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힘들어 했던 ‘X자 악수’의 의미는?[청계천 옆 사진관]
● X자 악수의 새로운 방식
정치인이 두 명 모이면 악수를 합니다. 세 명 이상이 모여도 손을 잡습니다. 오늘은 X자 포즈 또는 가위 모양의 악수 사진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여러 명이 함께 X자로 손을 잡고 찍는 단체사진에서는 양끝 손이 남습니다. 가운데 사람들은 손을 잡을 상대가 분명하지만, 가장자리에 선 사람의 손은 갑자기 갈 곳을 잃곤 합니다.
그런데 최근 사진 한 장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발견했습니다.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의 단체 사진이었습니다. 한준호 의원이 X자 악수를 유지하면서도, 사이드에서 손목을 들어 올려 주먹을 쥐고 화이팅 동작을 만들었습니다. 단체사진에서 가장 흔한 실패는 남는 손이 허공을 떠다니는 순간인데, 이 사진에서는 남는 손이 역할을 얻었습니다. 응원 동작이 되면서 손이 정리되고, 손이 정리되니 사진도 정리됩니다. 결과적으로 이 단체사진에서 가장 또렷하게 기억되는 인물은 중앙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자리에서 손을 해결한 사람입니다.
손이 남는다는 것은 단체사진이 생각보다 복잡한 장면이라는 뜻입니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후보자 토론이 늘고, 토론에 앞서 공정을 다짐한다는 명분으로 기념촬영도 늘어납니다. 그때 가장 많이 쓰이는 포즈가 손을 잡는 장면입니다. 손을 잡아야 함께라는 메시지가 한 장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손을 잡는 인원이 늘어날수록, 손의 문제도 커집니다.

● 아시아에서 시작돼 미국으로 건너 간 ‘X 자 악수 ’
X자 악수는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에서 성패가 갈립니다. 해결책도 결국 가장자리에 집중됩니다. 어떻게 하면 어색함을 줄일 수 있을까 매번 생각합니다. 가능하면 가장자리에 서지 않으시는 방법이 가장 확실합니다. 가장자리에 서게 된다면 몸을 가운데로 살짝 틀어 남는 손을 몸의 면으로 가려 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손을 억지로 꾸미기보다 상체 각도를 10도에서 15도만 안쪽으로 조정해 손이 자연스럽게 정리되도록 만드는 편이 훨씬 깔끔합니다. 그리고 이날 한준호 의원처럼 남는 손을 손목과 주먹의 화이팅 동작으로 바꾸는 방법도 있습니다. 남는 손에 역할을 부여해 어색함을 지워버리는 방식입니다.
X자 포즈가 흥미로운 이유는, 서양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드물고 한국·일본·아세안 지역에서 더 자주 발견된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과 단체 사진을 찍은 과거 DB 사진을 찾아보니 1990년대 말 단체사진은 손 흔들기 비중이 높았고, 2000년 전후에는 정상회담 단체컷에서 악수 연출이 정석처럼 자리 잡습니다. 2005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9차 한-아세안 정상회의 무렵 X자 형태로 손을 잡는 장면이 확인되며, 같은 시기부터 아세안 정상들 사이에서도 이 방식이 반복적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국내 정치에서는 이보다 앞선 시점부터 비슷한 연출이 나타났던 것으로도 보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악수가 익숙하지 않은 편입니다. 2017년 아세안 정상회의 단체사진에서 각국 정상이 팔을 교차해 좌우 정상들과 악수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세가 익숙하지 않은 듯 얼굴을 찌푸리며 불편한 표정을 짓는 장면이 공개돼 빠르게 퍼진 적도 있습니다. 2017년 마닐라 아세안 정상회의 단체 교차 악수 장면에서 트럼프가 어색한 표정을 짓는 것으로 널리 보도된 사진입니다.

여러분은 정치인 단체사진을 보실 때 무엇이 먼저 보이시나요? 혹시 여러분이 생각하는 악수의 대안이 있으신가요? 좋은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나눠주세요.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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