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너냐? "이건 좀 이상해"…5년 연속 지옥의 끝장 승부, '레알 vs 맨시티' 지겨워도 이보다 화려할 수 없다 [UCL 16강 ③]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유럽 축구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에서 다시 한번 거대 함선들이 정면으로 충돌한다.
지면 탈락하는 녹아웃 스테이지의 시작부터 우승후보가 맞붙는다. 16강 대진 추첨 결과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리매치가 확정되면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은 설렘과 동시에 묘한 피로감까지 느끼고 있다.
오는 12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1차전을 펼치는 두 팀의 맞대결은 이제 유럽 축구를 상징하는 새로운 고전이자 사실상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됐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조차 "조금 이상하다"라고 털어놓을 만큼 인연이 질기다.
2016년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 벌써 13번째 만남이며, 이번 시즌에는 리그 페이지에서 맞붙은 지 불과 세 달 만에 외나무다리에서 다시 재회하게 됐다. 기존 조별리그 체제였다면 쉽게 나오기 어려웠던 일정이다.
그래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16강 첫 번째 추첨 결과로 이어지는 건 흔치 않은 색다른 경험"이라며 헛웃음을 지으면서도 "최고의 팀을 이기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갈 자격이 없다"라며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지독한 라이벌전의 역사를 돌아보면 최근 4년 동안 무려 9차례나 서로의 앞길을 가로막으며 처절한 사투를 벌였다. 시작은 2021-22시즌 준결승이었다. 당시 레알은 에티하드 원정 1차전에서 3-4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2차전 홈경기에서 호드리구의 극적인 연속골과 카림 벤제마의 결승골로 3-1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2022-23시즌 준결승에서는 맨시티가 완벽하게 설욕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1차전에서 1-1로 비긴 뒤 홈으로 돌아온 맨시티는 레알을 4-0으로 압도하며 유럽 정상으로 향했다. 2023-24시즌 8강전 역시 역대급 명승부로 남았다. 1차전 3-3, 2차전 1-1로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레알 안토니오 뤼디거의 마지막 킥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그리고 이번 2025-26시즌에서도 이미 한 차례 맞붙어 맨시티가 니코 오라일리와 엘링 홀란의 골로 2-1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최근 4년 동안 9번이나 이어진 이들의 충돌은 현대 축구 전술의 정수를 보여주며 매번 예측 불가능한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이제 다시 토너먼트에서 만났다. 먼저 안방에서 경기하는 레알은 핵심 전력 복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주드 벨링엄은 구단 의료 책임자 니코 미히치의 지휘 아래 외부 전문가까지 참여한 특수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16강 1차전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발데베바스 훈련장 안팎을 오가며 진행되는 집중 치료는 과거 킬리안 음바페와 다비드 알라바에게도 적용됐던 레알 특유의 글로벌 협력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박스 침투 능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벨링엄의 복귀 여부는 레알 경기 운영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무릎 염좌로 프랑스에서 치료 중인 킬리안 음바페 역시 기적적인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매달리고 있다. 통증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수술 대신 보존적 치료를 선택하며 맨시티전에 맞춰 복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구단 내부에서도 음바페의 조기 복귀 가능성을 기적으로 보면서도, 시즌 전체의 성패가 걸린 이번 승부에서 음바페라는 공격 카드의 존재가 절실하다는 점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맨시티 역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선두 경쟁이라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과르디올라 감독은 주전 선수들의 체력 관리와 전술 완성도 유지에 집중하며 레알전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번 16강에서는 2차전을 홈구장에서 치른다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뉴캐슬 유나이티드, FC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같은 팀을 가볍게 보는 건 무례한 일"이라면서도 "레알이 가장 어려운 상대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부상 악재 속에서도 최다 우승팀 만의 'UCL DNA'라 불리는 특유의 위기 극복 능력을 믿는 레알과 과르디올라 감독의 치밀한 시스템 축구로 왕좌 수성에 도전하는 맨시티의 대결이 질긴 인연과 악연 사이에서 다시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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