도시 부동산 투자 전략을 과거 가격 흐름과 함께 분석해본다.

[커버스토리]

경기 성남시 분당구 시범 아파트 일대 전경. 사진=한국경제.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1기 신도시 이후 수도권 각 신도시는 서울의 인구 집중 분산과 서울을 대체하는 배후 주택의 공급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서울 인구는 2010년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 15년간 감소 추세다. 2015년부터는 인구 1000만 명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1기 신도시를 포함한 경기도의 인구는 2025년 12월 현재 1373만 명으로 서울의 인구보다 약 40% 더 많다. 서울의 인구는 약 930만 명이다. 즉, 인구 측면에서 신도시 개발은 서울 인구를 분산 수용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각 신도시는 위치와 규모, 기타 여건 등에 의해 서울 인구의 분산 수용 외에 일자리 등 산업의 분산지로서의 역할도 해 오고 있다. 다만 신도시에 따라서는 낮은 자족 기능으로 단순 주거지로서의 역할만을 하는 곳도 있고(일산), 교통 등 접근성이 떨어져 선호도가 낮거나(파주 운정) 실제 수요보다 더 많은 공급이 생겨 거래 등 가격 흐름이 좋지 않은 곳(평택고덕)도 있다. 다만 평택고덕은 최근 미분양이 감소하는 추세여서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을 바탕으로 신도시의 주거, 상업 각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비교하면 신도시에서의 투자에 관한 인사이트 혹은 그 단초를 구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신도시에서의 부동산 투자에 대해 과거와 현재의 사례를 통해 앞으로의 일을 짐작해보자. 

분당과 일산, 입지가 가른 희비

신도시에서의 아파트 매입으로 인한 가격 상승은 시기와 지역에 따라 어떻게 희비가 갈렸을까. 먼저 일산을 살펴보자. 일산 서구 주엽동 강선마을 6단지 금호한양아파트는 주엽역 역세권에 위치한 대형 평수 위주의 단지다.

2006년 5월 전용면적 101.67㎡ 7층이 6억5000만 원이었다. 2016년 10월에는 5층이 4억7500만 원으로 10년 전 대비 약 27% 하락했다. 가장 최근의 거래는 2025년 12월인데 7층이 7억480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단지 대형 평수인 전용 134.7㎡는 2025년 말 25층이 8억 원, 14층이 7억3000만 원이다. 해당 평형은 2006년에는 9억~10억 원이었으니 역시 20~30% 하락한 상태다.

강선마을 6단지는 1994년 8월 준공됐으며 12개동 556세대다. 대단지는 아니지만 3호선 주엽역 역세권이고 단지 옆 공원을 통해 후곡학원가까지의 접근도 양호하다. 교통, 교육 등 여건이 양호한 곳인 점을 감안하면 일산신도시 내 아파트 가격 흐름이 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당의 서현동 효자촌 현대아파트는 1992년 5월 준공된 710세대 단지다. 분당중앙공원을 사이에 두고 서현역까지 직선거리 1.3km, 도로를 따라 1.9km 거리로 역세권이라기엔 다소 멀다. 서현동과 정자동 일대 학원 및 중심상업지역까지도 가깝지는 않다.

해당 아파트 전용 101.64㎡의 2006년 시세는 저층 7억5000만 원, 12층 8억6000만 원이었다. 2016년 8월에 8층 6억5800만 원으로 약 23% 하락했다가 최근엔 8층 17억5000만 원으로 2016년 대비 166% 수준으로 3배 가까이 올랐다. 같은 단지 전용 128.04㎡ 역시 2006년 16층이 12억5000만 원에서 2016년 7억 원 전후까지 하락했다가 2025년 말 19억~20억 원까지 상승한 상태다. 일산신도시 내 유사한 아파트들보다 흐름이 양호하다.  

1기 신도시 중 일산과 분당 두 곳의 아파트 가격을 가른 요인은 무엇일까. 어느 지역의 집값 흐름을 한 두가지 요인만으로 분석 또는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결정적 한방은 역시 지리적 위치, 즉 입지에서 차이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여기서 말하는 입지의 차이란 바로 인접 지역의 여건이 달랐다는 말이다. 

배후 수요와 추가 공급이 만든 ‘격차의 벽’

분당과 붙어 있는 서울은 강남과 송파다. 아울러 경부 축을 중심으로 서울과 더 가까운 쪽으로는 이후 더 많은 공급을 할 만한 땅이 없었다는 점도 입지상 유리한 점이었다. 그 후 서울과의 사이에 판교신도시가 들어섰는데 추가 공급에 의한 하락보다 판교를 징검다리 삼아 강남과 연담화되는 현상이 더 커지면서 동남부의 중심축이 됐다.

반면에 일산은 서울 중심부에서의 거리는 분당과 거의 같으나(반경 20km 내외) 인접한 서울 내 지역이 은평, 서대문, 마포다. 또한 일산 주변으로 북쪽의 파주 운정, 남쪽의 삼송, 지축, 원흥, 창릉과 서울 내 은평뉴타운까지 광범위한 주택의 추가 공급 지역(대체 가능한 새 아파트를 말한다)이 있었다. 

여기에 더해 집값의 기초가 되는 일자리, 즉 산업용지와 자족 기능에서의 차이가 둘 사이의 가격 격차를 더했다. 분당과 판교에는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같이 배치됐지만 일산은 상가, 쇼핑 등 소위 장사를 기반으로 하는 상업시설 위주의 배치가 우선됐다. 다만 신도시 개발 이후 초창기 소비 중심의 상업시설의 성과는 일정 기간 동안 나쁘지 않았다. 

그러면 이후의 신도시에서는 이러한 양상이 어떻게 이어졌고 또 어떻게 변화할까. 2기 신도시 중 위례, 판교와 광교, 동탄은 입지, 서울 동남부 축과의 연결성을 바탕으로 견조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판교와 광교, 동탄은 자족 용지의 확보와 IT 등 산업 일자리의 연계를 통해 탄탄한 수요를 확보하면서 향후에도 서울 못지않은 가격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즉, 해당 지역은 입지와 일자리 둘을 모두 아우르는 환경을 갖춰 가고 있다. 

1기 재건축 바람, ‘선도지구’가 판도 바꿀까

한편 아파트의 가격 흐름은 입지 하나만도 아니고 일자리 하나만도 아니다. 예컨대 평택고덕 등은 광교, 동탄과 같이 반도체 기반의 일자리가 확보된 지역이지만 적정 수요 대비 과도한 공급 등으로 가격 흐름이 양호하지 않다. 인천검단과 김포 한강, 양주 옥정 등도 서울 서북부나 동북부로의 거리는 가깝지만 다른 2기 신도시에 비해 가격 흐름은 약세다.

지난 2025년 5월 2기 신도시인 경기 남양주시 남양주왕숙 A1·A2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사진=한국경제

3기 신도시 남양주 왕숙, 인천 계양과 부천 대장, 고양 창릉은 2기 신도시 중 외곽에 위치한 파주 운정, 양주, 인천 검단보다 입지적으로 서울에 더 근접해 있다는 점은 장점이고 서울 동남부 축선과의 연결성, 일자리 연계 등은 다소 약하다는 점은 단점이다. 즉, 1·2기 신도시 중 강세를 보이는 지역과 약세를 보였던 지역의 딱 중간 정도 위치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2026년 현재 1기 신도시 지역은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역사상 처음으로 신도시 개발의 두 번째 장으로 들어섰다. 각 도시별로 선도지구 선정 절차에 들어가면서 전반적으로 신축,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같은 호재, 같은 1기 신도시라도 그 영향력은 이미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분당은 선도지구 선정과 함께 가격 상승의 흐름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지만 일산 등은 여전히 거래와 가격이 조용한 편이다. 이는 사실 예견된 흐름이기도 했다. 1기 신도시 개발 이전 서울 각 지역의 재건축 진행과 아파트 가격 흐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있었다. 개포 일대와 노원구 일대는 같은 시기에 서울 내 택지로 개발된 사실상의 0기 신도시인데 개포는 높은 사업성을 바탕으로 개발이 완성돼 가고 있지만 노원은 재건축 추가 진행이 더딘 상태다. 

양극화 심화…비싼 곳이 더 오른다

결과적으로 현시점의 1기 신도시 간 지역별 격차는 향후, 현재 수준과 같거나 더 큰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즉, 여기서도 양극화 현상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신도시 간에, 그리고 같거나 인접한 신도시 내에서의 주택 마련 또는 1주택 갈아타기의 핵심은 현재 조금 더 비싼 집이 앞으로도 좀 더 비싼 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편 각 신도시 내 아파트가 아닌 상업용지 및 상가에 대한 투자 전망은 어떨까. 아파트의 경우에는 각 신도시의 조건에 따라 이미 자리 잡은 주거지로서의 위상이 지금 수준 그대로 안착될 것으로 보인다. 즉, 신도시 어디든 주거지로서는 나쁘지 않고 다만 그중 더 나은 것과 덜 나은 것으로 나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상업용 부동산은 이보다 조금 더 복잡한 양상을 띤다. 
1기 신도시 상업용지의 표본은 역시 일산과 분당이다. 일산의 경우 웨스턴돔과 라페스타가 한때 신도시 상가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라페스타는 2003년 준공됐다. 일산 호수공원과 연계된 라페스타는 고양시 최대의 상업지역으로 연면적 6만6115㎡ 규모로 6개 동의 입체적 동선과 멀티 쇼핑 기능으로 한때 황금기를 누렸다.

웨스턴돔 역시 지하 2층, 지상 10층의 대규모 쇼핑몰로 500여 개 점포에 멀티플렉스와 함께 스트리트형 로드숍을 콘셉트로 한 약 11만9008㎡의 큰 규모다. 개장 이후 10여 년간 전성기를 누린 두 곳은 2019년 무렵에는 공실 증가로 회복 불가능하게 쇠퇴했다. 원인은 이후 원마운트, 벨라시타 등 대체시설 증가와 기존 시설의 노후화, 분양형 상가의 한계인 트렌디함의 상실 등이 복합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5년 8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에서 직장인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

기대에 못 미치는 신도시 상권

분당의 경우 정자동 카페거리가 대표적인 상업지의 형성 사례다. 정자역 5번 출구를 따라 형성된 정자동 일대 카페거리는 2000년대 조성 이후 주변 주상복합건물을 배경으로 카페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자동 카페거리의 경우 기존 가게들이 성쇠를 거듭하면서 오래된 가게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상권의 변동성이 줄어들며 안정적인 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즉, 트렌디함으로 계속 무장하지 못한 것이 오히려 상권의 변동성을 낮춘 셈이 됐다. 

이후 다른 신도시 지역에서도 정자동 카페거리나 일산의 쇼핑몰을 벤치마킹으로 하는 상업지역이 다수 형성되었다. 지역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대개는 상권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즉, 신도시 내 분양형 상가나 상업지의 전망은 특별히 좋다고 기대하기 어렵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쇼핑 트렌드가 기존의 로드숍 중심에서 코엑스나 스타필드 등 핵심지 쇼핑몰 중심으로 이동했고, 특히 의류와 패션을 중심으로 한 상권은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 소비로 완전히 대체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식음을 중심으로 하는 일부 특징 있는 상권을 제외하면 신도시 근교의 상권은 더 이상 좋은 전망을 가지기 어렵다. 판교역, 부천 대장, 검단 등 신도시 분양 상가의 전반적 부진 역시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이해된다. 

분양 상가 외에 신도시 상가 지역의 경우 이주자택지로 마련되는 상가 겸용 주택용지를 아파트 외의 부동산 투자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는데 분양형 상가에 비해서는 전망이 양호한 편이다. 기본적으로 상가 겸용 주택은 오로지 장사, 그리고 건물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토지에 대한 투자를 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상권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하고 또한 신규 택지의 경우 지역별로 전매제한 조건 등이 다를 수 있어 이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병행돼야 한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신중해야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신도시 내 부동산 투자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신도시에서도 상업용 부동산보다 아파트가 좀 더 쉬운 투자, 판단하기 용이한 투자다. 기대 이익은 상업용 부동산 쪽이 더 높을 수 있지만 더 좋은 물건을 찾으려면 아파트보다 더 많은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다. 신도시 내 또는 신도시 간 아파트를 비교할 때는 현재의 위상을 기초로 하면 된다. 

수도권 신도시를 통틀어 현재 가장 비싸고 좋은 곳은 판교, 위례, 분당, 광교, 동탄, 평촌, 산본, 중동, 기타 나머지 2기 신도시 순이다. 3기 신도시는 추이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부천 대장, 인천 계양 순으로 인접한 서울 지역이 어디인지, 신도시 규모가 어떤지 등에 따라 가격 순위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위상이나 평가가 향후에도 유사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즉, 신도시 간 위상의 역전은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가능성이 크지도 않다.

신도시 간 상업용 부동산은 아파트 가격 흐름을 따라가되 세부적으로는 도시 자체가 아니라 도시 내에서의 입지 등에 따라 미래 가치가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만큼 신도시 아파트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2025년 기준 2기 신도시 내에서만 미매각 상업용지의 규모가 약 45만㎡다. 동탄, 파주, 양주, 김포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3기 신도시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상가 쪽은 아파트보다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