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 ‘이재명 사건 배당 절차’ 조작 증거 나왔다 [논썰]

이재성 기자 2026. 3. 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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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합의체 회부와 소부 배당 순서 바꾸고 ‘두번째 심리기일’ 삭제
거짓을 거짓으로 덮는 중…자진사퇴냐 탄핵이냐 삼각파도가 몰려온다

안녕하세요. 논썰의 이재성입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면초가 신세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에 영혼까지 끌어모아 반대해 봤지만, 지난주 일사천리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죠. 3법을 처리하자마자 민주당은 조 원장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님, 지금 사법개혁에 대한 저항군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것입니까?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다시 한 번 정중하게 권합니다. 사퇴도 적절한 타이밍이 있습니다. 거취를 표명하시기 바랍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 3월 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법원 내부에서도 다시 사퇴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법원노조(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가 지난 화요일(3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우리 사법제도 하에서 법원이 국민들로부터 이토록 신뢰받지 못하고, 철저히 외면받은 적이 있었던가. 우리는 이재명 대통령 후보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 직후부터 조 대법원장의 결자해지를 요구했다. 정치의 격랑 속으로 뛰어들어가 대통령 후보를 날리려 하다 실패했으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깨끗하게 사퇴하는 것이 맞는다.”
법원 노조는 지난해에도 조 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법원 직원 78%가 조희대 원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조 원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4일)엔 최혁진 무소속 의원과 시민단체 촛불행동 공동주최로 국회에서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대법원장을 탄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탄핵소추안은 마련해 두었습니다. 지금 최혁진 의원을 비롯해서 몇몇 분이 발의를 해야 한다, 그 전에 의견을 들어보자 해서 오늘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 3월 4일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공청회)
탄핵 사유는 차고 넘칩니다. 이날 공청회에서 김경호 변호사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정치 개입했습니다. 헌 법 7조 2항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습니다. 민주주의를 무너뜨렸습니다. 헌법 1조. 그리고 피선거권뿐만 아니라 국민의 선거권, 헌법 24조 선거권을 침해했습니다. 그리고 판결문으로 대한민국 권력을 바꾸려고 했습니다. 권력 분립 위반입니다. (김경호 변호사, 3월 4일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공청회)
헌법만이 아니라 법원조직법과 대법원 내규 등 각종 법률과 절차를 위반했습니다. 한 가지만 예를 들어볼까요? 지난해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조병구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조병구 사법지원실장: 이 사건은 이제 처음부터 전원합의로 진행하기로 뭔가가 이게 서로 협의가 이루어지거나 결정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3월 31일인 월요일 날 바로 기록이 (재판연구관) 형사공동조로 올라간 것으로 확인이 됩니다. 인수인계부에 쓰여 있기는 4월 22일에 이미 기록은 올라가 있다고 쓰여 있었는데 재판사무국에서 확인해 보니까 3월 31일에 이미 연구관실로 올렸다, 그렇게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이 사건만 접수되고 나서 전원합의체로 하기로 협의했다, 이런 표현을 하셨어요. 그러니까 누가 협의를 했고 누가 결정을 했습니까?

조병구: 전원합의를 하는 데는 내규 자체에 대법원장님 의견을 들어서 하게 돼 있기 때문에 그렇게 진행한 것으로 보이고요.

박은정: 대법원장님이 그러면 대법관들 의사를 확인해서 전합을 하기로 했다고.

조병구: 당연히 그랬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2025년 10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네요. 지난해 3월 26일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죠. 이틀 뒤인 28일 7만 페이지에 이르는 기록이 트럭에 실려 대법원으로 이송됐다고 합니다. 조병구 실장 발언이 사실이라면, 조희대 원장은 사건 접수 사흘 만에 전원합의체 회부를 결정하고 재판연구관 형사공동조를 시켜 기록을 읽도록 했다는 겁니다. 아직 피고인은 물론이고, 검사의 상고이유서도 접수되지 않은 시점인데, 쟁점이 뭔지도 모르면서 전원합의체 회부를 결정했다는 겁니다. 전례없이 무리한 결정입니다.

그런데 전원합의체 회부를 이미 결정했다면서 4월 22일 오전 이 사건을 대법원 2부에 배당합니다. 그리고 당일 오후 다시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죠. 이 모든 과정이 당시 대법원이 공식 발표한 내용입니다. 전원합의체 사건을 소부에 다시 배당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절차 위반입니다. 또한 소부에 배당된 사건을 소부의 검토나 결정도 없이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는 것도 절차 위반입니다.

지난해 5월 3일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대법원 웹사이트에 올라 있는 이재명 선거법 사건 배당 절차 현황을 공개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4월 22일 전원합의기일 심리지정이 먼저 있었습니다. 같은 날이긴 하나 뒤에 주심 대법관 및 재판부 배당 이렇게 돼 있습니다. 이거 어떻게 설명하실래요? 전원합치 심리기일 지정이 먼저예요. 그리고 박영재 대법관이 주심대 법관이라고 하는 2부 배당이 나중입니다. 모르시죠? 이렇게 날림으로 한 재판입니다. 기초부터 허물어진 겁니다. 사람 바보로 알지 마세요. 국민들이 다 알고 있습니다. 날림 판결입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 2025년 5월 3일 국회 법사위 긴급현안질의)
지난해 상고심 진행 당시에는 2부 배당을 먼저 하고, 당일 전원합의체 회부 및 심리 기일 지정을 했다고 발표했었는데, 사이트에는 순서를 바꿔놓은 겁니다. 전원합의체 회부 결정 일자는 알 수 없게 숨겼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대법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있습니다. 지금 대법원 사이트에 들어가서 사건번호 2025도4697을 검색해 보시면 압니다.

2025년 5월 3일 당시에는 없던 4월 23일 일정이 새로 생겼습니다. “상고이유 등 법리검토 개시”를 이날 했다는 겁니다. 이날은 원래 대법관들끼리 점심 식사를 함께 했다고 알려진 날이죠. 그리고 원래는 다음날인 24일 두번째 심리기일을 진행했다고 발표했었는데, 사이트에는 이 사실이 삭제된 상태입니다. 전원합의기일은 원래 한달에 한번 열도록 돼 있죠. 이례적인 이틀만의 전원합의기일을 숨기려고 삭제한 걸까요? 아니면 사실상 첫번째이자 마지막 심리기일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24일 회의를 숨기고 23일 ‘법리검토 개시’라는 일정을 추가함으로써 29일 선고기일 지정 이전까지 숙고를 계속한 것처럼 보이고 싶었던 걸까요? 현재로선 진실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건, 대법원이 기록을 계속해서 수정하고 있다는 겁니다. 최소한 지난해 발표와 현재 기록 둘 중의 하나는 거짓입니다. 여러분 상상이 가십니까? 대법원이 중대 사건의 배당 절차를 사후 조작하다 걸린 겁니다. 거짓을 거짓으로 덮으려다 보니 거짓말이 태산처럼 쌓여갑니다.

“ 결론적으로 이 사건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가지고 있는 사법행정권을 군사작전하듯이 곳곳에서 헌법과 법률 그리고 내규와 (기존) 전원합의체 판결까지 위반하면서 안하무인으로 행정권을 행사했다, 헌법 1조 2항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고, 국민이 바로 헌법이고 법률인데 이 모든 것을 위반했으니 바로 국민 주권을 무참하게 붕 괴시킨 장본인이 바로 조희대이다.” (김경호 변호사, 3월 4일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공청회, 최혁진TV)
조희대 대법원장은 헌법 1조(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위반했고, 헌법 7조(2항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습니다. 헌법 제24조(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를 침해했습니다. 중대한 헌법 위반으로 탄핵 사유에 해당합니다.

김 변호사는 조 원장이 법왜곡죄에도 해당한다고 주장합니다.

“ 그리고 이러한 사태가 바로 이번에 통과된 형법 123조의 2, 법왜곡죄 1호, 법령의 구성 요건상 적용될 수 없다는 걸 알면서 적용했다. 여기에 딱 적용됩니다. 법왜곡죄 혐의가 있는 겁니다. 바로 왜냐면 (형사소송법) 383조에 따라서 사실 관계를 판단할 수 없는데 판단했습니다. 위반이죠. 그리고 전원합의체 회부했으면 배당하면 안 됩니다. 자기들 전원합의체 판결입니다. 그런데 배당해 놓고 다시 두 시간 만에 회부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법령상 요건상, 그런 짓을 하면 안 되는 걸 알면서 그렇게 했습니다. 이게 바로 법왜곡죄입니다. ” (김경호 변호사, 3월 4일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공청회, 최혁진TV)
사퇴냐 탄핵이냐 법왜곡죄 처벌이냐, 삼각파도가 조희대 원장을 향해 몰려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 원장은 겉으로 보기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난 화요일(3일)엔 “사법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헌법이 부과한 사명을 다 하겠다”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본인을 사법기관, 즉 법원과 동일시합니다. 이건 왕자병도 아니고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제왕병’인가요? 짐이 곧 사법부다, 뭐 그런 얘깁니까? 본인이 사법부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물귀신 작전으로 끝까지 물고 늘어집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제도를 근거 없이 폄훼하거나 법관들에 대해 개별 재판을 두고 악마화하거나 이런 식으로 돼서는 안 된다.” (조희대 대법원장, 3월 3일 출근길 발언)
조 원장 본인과 지귀연 판사 등을 비판하는 여론을 ‘근거 없는 폄훼’이자 ‘악마화’라고 공격한 것입니다. 사법부를 불신하는 국민은 졸지에, 근거 없이 법원을 비난하는 불만 세력이 되어 버렸습니다. 본인의 ‘대선 개입 및 주권 탈취 시도’와 지귀연 판사의 내란 우두머리 구속취소 결정 등 잘못에 대한 성찰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국민을 향한 분노만이 느껴집니다. 사실상 국민을 상대로 싸우겠다는 말입니다.

교묘하게 국민을 속이는 발언도 합니다. “국민 신뢰는 객관적 지표를 봐야 한다”면서 외국의 이런저런 지표를 인용했는데요.

“월드저스티스프로젝트에서 한 세계 140여 개국 법치주의 지수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우리나라가 세계 19위입니다.” (조희대 대법원장, 3월 3일 출근길 발언)
낯선 지표입니다. 그런데 이 지수는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 조사가 아닙니다. 정부와 사회 전반에 걸친 법치 구현 정도를 평가하는 조사입니다. 법원뿐 아니라 경찰·검찰·교정·재야법조까지 아울러 평가하는 지수입니다. 더구나 이 지수는 해마다 10월에서 11월께 발표가 이뤄지는데요. 당연히 2024년 지수에 12·3 내란이 반영되지 않았죠. 그런데 2025년에도 우리나라 순위에 변동이 없습니다. 심지어 정부 투명성 항목은 점수가 더 좋아졌습니다. 아마도 시민의 힘으로 내란을 극복하고 새 정부를 탄생시킨 결과가 반영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사법 신뢰도 조사가 아닌 정부·사회 종합 평가, 그것도 내란 사태와 사법부의 행태에 대한 평가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를 가져와서 사법 불신을 반박한 것입니다. 이 정도면 사기 아닙니까? 대법원장이 이렇게 대놓고 국민을 속여도 되는 겁니까?

조 원장이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과 싸운 지는 이미 오래됐습니다. 본인의 ‘출근길 문답’과 세 차례 법원장회의 등이 모두 대국민 시위이자 실력 행사입니다.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주심으로 국민 주권 박탈 시도의 행동대장이었던 박영재 대법관을 법원행정처장에 임명했던 것 역시 국민과 정면대결을 벌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그런데 박영재 대법관이 행정처장직을 사퇴했죠. 사퇴해야 할 사람은 조 원장 아닌가요? 왜 아바타를 사퇴시킵니까? 박 처장 사퇴 카드로 사법개혁 3법 반대 여론에 불을 붙일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요? 하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개혁의 버스는 이미 떠났고, 여론은 행정처장이 사퇴하든 말든 관심이 없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제2의 윤석열’입니다. 윤석열이 검찰총장 시절 이른바 ‘조국 사태’를 필두로 검찰쿠데타를 일으켰고, 대통령이 된 뒤엔 친위쿠데타를 감행했듯이, 조희대 원장은 대선개입으로 사법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윤석열에게 ‘살아있는 권력 수사’, 이른바 ‘살권수’가 있었다면, 조희대에게는 파기환송이 있었습니다. 조 원장의 직접 개입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지귀연 재판부의 내란 우두머리 석방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4인방의 연쇄적인 특검 영장 기각 역시 사법쿠데타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국민 여론전도 빼닮았습니다. 기자실을 통해 사법개혁을 비판하고 여론을 뒤집으려 합니다. 하지만 조희대 원장이 크게 착각하는 게 있습니다. 같은 법복귀족이라 해도 법원은 검찰이 아닙니다. 법원은 검찰처럼 수사권으로 팩트를 뒤져 뉴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없습니다. 윤석열 총장 시절엔 언론만이 아니라 국민 여론도 윤석열에게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습니다. 윤석열이 당시 문재인 정부와 싸우는 모습이 정의롭다고 여겼습니다. 지금은 다수의 국민이 윤석열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지만, 당시엔 몰랐습니다. 그런데 조희대 원장은 어떻습니까? 설사 사법개혁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이라 하더라도 조희대 원장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도 조희대의 편이 아닙니다. 조희대 원장은 국민뿐만 아니라 사법부 내부의 신뢰도 잃은 지 오래입니다. 조희대 원장과 법원 고위 관료들의 저항이 전혀 타격감이 없는 이유입니다. 국민을 상대로 벌이는 이 무모한 싸움을 언제까지 하려는 겁니까?

조희대 대법원장, 당장 사퇴하시오. 당신으로 인해 사법부는 이미 충분히 망가졌습니다.

지금까지 논썰이었습니다.

기획·출연 이재성 논설위원 san@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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