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세계 경제 붕괴될 수도"…카타르 장관 발언에 유가 급등

전제형 기자 2026. 3. 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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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 산유국 생산 중단 가능성 경고…브렌트유 2년 만에 최고치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 확산
유가 150 달러 전망까지…인플레이션·경제 성장 동시에 압박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사드 알 카비(Saad al-Kaabi) 에너지 담당 국무장관을 접견하며 악수하고 있다. [출처=총리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카타르 에너지 장관의 발언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크게 흔들었다. 걸프 지역 주요 산유국들이 며칠 내 원유와 가스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국제 유가가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7일 BBC에 따르면, 카타르 에너지 장관 사드 알 카비(Saad al-Kaabi)는 최근 인터뷰에서 중동 지역 분쟁이 계속될 경우 걸프 지역의 주요 에너지 수출국들이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동이 세계 에너지 공급과 해상 운송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국제 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글로벌 원유 기준 가격인 브렌트유는 하루 사이 9% 이상 상승하며 배럴당 93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23년 가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 경제 전반 파급

국제 유가 상승은 단순히 차량 연료비 상승에 그치지 않고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료 가격 상승은 곧바로 운송비와 생산비 증가로 이어지며 난방비와 전기요금, 식료품 가격, 수입 제품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인플레이션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던 주요 국가들에게는 새로운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 경제권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이 다시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카비 장관은 분쟁이 몇 주 이상 이어질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 세계 산업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일부 제품 공급 부족과 공장 생산 차질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의 지난 6일 오후 3시 12분(현지시각) 기준 배럴당 브렌트유 가격(미국 달러) 도표. [출처=BBC]

◆이미 나타난 연료 가격 상승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은 일부 국가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영국에서는 최근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상승하며 약 1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영국 자동차협회 RAC에 따르면, 최근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3.7 펜스 상승했고 디젤 가격은 6 펜스 인상됐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이러한 가격 변동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정용 에너지 요금 역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지만 영국에서는 규제기관인 Ofgem이 설정한 에너지 가격 상한선이 적용되고 있어 단기적인 체감 상승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에너지 동맥 '호르무즈 해협'

세계 에너지 시장이 특히 긴장하는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 때문이다. 이 해협은 세계 석유 공급의 약 20%가 매일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병목 지점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운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해협이 봉쇄될 경우 세계 에너지 시장은 즉각적인 공급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 해협을 통해 운송되는 원유의 주요 수입국은 중국과 인도,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다. 따라서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아시아 경제가 받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타르 에너지의 도하 남쪽 메사이이드 산업단지에 있는 운영 시설에서는 액화천연가스(Liquefied Natural Gas) 생산이 중단됐다. [출처=게티이미지]

◆생산 중단 가능성 현실화되나

카타르는 세계 주요 에너지 수출국 중 하나로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은 최근 자사 시설이 군사 공격을 받은 이후 일부 LNG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해 공급 차질에 대한 책임을 면제받았으며, 전쟁이 지속될 경우 다른 에너지 수출국들도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걸프 지역 국가들이 원유를 수출하지 못할 경우 저장 공간이 빠르게 부족해질 수 있으며, 결국 생산 자체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히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다. 다만 유가 수준보다 더 중요한 변수는 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각국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처럼 전략적 석유 비축량을 방출하는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기업 생산 비용과 소비자 물가가 동시에 상승하며 세계 경제 성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중동 지역 갈등은 단순한 지정학적 충돌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세계 경제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변수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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