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8회, 이제는 없나... 야구대표팀, 日에 6대8 역전패
류지현 감독 “홈런 맞은 뒤 잘 안 풀렸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일본과 끝까지 물고 늘어졌지만, 승부처를 넘지 못했다.
한국은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 리그 C조 일본전에서 6대8로 역전패했다. 1회초 3점을 먼저 뽑으며 기세 좋게 출발했고, 일본의 홈런 공세에도 김혜성(LA 다저스)의 동점 2점 홈런으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7회말 마운드가 흔들리며 밀어내기와 적시타를 허용했고, 8회초 만루 기회에서도 한 점만 따라가는 데 그쳤다.
류지현 감독이 경기 전부터 그어둔 승부의 선은 분명했다. “5회까지 경기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실제 한국은 1회초부터 일본 선발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를 흔들었다. 선두 김도영(KIA)이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자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중전 안타를 보탰다. 무사 1·3루에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고, 2사 후 문보경(LG)이 중견수 옆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순식간에 3-0을 만들었다. 도쿄돔의 분위기를 먼저 흔든 쪽은 분명 한국이었다.

하지만 일본 중심 타선의 한 방은 역시 무거웠다. 1회말 선발 고영표(KT)가 선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에게 볼넷을 내준 뒤, 1사 2루에서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에게 우월 투런 홈런을 맞았다. 3-2. 한국은 2회말 고영표가 삼자범퇴로 이닝을 정리하며 숨을 골랐지만, 3회말 다시 일본의 장타력이 폭발했다. 오타니가 좌월 솔로 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스즈키가 연타석 홈런으로 4-3 역전을 만들었다. 뒤이어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까지 백투백 홈런을 보태며 일본이 5-3으로 달아났다. 류 감독이 경기 후 “홈런을 허용하면서 게임이 정상적으로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한국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4회초 김주원(NC)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1사 1루에서 김혜성이 우월 투런 홈런을 터뜨려 5-5 동점을 만들었다. 일본 선발 기쿠치가 3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내려간 뒤 이토 히로미(니혼햄 파이터스)가 올라와 삼진 6개를 잡으며 흐름을 잠갔지만, 한국은 최소한 점수판에서는 일본과 대등하게 맞섰다. 조병현(SSG), 손주영(LG), 고우석(디트로이트 산하 트리플A)으로 이어진 마운드도 6회말까지는 추가 실점 없이 버텼다.

결국 승부는 7회말 갈렸다. 5-5로 맞선 상황에서 박영현(KT)이 선두타자 마키 슈고에게 볼넷을 내줬다. 일본은 곧바로 대주자를 넣고 번트를 성공시켜 1사 2루를 만들었다. 이어 대타 카드까지 꺼내 2사 3루를 만든 뒤, 오타니 타석에서 한국 벤치는 고의사구를 택했다. 여기까지는 분명 일본 중심 타선을 끊기 위한 계산된 선택이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체코전에서 김영규의 내용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1번 타자 오타니, 2번 타자 곤도 같은 좌타자가 나올 때 위기가 있으면 끊어줄 수 있는 투수가 김영규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결과는 뜻대로 흐르지 않았다. 김영규(NC)가 곤도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를 만들었고, 이어 스즈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5-6. 계속된 만루에서 요시다에게 중전 2타점 적시타까지 맞으면서 점수는 5-8로 벌어졌다. 류 감독도 “그런 부분들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경기를 놓지 않았다. 8회초 일본 마츠모토 유키를 상대로 선두 이정후가 중견수 앞 2루타로 불씨를 살렸다. 안현민(KT)이 삼진,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흐름이 끊기는 듯했지만, 문보경이 볼넷을 골랐고 김주원이 중견수 앞 적시타를 날려 6-8로 따라붙었다. 대타 문현빈(한화)도 볼넷으로 출루해 2사 만루. 도쿄돔 한쪽 한국 응원석이 다시 살아났지만, 김혜성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마지막 기회도 닫혔다. 김혜성은 경기 후 “홈런은 기억에 안 남고 마지막 삼진당한 한 타석만 기억에 남는다”며 아쉬워했다.
한국은 선발 투수 고영표가 2와 3분의 2이닝 3피안타(피홈런 3개) 4탈삼진 4실점을, 조병현이 1과 3분의 1이닝 1탈삼진 1실점했다. 이어 손주영(1이닝 무실점), 고우석(1이닝 무실점)이 이닝을 이어 던졌으나, 박영현이 3분의 2이닝 2사사구 2실점(2자책)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김영규는 1피안타 2사사구 1실점. 김택연은 1과 3분의 1이닝 2탈삼진으로 뒷문을 닫았다.
일본은 오타니가 2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3득점을 올렸고, 스즈키가 3타수 2안타(2홈런) 4타점으로 훨훨 날았다. 요시다도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일본 선발투수 기쿠치는 3이닝 6피안타 3실점(3자책) 4탈삼진으로 부진했고, 이토 히로미(니혼햄 파이터스)가 3이닝 1피안타 2실점 6탈삼진을 기록했다. 타네이치 아츠키(지바 롯데 마린스)가 1이닝 무실점 3탈삼진으로 틀어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이어받은 마츠모토 유키(소프트뱅크 호크스)는 1이닝 1실점, 오타 다이세이(요미우리 자이언츠)가 1이닝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막았다.

류 감독은 경기 후 “3년 전 일본전 대패와 비교하면 오늘은 접전이었다”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2023 WBC를 언급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작년 2월 감독 선임 이후 지금 있는 WBC를 위해 1년 동안 준비했다. 차근차근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원하는 승리는 아니었지만 남아있는 경기가 있다.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야구와 한국 야구의 격차에 대한 질문에도 “오늘 경기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다”며 “체코전부터 좋았던 공격력이 일본의 좋은 투수들을 만나서도 이어졌다. 이런 공격이 내일모레까지 연결된다면 좋은 공격 흐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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