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만, WBC 연이은 참패… 봄눈처럼 녹아내린 프리미어12 우승의 감격

2024년 프리미어12 우승 이후 대만 팬들의 기대치는 한껏 치솟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 라운드가 진행 중인 도쿄에서도 대만 팬들의 열기는 대단히 뜨겁다. 첫 경기 호주전 대만 팬 4만명이 도쿄돔에 몰렸다. 6일 일본전도 일본 홈팬들 이상으로 함성이 컸다. 재일 대만인들은 물론 대만에서 원정온 팬들이 매경기 도쿄돔을 가득 메우는 중이다.
안타까운 건 결과다. 첫 경기에서 호주에 0-3으로 졌고, 일본전은 0-13 7회 콜드게임으로 참패했다.
일본전 2회 한 이닝에만 10실점한 충격이 우선 컸지만, 사실 더 심각한 건 타선이다. 호주전 3안타 무득점, 일본전 1안타 무득점으로 졌다. 호주 좌투수 3명에게 꽁꽁 틀어막혔고,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안타는커녕 정타도 제대로 치지 못했다.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대만 타자들은 시속 95마일(153㎞) 이상 기준인 ‘하드 히트’ 타구를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5회 스튜어트 페어차일드가 1사 1·3루에서 모처럼 홈런성 타구를 날렸지만 간발의 차이로 왼쪽 파울볼을 벗어났다. 비디오 판독에서도 끝내 파울로 확정이 됐고 ‘홈런’을 연호하던 대만 팬들은 일제히 야유를 보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파울 홈런을 때린 페어치일드가 3루 땅볼로 물러났고, 후속 린안커까지 삼진을 당하면서 대만은 1사 1·3루 기회를 결국 득점 없이 보냈다. 6회말 장위청의 안타가 아니었다면 ‘노히트 콜드게임’이라는 더 큰 수모를 당할뻔 했다.
첫 경기 호주전 무기력하게 패배했고, 주장 천졔셴은 몸에 맞는 공으로 전력이탈했다. 바로 이어진 일본전은 콜드게임으로 졌다.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리지 못한다면 8일 한국전은 물론 7일 체코전도 장담하기 어렵다.
대만 장위청은 일본전 참패 후 “(일본 선수들과) 우리는 확실히 차이가 꽤 크다. 이 현실을 똑바로 마주해야 한다. 우리도 더 많은 노력을 하고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체코전은) 더 많은 점수를 내서 이기고 싶다. 이후 한국과 경기도 있다. 지금은 우선 득점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도쿄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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