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신인이 ‘우승 후보’ 개막 라인업에 들어간다고? 그것도 두 명이나? 명장이 함박웃음 짓는다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올 시즌 LG의 독주를 저지할 유력한 대항마 중 하나로 손꼽히는 팀이 바로 KT다. 오키나와 캠프를 방문한 전문가들 중 상당수가 “KT의 전력이 좋아졌다”며 주목하고 있다. 상대 팀 감독들도 “KT가 세다”고 인정할 정도다.
이강철 KT 감독 또한 지난해보다는 라인업이 더 강해졌다고 평가한다. 김현수 한승택 최원준 한승혁이라는 새로운 전력들이 들어오며 팀의 가려운 부분을 잘 긁어주고 있고, 외국인 선수 라인업도 비교적 만족스럽다. 그런데 그런 이 감독은 두 명의 새 전력이 더 있다고 강조한다. 바로 올해 고졸 신인들인 박지훈(19)과 이강민(19)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 감독의 마음에 쏙 들었다. 당장 개막 엔트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 출전 일지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감독은 아직 주전 유격수에 대해 확정하지 않았으나 이강민은 꾸준하게 주전 유격수로 나가며 테스트를 거치는 중이다. 박지훈 또한 불펜에서 활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전주고를 졸업하고 1라운드(전체 6순위) 지명을 받은 박지훈은 구위파 유형의 투수로 호주 질롱 캠프 당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이 감독은 현재 박지훈의 구위가 팀 내 불펜 투수 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감독은 “6회를 막을 후보가 될 수도 있다”며 필승조 편입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중이다. 아직 더 지켜봐야겠지만, 상대 타선을 힘으로 찍어누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이강민은 박경수의 후계자로 역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다. 기본적인 수비력에 센스도 갖췄다. 공격이 미지수였는데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꽤 좋은 타격을 선보였다. “타격도 잘한다”는 게 이 감독의 함박미소다. 이강민은 오키나와 연습경기에 네 차례 나가 타율 0.364를 기록하며 힘을 냈다. 선배들과 유격수 경쟁에서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는 패기를 보여줬다.
7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연습경기에서도 두 신인의 활약이 빛났다. 이날 선발 유격수로 출전한 이강민은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 타석에서도 3안타를 기록했다. 득점권 상황에서 정확한 콘택트로 타점을 올리는 등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지훈도 6회 등판해 상대 세 타자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상승세를 이어 갔다. 선두 심재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박지훈은 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들인 최형우와 르윈 디아즈를 상대로도 씩씩하게 던지며 인상 깊은 장면을 만들었다. 최형우는 2루수 땅볼로, 디아즈는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1이닝을 순식간에 정리했다. 구위는 물론 담력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두 선수 모두 이강철 감독에게 확신을 주는 마지막 경기를 했다.

이강민은 경기 후 “4경기 실전에서 계속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일부러 초구부터 노림수도 가져갔는데, 결과들이 좋았다”면서 “그래도 아직 안 좋은 공에 스윙하는 부분들은 보완해야할 것 같다. 수비에서도 경기에 많이 나가서 빠른 타구에 대처하는 것도 적응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어 이강민은 “시범 경기가 다가오는데 벌써 설렌다. 여기서와는 모든 것이 다를 것이다. 위즈파크에서의 팬 분들 응원도 벌써 기대되고 동기부여가 된다”고 팬들 앞에 설 날을 고대했다.
박지훈 또한 “체계적인 훈련으로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캠프였다. 시합 때 마운드에 오르니 오히려 긴장이 안됐다”면서 “그래도 아직은 게임 중 멘탈적인 부분들이 부족해 선배들께도 많이 물어보며 성장하려고 한다. 또, 볼카운트를 항상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커맨드를 다듬어야 프로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도 느꼈다”고 차분하게 시즌을 응시했다.
두 선수는 질롱 캠프 당시 우연찮게 같은 방을 썼다. 선배들이 방을 바꾸는 과정에서 고졸 신인이 룸메이트가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두 선수는 624호실에서 함께하며 꿈을 공유하고 또 같이 그렸다. 박지훈은 “캠프 기간 동안 동기인 강민이와 같은 방을 쓰다 보니 대화도 많이 할 수 있어 서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웃었다. 두 신입 마법사들이 개막 로스터, 그리고 개막전 라인업에서 동반 사고를 칠 수 있을지도 시범경기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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