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잡은 모사드·CIA 정보망…국정원 역량은 어디까지 왔나 [쓴소리 곧은 소리]
김정은 “적수들 우리의 구상 몰라”…시험대 오른 한국 정보력
(시사저널=조경환 성균관대 겸임교수(국가정보안보정책연구센터장))
전략적 동시 전쟁의 시대다. 그 격랑 속에서 중앙정보국(CIA)을 필두로 한 미국의 정보공동체가 존재감을 드러낸다.
작전명 '장대한 분노'로 명명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기습은 2월28일 오전 9시45분에 개시됐다. 미군은 우주·사이버 공격으로 이란의 감시·통신 네트워크를 마비시켰다. 지휘 통제·정보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타격했다. 중동 해역의 군함에서 발사된 토마호크 미사일 및 미 본토에서 발진한 B-2 전략폭격기가 포함된 공습은 1000여 개의 표적을 파괴했다.
첫 공습에서 이란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와 혁명수비대 수뇌부 4명의 동시 사망은 정보전의 정수였다. CIA는 수개월간 모든 출처의 정보를 통합해 하메네이의 일상 패턴을 분석했다. 어디서 지내고, 누구를 만나는지를 식별했고, 행동예측 시스템을 가지고 추적했다. 이스라엘의 해외정보기관 모사드와 군 정보기관의 공조는 필수다. 하메네이의 동선을 확신한 CIA는 그가 참석하는 지도부의 회의 시간·장소를 특정해 이스라엘에 정보를 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으로 인식하고 선제타격을 결단했다.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장거리 정밀유도무기로 적 지도부 제거에 집중했다.


이란, CIA 손바닥 안에…"첩보전의 완승"
트럼프 대통령의 정보전을 앞세운 군사력 동원은 경향성이 있다. 첫째, 국가안보전략(NSS)과 국가방위전략(NDS)에 담긴 문제의식, 바람·수단·전략이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 실행되고 있다.
NSS 서문에서 트럼프는 "이란 핵 농축 능력의 완전한 파괴 및 마약 카르텔의 테러조직 지정"을 적시했다. 본문에서는 미주대륙의 안전보장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핵심 공급망과 미국의 에너지 우위 확보, 대만해협 현상 유지와 제1도련선 방어 군대의 구축, 정보기관의 각 부처 대상 전략적 요충지와 자원 식별에 대한 분석 지원 강화 등을 강조한다. NDS는 유연하고 실용적인 현실주의를 취한다. '힘을 통한 평화'와 힘의 위치에서 협상을 내세운다. 미국 본토·대륙과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이 안보 환경의 핵심이다.
둘째, 외교가 실패하고 전면전은 부담이 되는 국면에서 제한적·외과수술식 공격을 선택하며, 정보기관이 공개적으로 나선다. CIA는 공격 목표를 추적·분석해 공격 실행을 설계하고, 선도하며, 사후를 감당한다.
1월3일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은 그 예다. CIA는 작년 8월부터 마두로를 추적했다. 두 달 후에 대통령의 작전 승인과 12월말 베네수엘라의 마약 적재 부두에 대한 CIA의 드론 타격이 공개됐다. 체포 작전에 성공한 직후에도 댄 케인 합참의장은 CIA를 비롯해 국가안보국(NSA)과 국가지리공간정보국(NGA)을 거론하면서 "정보기관들은 마두로의 이동 방식과 거주지, 무엇을 먹고 입는지, 반려동물까지 추적했다"고 브리핑했다.
정보전은 군사력 동원 시의 국제정치적·경제적 비용 및 인명 피해 최소화에 유효하다지만, 트럼프의 경우에는 독특한 정보기관 사용법이 있다. 그는 집권 1기 때부터 정보공동체를 무시하고, 인사·예산으로 학대했다. 2기에서는 CIA와 NSA, 연방수사국(FBI) 수장들을 충성파들로 교체했다. 정권의 정책적 선호에 선택·집중하도록 기능도 재편했다. 자신의 공적과 신념을 건드리면, 국가정보장(DNI)이든 국방정보국(DIA)이든 공격해 충성을 끌어냈다. 분명한 역할 부여와 목표 일체감, 긴장감 조성이 일단은 성과로 이어졌다.
또 CIA의 축적된 정보와 AI(인공지능)를 장착한 역량 고도화는 위기가 닥쳤을 때 통수권자의 요구에 부응할 기초다. 마두로 체포 이전부터 CIA는 베네수엘라를 정보 지도의 한 페이지에 올려놓고, 정치적 궤적과 지도부의 역학을 평가해 왔다. 이란도 마찬가지다. 1978년 이란의 친미 팔레비 정권이 무너질 때 "이란 내부 반감의 폭과 강도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것이 최대 정보 실패"라고 자인했던 CIA는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을 발전시켰다. 지금의 AI를 활용한 추세 분석과 예측, 신속·정확한 판단은 정보전의 한 축이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 개입에는 조건과 방식이 있다. 공격 대상은 ①미국에 악의적이고 역내 안정을 해치는 위협이 증대하며 ②자국민을 탄압해 강한 반정부 움직임에 처한 정권이다.
의사결정에는 신뢰성 있는 이론이 적용된다. 핵 프로그램이나 테러와 같은 중대 위협이 문제의 흐름으로 오래 존재해 왔고, 외교 설득과 강압적 대화, 봉쇄압박, 군사행동 등 대안이 지루하게 논의되는 중에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라는 임계점에 이르렀을 때 문제와 대안, 정치의 흐름이 결합해 정책 결정의 창을 연다.
이런 경향성을 고려하면, 한반도에 대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겠다. 북한 김정은 총비서는 2월말 9차 노동당 대회에서 대남 적대적 교전국 관계를 분명히 했다. 한국과 일본, 주한·주일 미군기지 타격이 가능한 600mm 초대형방사포를 실전 배치했고, 전략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의 통로는 막았고, 불가역적 핵 국가의 길로 간다. 핵미사일 능력은 글로벌 위협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3월2일 북한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와 영변 경수로 가동 재개, 풍계리 핵실험장의 준비 상태를 확인했다.
北 내부의 무게 있는 정보 취득 드물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대비 태세는 견조하다. NDS는 북한을 한국과 일본에 대한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판단하며, 한국에 북한의 남침 경계를 주문한다. 북핵·미사일의 미 본토 공격 능력은 규모와 정교함에서 증가 일로이며,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으로 인식한다.
트럼프 1기 때인 2017년 7월 폼페이오 CIA 국장은 "북한이 핵전력을 실전 배치하고 억제력을 확보했다고 확신하는 위험한 때가 오면, 김정은 체제를 핵 시스템에서 분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외교가 더는 작동하지 않아 대통령에게 일련의 옵션을 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해 10월 주한 미8군은 대북 휴민트 대대를 창설했다.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했던 미 해군 특수작전부대가 한국에 들어와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참가했다. 2025년 9월부터는 주한 미7공군이 '하늘의 암살자'라는 MQ-9 무인기 부대를 군산기지에서 운용 중이다. 전략폭격기와 전략잠수함, 항공모함은 수시로 한반도에 전개된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국민이 접하는 북한 정보는 김 총비서의 건강 수치와 딸 주애의 동정 정도다. 내부의 군사와 민심에 관한 무게 있는 정보는 드물다. 국정원과 CIA의 긴밀한 공조는 의문이고, 군 정보기관은 내란 정국의 인사 회오리 속에 있다.
"적수들은 우리가 무엇을 구상하고 무엇을 계산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9차 당대회에서 한 김 총비서의 말이 조롱일지, 허풍일지는 대한민국 정보 당국 컨트롤타워 국정원의 능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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