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윤리위 정치’에 법원 제동… 오세훈 직격·한동훈 부산행에 국힘 선거판 흔들
수도권 공천 계산부터 지방선거 전략까지 연쇄 충격

국민의힘 지방선거판이 다시 요동치고 있습니다. 배현진 의원 징계에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장동혁 대표가 윤리위를 앞세워 밀어붙여 온 당내 정리 구상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같은 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 대표를 향해 “리더 자격이 없다”고 공개 비판했고, 한동훈 전 대표는 부산으로 내려가 현장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배 의원 한 사람의 징계 문제가 아니라, 당권 운영 방식과 선거 전략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 법원이 멈춰 세운 것은 배현진 징계만이 아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앞서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5일 배 의원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윤리위가 의결한 배 의원 징계 효력은 본안 판결 전까지 정지됐습니다. 배 의원은 지난달 당원권 정지 1년 처분을 받았고, 이후 법원 판단을 구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장동혁 체제가 윤리위를 통해 밀어붙여 온 강경 기조는 사법부 문턱에서 제동이 걸리게 됐습니다.
이 판결이 더 아픈 대목은 배 의원 개인의 정치적 생환에만 있지 않습니다. 배 의원은 서울시당위원장이었고, 서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수도권 전체 흐름을 바꿀 수 있느냐를 가르는 핵심 전장입니다.
결국 법원이 건드린 것은 징계 효력만이 아니라, 윤리위를 앞세운 지도부의 당내 통제 방식이었습니다.
당내 비주류와 친한계가 줄곧 제기해 온 ‘윤리위의 정치도구화’ 논란도 다시 힘을 받게 됐습니다.
■ 서울 선거판의 핵심은 사람보다 조직
서울시장 선거는 인물 경쟁력만으로 치러지지 않습니다. 시당 조직, 구청장·시구의원 라인, 공천 흐름이 맞물려 돌아가야 판이 섭니다.
그런데 서울시당위원장 징계가 법원에서 멈춰 서면서, 당권 중심으로 다시 짜려던 서울 조직 구상도 함께 흔들리게 됐습니다. 선거를 앞둔 정당이 바깥 확장보다 안쪽 정리에 먼저 몰두한다는 인상을 주는 순간, 중도층은 가장 먼저 등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사안이 서울에서 특히 민감하게 읽히는 이유입니다.

■ 오세훈의 공개 반격은 지도부를 향한 경고장
오 시장은 7일 장 대표를 향해 “필패의 조건을 갖춰 놓고 병사를 전장으로 내모는 리더는 자격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공천 접수를 미루더라도 당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끝장토론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수도권 민심이 이미 당에 적대적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지도부가 노선과 전략 재점검 없이 선거를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정면으로 드러냈습니다.
이 발언은 감정 섞인 불만 표출로 보기 어렵습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경쟁력 있는 카드 중 하나입니다.
그런 인물이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리더십과 선거 전략을 문제 삼았다는 것은, 당내 불만이 이미 비공개 조율 단계를 지나 공개 충돌 국면으로 넘어왔다는 뜻입니다.
결국 오 시장의 발언은 “지금 이 체제로 선거를 치르면 수도권부터 무너질 수 있다”는 내부 경고와 다르지 않습니다.
■ 한동훈의 부산행은 복귀 신호이자 세 과시
같은 날 한동훈 전 대표는 부산 구포시장과 온천천 일대를 찾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대구 방문에 이어 부산까지 영남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지방선거와 재보선 가능 지역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으로 해석합니다.
특히 장동혁 지도부와 각을 세우는 흐름 속에서 이 일정은 지역 방문을 넘어, 여전히 움직일 수 있는 정치적 중심이 남아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읽힙니다.
주목할 대목은 시점입니다. 배현진 징계 효력이 법원에서 멈춰 선 직후, 오세훈의 공개 비판과 한동훈의 현장 행보가 같은 날 겹쳤습니다.
이 조합은 우연만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윤리위 징계 카드가 더는 일방적으로 통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비주류와 친한계가 다시 목소리를 낼 공간이 넓어졌다는 점을 함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장 대표 입장에서는 윤리위로 질서를 세우려던 방식이 오히려 반대편 결집의 명분이 되는 장면과 마주하게 된 셈입니다.
■ 지금 흔들리는 것은 갈등이 아니라 선거 설계도
이번 사안을 당내 계파 충돌 정도로만 보면 핵심을 놓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됩니다.
지금 흔들리는 것은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가 아니라,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어떤 얼굴과 어떤 메시지로 치를 것이냐는 기본 설계도입니다.
장 대표 체제가 윤리위와 공천 구상을 축으로 당을 장악하려 했다면, 법원의 배현진 결정과 오세훈의 공개 반발, 한동훈의 영남 행보는 그 설계도에 동시에 금을 낸 사건입니다.
특히 수도권 선거는 더 예민해 서울을 흔들면 경기까지 흔들리고, 수도권이 흔들리면 지방선거 전체 프레임도 흔들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부가 내부 정리에 계속 매달릴 경우, 선거는 상대 당을 겨누는 싸움이 아니라 장동혁 체제의 정당성 자체를 묻는 판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배현진 의원의 가처분 인용은 징계 한 건이 뒤집힌 사건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윤리위를 앞세운 당 운영이 선거 국면에서 어떤 역풍을 부를 수 있는지 드러낸 장면이 됐습니다.
국민의힘이 이번 지방선거를 지도부 방어전으로 끌고 갈지, 민심 회복의 선거로 돌려세울지는 이제 더 분명한 선택의 문제가 됐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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