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지하철에서 이유 없이 눈물을 쏟고 나서 결심한 일 [여책저책]
‘길’은 전 세계 어느 도시에 가도 있습니다. 그 길을 어느 방향으로 가냐는 걷는 이의 몫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나만의 길을 걸었습니다. 같은 곳을 보고 걷기도, 정 반대이기도, 때로는 멈췄을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걷기를 통해 삶을 성찰한다고 말합니다. 목적지보다 과정에 주목하며, 걷는 시간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재정립하는 내면의 여정을 담았습니다.
박진은 | 새움출판사

기뻐야 할 순간에 찾아온 울컥함은 마음 깊숙이 눌러두었던 물음을 끌어올렸다. 박진은 작가가 800km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게 된 계기다. 저자는 자신의 순례 여정을 책 ‘배움의 시간을 걷는다’로 기록했다.
책은 오랜 직장생활 끝에 스스로의 삶을 점검하기 위해 길을 나선 한 직장인의 에세이다. “대표님, 저 정말 일을 잘하고 싶어요. 다시 이 길로 돌아온다고 해도, 적어도 제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시도를 한 번은 해봐야겠어요.” 그는 그 ‘한 번’을 위해 회사를 떠났다. 목적지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카미노였다.

책은 ‘도전의 길’, ‘사색의 길’, ‘행운의 시간’ 등 3부로 구성했다. 도전의 길에서는 낯선 환경에 던져진 초보 여행자의 좌충우돌이 펼쳐진다. 사색의 길에서는 혼자가 두렵지 않게 된 시간, 길 위에서 배운 깨달음과 자유의 감각을 돌아본다.
행운의 시간에서는 계획이 어긋나도 결국 좋은 결론으로 이어졌던 경험을 통해 삶의 태도를 정리한다. “계획이 없어도 인생에는 늘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문장은 순례길이 건넨 메시지다.

여정 속에는 다양한 국적의 순례자들이 등장한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도 “부엔카미노(Buen Camino)”라며 “좋은 여행 되세요”라고 인사를 나누고, 위험에 처하면 기꺼이 손을 내민다. 함께 고난을 겪으며 형성된 연대는 각자의 속도로 걷더라도 서로를 그리워하고 걱정하는 따뜻한 관계로 남는다.

책은 직장인의 불안과 갈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자신만의 속도로 걷는 삶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빠르게 달려온 이들에게는 잠시 멈추라고 주문한다. 그리고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내가 선택한 길’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라 말한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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