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떠난 대가" BBC 직격탄…토트넘 '48년' 만에 강등 위기→"킬러 3인 이적이 몰락 시발점"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불과 한 시즌 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오른 팀이 이제는 1977-78시즌 이후 '48년 만에' 2부 강등 위기란 백척간두의 절벽 앞에 서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례적으로 토트넘 몰락 원인을 집중 분석하며 구단의 결정, 특히 손흥민을 떠나보낸 판단이 치명적인 '위기의 봄'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BBC의 필 맥널티 기자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누가 토트넘의 위기를 만들었나’란 제하의 칼럼을 통해 현재 스퍼스 실상을 상세히 조명했다.
맥널티 기자는 이틀 전 크리스털 팰리스와 경기에서 불거진 장면을 상징적인 사례로 꼽았다. 홈 경기임에도 팬들이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 경기장을 떠나는 희비극이 이어졌고 이는 토트넘 경기력에 대한 팬들 절망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실제 경기 내용 역시 참담했다.
토트넘은 이날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 29라운드에서 크리스털 팰리스에 1-3으로 역전패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 34분 도미닉 솔란케가 아치 그레이 패스를 선제골로 연결하며 피치 온도를 끌어올렸다. 홈 팬들도 잠시나마 새해 첫 승을 향한 희망을 품었다.
하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38분 주전 센터백 미키 판더펜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스마일라 사르 슈팅을 저지하다 반칙을 범했다. 주심은 곧장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고 동시에 페널티킥(PK)을 선언했다.
사르는 침착하게 PK를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다.
수적 열세에 놓인 토트넘은 급격히 무너졌다.
전반 추가시간 1분 예르겐 스트란드 라르센이 역전골을 터뜨렸고, 이어 전반 추가시간 7분 사르가 다시 한 번 골망을 흔들어 점수 차를 벌렸다.
전반에만 세 골을 내준 토트넘은 후반 들어 만회골을 노렸지만 더 이상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1-3 패배로 끝났다.
이 패배로 토트넘은 최근 리그 5연패에 빠졌다.
승점 29로 리그 16위까지 내려앉았고 강등권인 18위 웨스트햄(승점 28)과 승점 차는 이제 단 1점에 불과하다.
불과 1년 전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한 팀의 현실이라 하기엔 당혹스러울 정도의 추락이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41년 만에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하나 리그 성적 부진(EPL 17위)을 이유로 구단은 감독 교체를 전격 단행했다.
지난해 여름 '브렌트포드 돌풍'을 이끈 덴마크 국적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새로이 지휘봉을 거머쥐었다.
하나 프랭크 감독 체제에서도 팀은 반등하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선전은 기대에 부응하는 행보였지만 리그에서 부진은 여전했고 선수단 보이콧 움직임까지 일자 결국 구단은 시즌 도중 감독 경질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이후 이고르 투도르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았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투도르 감독 체제에서도 토트넘은 연패를 거듭하며 강등권과 격차만 외려 좁혀지고 있다.

BBC는 토트넘 몰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공격진 붕괴'를 지목했다.
토트넘은 지난해 여름 구단 상징과도 같은 손흥민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이적시켰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 가까이 활약하며 454경기 173골 101도움을 쌓은 핵심 공격수였다. 주요 고비마다 팀을 구해낸 해결사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이탈 이후 토트넘 공격력은 급격히 약화됐다.
여기에 3년 전 바이에른 뮌헨(독일)으로 떠난 해리 케인, 지난 1월 팀을 떠난 브레넌 존슨(크리스탈 팰리스)까지 고려하면 토트넘은 최근 몇 시즌간 팀 득점 대부분을 책임지던 공격 중추인물 3인을 뚜렷한 대안 발굴에 실패한 채 속절없이 잃기만 한 셈이다.
전 토트넘 골키퍼 폴 로빈슨은 BBC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스퍼스 보드진 판단을 강하게 비판했다.
로빈슨은 “최근 몇 년간 팀의 최다 득점자 세 명이 모두 떠났다”며 “케인과 손흥민, 존슨이 차례로 나갔다. 지금 토트넘엔 꾸준히 골을 넣어줄 (높은 결정력을 지닌) '킬러'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투도르 감독 부임 이후 토트넘은 3경기서 단 세 골에 그치며 극심한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이적시장에서의 연이은 실패도 문제로 지적됐다.
토트넘은 지난해 여름 크리스털 팰리스의 에베레치 에제 영입을 시도했지만 아스널에 하이재킹을 당해 체면을 구겼다.
노팅엄 포레스트 공격형 미드필더 모건 깁스화이트 영입도 막판에 무산됐다.
대안으로 영입한 사비 시몬스와 모하메드 쿠두스 역시 부상과 컨디션 문제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제임스 매디슨은 방한 투어 때 입은 전방십자인대(ACL) 부상으로 장기 이탈 중이고 데얀 쿨루세브스키도 무릎 수술로 대열에서 낙마했다.
BBC는 “손흥민이란 확실한 공격 옵션을 포기한 뒤 도박을 걸었지만 결과는 참혹한 실패였다”고 평가했다.
구단 경영진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오랫동안 구단을 이끌어온 다니엘 레비 전 회장이 물러난 뒤 토트넘은 새로운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일부 팬과 전문가는 새 경영진이 축구적인 판단보다 비즈니스적 접근에 치중하고 있다 꼬집는다.
팬 칼럼니스트 '바르디'는 BBC에 기고한 글에서 “손흥민 같은 핵심 자원을 팔아치우고 이름값만 있는 선수들을 데려온 결과 팀이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현재 토트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19세 유망주 아치 그레이 정도란 평가가 나올 정도로 스쿼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

투도르 감독 선임에 대한 평가 역시 엇갈린다.
로빈슨은 “강등권 싸움에선 션 다이치, 해리 레드냅 같은 (경험이 풍부한) 생존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투도르 감독은 이런 상황을 해결할 유형의 사령탑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결국 손흥민을 비롯한 핵심 공격 자원을 잇달아 떠나보낸 구단의 선택이 토트넘 역사상 가장 큰 실책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BBC 역시 “토트넘은 이제 강등이란 현실적인 위협과 마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토트넘은 2026년에 들어선 이후 리그에서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현재 팀의 가장 큰 문제는 리더십 부재란 평가도 나온다.
오랜 기간 팀을 이끌어온 손흥민이 떠난 이후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중심'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일각의 예상대로 저조한 리더십을 일관 중이다.
반면 미국 무대로 떠난 손흥민은 여전히 뛰어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LAFC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꾼 뒤에도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쌓아가며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토트넘의 몰락과 손흥민의 활약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이유다.
토트넘이 남은 시즌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48년 만에 강등이란 최악의 결과를 맞이하게 될지 유럽 축구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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