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패했지만..‘젊은 피’ 앞세워 일본 몰아붙인 류지현호, 한국야구 희망 봤다


[뉴스엔 안형준 기자]
일본과 대등한 승부를 펼친 대표팀이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3월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라운드 일본과 경기에서 패했다. 이날 대표팀은 6-8 역전패를 당했다. 대표팀은 조별라운드 1승 1패를 기록했다.
일본은 그동안 한국야구에 있어 '통곡의 벽'이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에 이어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야구는 일본을 국제대회에서 넘어섰다는 기쁨에 차있었다. 하지만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가 한국야구가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이긴 마지막이었다.
프리미어12 이후 11년 동안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11번 만났고 1무 10패를 당했다. 한국야구가 1982년생 황금세대가 그라운드를 떠나고 류현진, 김현수 등도 전성기를 지나며 약화일로를 걷는 사이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라는 불세출의 스타를 만들어냈다. 오타니를 앞세운 일본은 WBC 무대를 주도해나갔다.
2023년 프리미어12에서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신 한국야구는 세대교체를 천명했다. 이정후, 김혜성 등이 허리 역할을 하는 가운데 김도영, 안현민, 문보경, 손주영, 김택연 등 젊은 선수들이 등장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냉정히 한일전 승리 확률은 낮아보였다. 일본이 조별라운드 전승으로 C조 1위를 차지하고 한국은 일본전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를 모두 승리해 조 2위를 노리는 것이 그토록 원하는 8강행 티켓을 얻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보였다. 지난 2023년 맞대결에서 콜드게임을 간신히 면했던 만큼 이날 경기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대표팀은 1회부터 일본을 몰아세우며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1회초 이정후의 적시타, 문보경의 2타점 2루타로 먼저 3점을 얻어 일본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비록 1회말 선발 고영표가 2실점했지만 리드를 잃지 않았다.
3회말 일본은 오타니, 스즈키 세이야, 요시다 마사타카의 솔로포로 3점을 얻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지난 10년의 흐름을 감안하면 초반 리드를 잡았어도 역전을 허용하면 그대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대표팀은 4회초 곧바로 김혜성이 동점 2점포를 쏘아올리며 일본에 기세를 내주지 않았다.
젊은 불펜진의 힘이 느껴진 경기였다. 선발 고영표가 2.2이닝 4실점으로 물러난 뒤 등판한 조병현이 선두타자에게 홈런을 내줬지만 이후 무실점투를 이어갔다. 조병현은 4회를 무실점으로 막았고 손주영이 5회 등판해 5회를 깔끔히 지켜냈다. 6회에는 고우석이 등판해 삼자범퇴를 달성했다. 7회 2사에 등판해 1.1이닝을 틀어막은 김택연의 피칭도 눈부셨다.
하지만 결국 불펜이 흔들리며 패했다. 7회말 믿었던 박영현이 선두타자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대표팀은 2사 3루에서 오타니를 고의사구로 출루시킨 뒤 좌타자 곤도 켄스케를 잡기 위해 좌완 김영규를 투입했지만 김영규가 곤도에게 볼넷, 스즈키에게 밀어내기 볼넷, 요시다에게 2타점 적시타를 연이어 허용하며 무너졌다. 매번 문제가 된 사사구가 또 발목을 잡았다.
비록 패했지만 일본을 긴장하게 만든 대표팀이었다. 이정후와 김혜성 두 메이저리거가 제대로 존재감을 보였고 '한국계' 저마이 존스의 멀티히트 활약도 돋보였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스타들인 문보경, 김주원도 제 역할을 다 해냈다. 7회말 사사구가 빌미가 돼 리드를 내줬지만 그대로 무너지지 않고 8회초 1점을 만회한 것도 고무적인 모습이었다.
지난 11월 K-베이스볼시리즈에서 한일전 10연패를 끊고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던 한국야구는 이날 오타니까지 출전한 일본 최정예 대표팀을 상대로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비록 패했지만 충분히 희망을 본 한국야구다.(사진=위부터 문보경, 김택연)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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