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오마카세 먹는 시대”…2030 사로잡은 반려동물 시장 확산

부석우 기자 2026. 3. 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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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용 넘어 가족으로, 다이닝부터 49재 장례까지
연 50만원 이상 고액 이용자도 41% 증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경기일보 AI 뉴스 이미지


반려동물을 단순한 동물이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 대우하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현상이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핵심 라이프스타일로 정착하고 있다.

펫 휴머니제이션이란 반려동물(Pet)과 인간화(Humanization)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동물이 아닌 인격을 가진 가족의 일원처럼 대하고, 사람처럼 대우하며 키우는 현상을 의미한다. 

8일 경기일보 취재에 따르면 청년층 반려인 사이에서 반려동물의 건강·여가·생애 마감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생애 주기를 고스란히 반영한 고차원 펫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2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은 29.2%로 3년 연속 증가해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KB금융그룹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반려가구는 총 591만가구, 1천546만명에 달한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는 반려가구 305만 가구가 집중, 전체 반려가구의 절반 이상(51.7%)을 차지하고 있다.

관련 소비도 급증하는 추세다. NH농협은행에 따르면 2024년 연 50만원 이상 펫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16만5천명으로, 2020년과 비교해 41%포인트 늘었다. 10회 이상 이용 고객은 같은 기간 12만명에서 15만명으로 25%가량 증가했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애완용’을 넘어서며, 리테일 영역의 프리미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반려동물 다이닝·오마카세과 고급 의상 대여를 통해 반려동물을 위한 럭셔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려동물 오마카세를 방문한 30대 A씨는 “직원들이 실제 사람을 대하듯 세세하게 신경을 쓴다”며 “생일파티나 기념일 등에 방문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펫 유치원이나 호텔 등 반려동물 특별 서비스는 ‘호황’을 맞았다. 반려동물과 동반 숙박이 가능한 ‘펫 프렌들리’ 전략을 내세운 시설이 잇따라 등장하며 반려인들의 수요를 맞추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동반 국내 숙박여행 경험은 2022년 53.0%에서 2024년 60.4%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장례식도 등장했다. 49재 등 원하는 종교에 따라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NH농협은행에 따르면 동물 장례 전문 서비스 업체는 2020년 57곳에서 2024년 83곳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평균 장묘 서비스의 이용금액도 11만원에서 26만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반려동물 연관 산업 육성 대책’에서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2032년 2.5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반려동물에 대한 과도한 의인화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한 과한 소비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을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앞서 영유아 판매량을 앞지른 ‘개모차’ 열풍을 두고 일각에서는 “너무 사람처럼 대한다” 등 불편함을 토로하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경제적 부담 심화로 인한 문제도 있다. KB금융그룹에 따르면 2024년 반려동물 양육에 드는 월평균 비용은 19만4천원으로 2년 새 4만원 늘었다. 반면 반려동물 전용 자금을 준비한 가구는 26.6%로 전체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반려동물 산업의 고급화로 반려인의 부담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도 반려동물복지위원을 맡고 있는 한상덕 부천대 교수는 “핵가족화·1인가족의 증가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수가 늘며 유대가 깊어지고 있다”며 “5년 전까지만 해도 소비에 부담을 느껴 중국산 저가형 제품을 주로 쓰던 반려인들이 최근에는 전 연령대에서 비용과 무관하게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반려동물 산업이 ‘인간중심’이 아닌 ‘동물중심’으로 이행함에 따라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요양병원·장례 등 수요는 꾸준히 늘 것”이라며 “과도한 의인화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의 조화와 상생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부석우

부석우 기자 bo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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