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부평 5년 돌아보고 앞으로를 바라보며 [인천문화산책]
부평 법정문화도시 사업 5년 마무리
150억 투입 시민 참여 문화 실험
시니어 작사가 등 다양한 프로젝트
문화도시 조성기금 마련 지속 기반
12개 지속사업 등 후속 사업 추진

2021년 1월 시작된 인천광역시 부평구의 법정문화도시 사업이 지난해 말로 종료됐습니다.
지난 5년 동안 부평은 인천에서도 전례가 없던 거대한 문화 실험장이었습니다. 국비와 지방비 총 150억원이 투입된 ‘문화도시부평’ 사업으로 시민, 예술가, 공간, 정책이 끊임없이 상호 작용을 이어가며 크고 작은 문화 프로젝트들이 도시 곳곳에서 펼쳐졌습니다.
부평구문화재단이 지난 4일 오후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에서 개최한 문화도시부평 사업 공유회 ‘새봄’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법정문화도시 사업 5년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 문화도시부평 사업을 어떻게 지속할 것인지 시민들과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마주한 인상적인 장면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마지막 축하공연 무대였습니다. 문화도시부평에서 추진했던 시니어 작사가 프로젝트 ‘오작쓰작’을 맡았던 뮤지션 강백수, 이청록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오작쓰작은 만 60세 이상 시민 참가자들이 서로의 삶을 공유하며 직접 노랫말을 쓰고, 강백수·이청록이 만든 곡에 가사를 입혀 노래를 완성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두 뮤지션은 각각 자신의 노래를 부른 후 ‘오작쓰작’에서 만든 노래를 ‘새봄’ 참석자들에게 선보였습니다.
어쿠스틱 기타를 잡은 이청록이 ‘임진각의 추억’이란 노래를 부를 때였습니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참석자가 “어머 어떡해…”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참석자가 ‘오작쓰작’에서 가사를 쓴 곡이었습니다. ‘임진강 재잘대던 물소리가 그리워라~’는 노랫말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오작쓰작’ 참가자들은 그 자리에서 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

지난 5년간의 문화도시부평을 설명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시니어 작사가 프로젝트를 비롯한 참으로 다양한 실험들이 있었습니다. ‘음악도시 브랜드’ 구축이 그 중 하나였는데, ‘기록-창작-유통-향유-축제’로의 확장을 목표로 여러 사업이 추진됐습니다. 문화도시부평에 참여한 뮤지션만 54팀이었다고 합니다.
카페나 서점 등 일상 공간 운영자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직접 문화예술·커뮤니티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하는 ‘부평별곳’도 눈에 띄는 사업이었습니다. 수많은 사업을 일일이 소개할 순 없겠죠. 경인일보에서 다뤘던 문화도시부평 프로젝트 기사는 아래 별도 링크로 첨부하겠습니다. 이 모든 사업을 추진한 건 부평구와 부평구문화재단만이 아니었습니다. ‘문화두레’라는 거버넌스가 함께 만들었기에 가능했을 겁니다.
아쉬운 점도 많을 겁니다. 냉정한 평가도 필요합니다. 다만 제 관심사는 ‘앞으로의 문화도시’입니다.
이와 관련해 반가운 내용이 많았습니다. 부평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문화도시 조성기금’을 설치해 지난해 말 기준 8억7천만원을 확보했고 올해까지 2억원 이상을 추가 적립할 예정입니다. 기금은 내년부터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문화도시부평 프로젝트를 지속할 행정적 근거와 재정적 뒷받침을 마련한 것입니다. 법정문화도시 사업을 종료하고, 끝내 관련 사업을 지속하지 못한 지역이 상당수인 가운데 의미 있는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저소득층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음악 교육 프로그램 ‘꿈꾸는 음악대’도 부평구 고향사랑 기부금을 활용해 지속하게 됐습니다.
부평구문화재단은 문화도시부평을 이을 12개 지속 사업을 도출했습니다. 이를 위해 기존 문화도시센터 조직을 재단 안으로 완전히 녹여내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습니다. 부평아트센터 3층에 ‘음악문화공간 지음’을 조성해 청음 프로그램 등 음악도시 관련 사업을 지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찬영 부평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날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동안 부평구문화재단은 ‘부평아트센터’밖에 없었습니다. 문화도시 사업을 추진하면서 재단이 비로소 지역 예술가들에게 잘 스며든 것 같습니다. 5년 동안 (연인원) 17만명의 예술가가 사업에 참여했으니까요. 올해가 재단 창립 20주년인데, 이렇게 많은 재정으로 지역 주민을 만났던 일을 앞으로 또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지만 잘 짜여진 예산으로 꾸준히 문화도시를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홀로서기에 나선 문화도시부평의 또 다른 실험이 궁금해집니다.
/박경호 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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