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간판갈이'로 전락한 '검찰개혁' 정부안

홍순구 시민기자 2026. 3. 7. 10:4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민주당은 입법부의 권한을 과감히 행사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완성형 검찰개혁안을 도출해야 한다.

이번에 정부가 재입법 예고한 중수청·공소청 설치법 수정안이 또다시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당초 '제2의 중수부'라는 비판을 의식해 수사관 직급 체계를 단일화하는 등 보완책을 내놓았으나, 정작 핵심인 '수사·기소의 완전 분리'라는 대원칙은 실종됐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번 수정안의 가장 큰 패착은 공소청을 사실상 기존 검찰청의 복사판으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기관장의 명칭을 여전히 '검찰총장'으로 유지하고, 수사지휘를 목적으로 했던 3단계(대검-고검-지검) 계층 구조 역시 그대로 답습한 모양세다. 이는 과거 검찰권 남용의 상징인 상명하복식 조직 문화를 온존시키겠다는 의지로밖에 읽히지 않는다.

민주당 당원들과 법사위 위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수사권 부활의 여지'다. 공소청법 제4조 9항 등 포괄적인 직무 규정과 형사소송법상의 보완수사권 존치는 대통령령(시행령)을 통해 언제든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대통령이 바뀌면 검찰 수사권이 부활한다"는 당원들의 우려는 결코 근거 없는 기우로만 볼 수 없다.

이번 법안은 개혁의 대상인 검찰 인력이 주도한 '검찰안'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다. 검사징계법을 통한 특혜 유지,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고수, 법무부 직원의 공소청 겸임 허용 등은 '법무부 탈검찰화'라는 시대적 과제에 정면으로 역행한다. 인적 쇄신 없는 '간판갈이'로는 검찰의 폐습을 결코 끊어낼 수 없다.

민주 시민들이 요구한 검찰개혁의 본질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시민의 통제 아래 두는 것이다. 정부는 "검찰과 야합했다"는 지지층이 보내는 경고를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민주당은 입법부의 권한을 과감히 행사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완성형 검찰개혁안을 도출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주권자의 명령에 부응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dran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