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대신 집에서 여생을… 노인·장애인 위한 ‘통합돌봄’ 무엇이 달라지나
노인·고령 장애인 등 약 250만명 대상 맞춤형 지원
2030년까지 서비스 60종으로 확대 추진
오는 27일부터 노인과 고령 장애인을 중심으로 병원이 아닌 집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통합돌봄’ 본사업이 전국에서 시행된다. 기존에는 당사자가 각각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찾아 별도로 신청했다면, 앞으로는 여러 서비스를 한 번에 안내받고 신청할 수 있게 된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5일 통합돌봄과 관련해 2030년까지 서비스를 60종까지 늘리는 내용 등이 담긴 로드맵을 내놨다.

올해 대상자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 고령 장애인, 65세 미만의 의료 필요도가 높은 장애인이다. 정부는 앞으로 정신질환자와 모든 장애인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통합돌봄 서비스는 의료∙건강∙요양∙돌봄 등 4개 분야 30종에서 2030년까지 60종으로 확대한다. 2028년부턴 방문 재활·영양 등 신규서비스를 제도화한다. 정신질환자 통합돌봄에 필요한 지역 내 정신 재활시설 등도 구축한다. 2030년부터는 노쇠 예방부터 임종까지 연속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번 신청으로 모든 필요 서비스 일괄 연계
이번 통합돌봄 시행으로 가장 달라지는 건 노인과 중증 장애인 등 대상자의 편의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그간 퇴원환자와 노인 등 돌봄이 필요한 대상자는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찾아서 신청해야 했다. 그러나 통합돌봄 시행 이후에는 ‘통합돌봄’ 서비스만 신청하면 지자체 관계자와 건강보험공단 등 관련 기관이 상태 및 욕구 조사를 거친 뒤 개인별 지원계획을 수립해 맞춤형 서비스를 통합으로 제공하게 된다.
통합돌봄 서비스 신청은 주소지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를 방문하거나 우편∙팩스 등으로 통합돌봄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통합돌봄 대상자가 아니라고 지자체가 판단하면 개별 서비스를 연계해준다.
다만 통합돌봄 서비스 자체를 아직 노인 등이 신청해야 하는 한계는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행 초기에는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신청해야 할 수 있지만, 향후 제도 개선을 통해 자동 연계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지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담당자가 직권으로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신체적∙정서적 고립 위기에 놓인 노인이 임대아파트에서 홀로 거주할 경우 통합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당뇨를 앓고 있는 A씨는 오른손목을 다쳐 인슐린 자가 투여가 어렵다. 통합돌봄을 신청한다면 방문진료, 건강 관리, 주거 환경 개선 등을 모두 지원받는다.
퇴원환자의 경우에도 서비스가 연계된다. 치매가 의심되는 홀몸노인 90세 B씨가 골절 수술로 퇴원 후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황을 가정해 보자. 기존에는 B씨가 퇴원을 하더라도 지자체에서 직접 별도로 서비스를 계획해서 그에게 제공하는 체계는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퇴원 단계부터 병원에서 통합돌봄 서비스를 안내하며, 신청을 할 경우 지자체에 연계해 개인별 지원계획을 수립한다. 방문 재활과 치매 관리 등을 비롯해 방문목욕, 식사 지원 등 의료∙요양∙돌봄 서비스가 일괄 제공된다. 자택 내 안전기둥 및 손잡이 설치 등 주거 환경 개선도 이룬다. 이제는 B씨가 이를 모두 찾아서 개별적으로 신청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집에서 여생을 보내면서 임종까지 맞이할 수 있는 생애 말기 전 주기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는 2030년 통합돌봄 3단계부터 지원이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재가 생애 말기 환자에게 호스피스, 재택 의료, 장기요양 등을 연계∙제공하는 재가임종케어 제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통합지원을 하는 동시에 사전에 장례 준비도 책임진다. 가족의 정신건강 서비스 사업도 연계해 남은 가족의 정신적 부담도 완화한다.
◆지역 격차 해소 과제…인프라 확보 관건
복지부는 올해 통합돌봄을 이용할 수 있는 1단계 대상자가 약 250만명일 것으로 추정한다. 향후 대상자와 제공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5년간 관련 총 사업비로 약 94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의료∙요양∙돌봄 체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인 만큼 제도 안착에는 긴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통합돌봄 사업을 일선에서 수행할 지자체가 인력과 예산 등의 편차에 따라 서비스의 ‘양’과 ‘질’ 모두 차이 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3500개의 읍∙면∙동 가운데 약 1600개는 아직 통합돌봄 신청 절차를 경험한 적이 없다.
이스란 복지부 1차관은 “전국 3500여개 읍·면·동 중에 통합돌봄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이 없는 곳이 1600개를 넘었다. 각 지자체에 한 번이라도 서비스 연계 절차를 진행하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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