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욕구 치솟네" 익명 커뮤니티에 올렸더니…수 분 만에 '나'를 찾아내는 AI

윤정민 기자 2026. 3. 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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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밝히지 않았기에 안심했다.

알고 보니 인공지능(AI)이 A씨가 작성한 익명 게시글과 과거 A씨 개인 페이스북에 남긴 "퇴근 후 러닝을 즐긴다", "성수동 근처에서 일한다" 같은 소소한 일상 문장을 조합했고 이를 회사 내부 직원 정보와 대조해 수천명의 직원 중 A씨를 단 몇 분 만에 특정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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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속 단서 모아 수만명 후보 대조해 신원 추적하는 AI기술 등장
익명 커뮤니티-실명 기반 SNS 교차 실험서 작성자 67% 식별
추적 비용도 계정당 1~4달러 수준…온라인 표현 위축 우려
[서울=뉴시스] 그래픽 윤난슬 기자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 직장인 A씨는 평소 회원가입이 필요 없는 익명 커뮤니티에 회사 상사를 비판하는 글을 종종 올렸다. 이름을 밝히지 않았기에 안심했다. 하지만 어느 날 회사는 A씨를 불러 '오늘도 B 때문에 퇴사 욕구 치솟는다' 등 그가 작성한 게시글 목록을 들이밀었다.

알고 보니 인공지능(AI)이 A씨가 작성한 익명 게시글과 과거 A씨 개인 페이스북에 남긴 "퇴근 후 러닝을 즐긴다", "성수동 근처에서 일한다" 같은 소소한 일상 문장을 조합했고 이를 회사 내부 직원 정보와 대조해 수천명의 직원 중 A씨를 단 몇 분 만에 특정해낸 것이다.

AI 기술 발전에 따라 인터넷 활동에서 익명성을 더 이상 보장하지 못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거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올린 글 작성자가 누구인지 찾아내는데 오랜 시간과 전문성을 들여야 했다. 하지만 AI가 단 몇 분 만에 보다 적은 비용으로 해낼 수 있게 됐다는 내용이다.

앤트로픽과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등 공동 연구팀은 최근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대규모 온라인 익명 해제'라는 이름의 연구 보고서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공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AI가 인터넷 게시글, 댓글 등 자연어 텍스트만으로도 작성자가 누구인지 상당한 수준으로 추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가명 기반 토론 커뮤니티 '해커뉴스' 게시글과 링크드인 프로필을 교차 분석한 실험에서 실제 작성자를 최대 67% 정확도로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예를 들어 AI는 특정 사용자가 익명 게시판에 남긴 "런던에서 활동하는 생물학 전공 포닥(박사후연구원)인데 최근 특정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연구 중"이라는 문장을 분석한다. 이후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웹 서칭을 수행하며 해당 전공과 기술을 보유한 영국 기반 연구자의 논문, 대학 프로필과 대조해 실제 이름을 찾아내는 식이다.

[서울=뉴시스] 5일 업계에 따르면 앤트로픽과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등 공동 연구팀은 최근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대규모 온라인 익명 해제'라는 이름의 연구 보고서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공개했다. 2026.03.05. (사진=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AI는 글 속 표현을 분석해 작성자 전공, 직업, 거주 지역, 관심사, 보유 기술 등 특징을 정리한 뒤 이를 링크드인에 등록된 수만~수십만명의 후보 프로필과 비교한다. 이후 의미 기반 검색과 추론 과정을 통해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계정을 찾아낸다.

특히 계정 하나를 추적하는 데 드는 비용은 1~4달러(약 1470~5900원) 수준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자동화 덕분에 과거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신원 추적 작업이 저비용·대규모로 수행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기술이 확산될 경우 인터넷 익명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까지는 온라인에서 가명 계정을 사용하면 특정 개인을 찾아내는 데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필요했지만 AI가 등장하면서 이런 익명성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사용자들은 가명 계정이 어느 정도 보호막이 된다고 생각해 왔지만 LLM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온라인 게시글 자체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AI 기술 발전으로 디시인사이드 등 국내 공개형 커뮤니티에서도 익명성이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부 고발, 기업 비판, 정치적 발언 등 익명성을 전제로 한 표현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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