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갈등 확산…TK 공천 경쟁 구도 흔드나

곽성일 기자ㆍ황재승 기자 2026. 3. 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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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배현진 징계 효력정지’…장동혁 지도부 책임론 확산
계파 갈등 장기화 땐 광역·기초단체장 공천 경쟁 격화 전망
이정현 위원장 “경쟁력 중심 공천”…단수·전략공천 검토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왼쪽)과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2월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혁신 서약식에서 서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법원의 징계 효력 정지 결정을 계기로 다시 표면화되면서 대구·경북(TK) 지역 정치권에 파장이 예상된다.

배현진 의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처분의 효력 정지를 법원이 인용하면서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와 소장파를 중심으로 윤민우 윤리위원장 사퇴 요구가 분출되면서 당무감사위와 윤리위를 앞세운 장 대표의 '징계 정치'에 대한 책임론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배 의원은 6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장 대표가 본인의 정치공학적 생각으로 결이 맞지 않는 사람들을 윤리위라는 기구를 통해 숙청하는 식으로 당을 운영하는 것 같다"며 "이런 사태를 연이어 촉발한 장 대표가 국민과 당원에게 진심으로 백배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장 대표가 지금이라도 내부를 향한 총질과 칼질은 그만 거두고 지금까지 시간을 지체해온 것과 우리 당헌을 훼손해온 데 대해 사과하고 전격적으로 노선 변화를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장 대표 등 윤어게인 당권파들은 '반헌법적 숙청'이란 어제 법원 재판 결과에 대해 아직도 한마디 말을 못 한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기가 시키는 대로 한 군인들에게 계엄 책임을 미루듯 자기들이 꽂은 윤민우, 이호선(당무감사위원장)에게 책임을 미룰거냐"고 지적했다. 그는 "무능하고 무책임하다. 이제는 법원을 제명할 거냐"고 반문했다.

친한계와 당내 소장파 의원들, 전·현직 당협위원장들도 윤리위원장 사퇴와 윤리위 정상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국민의힘의 정상화를 원하는 국회의원, 당협위원장(전·현직) 일동' 명의의 성명에서 "윤리위원장이 당 대표 뜻만 살피는 바람에 윤리위가 사당화의 도구로 악용되면서 우리 당은 지방선거 민심과 더욱 깊이 괴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윤리위의 권위 회복과 당의 재건, 나아가 지선 승리를 위해 당장 윤리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한다"며 "아울러 장 대표의 사과와 책임 있는 후속 조치도 요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고동진·김예지·김재섭·박정훈·조은희·진종오·한지아 등 의원 7명을 비롯해 전·현직 당협위원장 26명이 참여했다.

대구·경북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TK는 국민의힘 지지 기반이 강한 지역으로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당 지도부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하는 곳이다.

정치권에서는 당내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도 거론한다. 특히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을 둘러싸고 당내 세력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6·3 지방선거 공천 방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번 공천은 무엇보다 경쟁력과 실력을 기준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정당 지지율 대비 개인 지지율이 월등히 높거나 재임 기간 뚜렷한 성과와 실적을 보여 지역 주민의 평가가 검증된 후보는 단수 추천이나 우선 공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의 정치 지형과 선거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당세가 취약한 지역이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 또는 당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지역은 전략적 우선추천 공천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후보 신청자가 많은 지역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발하겠다"며 "이번 공천은 누구를 위하거나 계파나 개인을 위한 공천이 아니다. 오직 국민을 위한, 선거에서 이기는 공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선을 앞두고 당내 여러 의견과 논의가 있을 수 있지만 그 과정이 국민께 분열이나 갈등으로 비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과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7일 기자들과 만나 당내 윤리위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지도부가 윤리위 판단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지금 당이 먼저 챙길 것은 지선 승리로, 이를 위해 당 분열로 비칠 수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장 대표가 이 상황을 언급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 대표는 민생과 지선 승리에 집중하는 상황"이라며 "장 대표가 이 이슈를 직접 언급할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과 관련해 "현재로선 추가적인 당의 대응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어제 인용 결정으로 배 의원의 시당 위원장직 복귀도 당연히 이뤄지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로서는 지도부가 공식 대응을 자제하며 지방선거 준비와 민생 대응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갈등이 어느 수준까지 확대될지는 불확실하다. 정치권에서는 향후 지도부 대응과 당내 갈등 수위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 권력 구도뿐 아니라 대구·경북 지역 공천 경쟁 구도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