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상미당 '백기'…농심·롯데는 버티기?

정대한 기자 2026. 3. 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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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명 대통령이 물가 관리에 고삐를 죄면서 설탕과 밀가루 업계에 이어 제빵업계도 백기를 들었죠.

하지만 정부는 부족하다는듯 업계를 돌아가면서 만나는 등 압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과자와 라면 등의 업계는 노심초사하면서도 가격 인하에 있어선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입니다.

정대한 기자와 나와 있습니다. 


우선 제빵업계가 백기를 들었죠? 

[기자] 

네 상미당홀딩스, 구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가 다음 달부터 빵과 케이크 등 주요 제품을 인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두 업체는 구체적으로 다음 달 13일부터 단팥빵 등 빵류 가격을 최대 1천100원, 케이크는 최대 1만 원 낮출 계획인데요. 

베이커리 업계 1위와 2위가 함께 가격을 내리면서 다른 기업들로도 가격 인하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비싼 빵값을 지적한 이후로 이 같은 인하 결정이 나오면서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가 먹혀들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재명 / 대통령(지난달 5일) : 실제 조사를 해보니까 우리나라 빵값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엄청 비싸다고 하는데 그게 밀가루·설탕값 때문이 아니냐 전부는 아니겠지만 일부 그런 요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실제로 빵값 인하에는 밀가루와 설탕값 인하가 꽤 역할을 했죠? 

[기자] 

두 업체가 가격 인하에 나서게 된 건 주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설탕과 밀가루 가격이 떨어진 영향이 큰데요. 

구체적으로 삼양사와 사조동아원은 제품 가격을 각각 평균 최대 6%가량 인하했고, 대한제분도 일부 밀가루 가격을 5% 가까이 낮췄습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지난 1월 밀가루 가격을 평균 최대 5.5% 내린 데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소비자용 밀가루 가격을 5% 추가로 인하했습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부의 물가 대응 이후 설탕은 16% 넘게, 밀가루는 8%가량 인하됐고, 전분당은 16.7% 수준의 가격 인하가 이뤄졌습니다. 

[앵커] 

그러면 밀가루와 설탕값이 내려가는 데까지는 어떤 일들이 있었습니까? 

[기자] 

공정위가 담합 의혹 조사에 착수한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공정위는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 등 7개 제분사가 지난 2019년부터 작년까지 밀가루 판매가 등을 밀약한 혐의를 조만간 전원회의에서 심의할 예정입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12일 CJ제일제당 등 3개 제당사가 설탕 가격을 담합한 행위에 대해 총 4천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는데요. 

밀가루도 담합했다는 판단이 나오면 업체들은 최대 1조 1천6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습니다. 

공정위는 각 제분사가 자발적으로 가격을 다시 정하도록 하는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려달라는 의견도 냈습니다. 

[앵커] 

공정위 뿐 아니라 식품 물가 관리 주무부처도 분주하던데, 이쪽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주요 식품업계와 만나 회의를 열고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4일엔 CJ제일제당과 대상 등 식용유 업체들이 참석했고, 5일엔 농심 등 라면 업체들이 참여했는데요. 

지난달 제분·제당 업계의 가격 인하 이후 가공식품 물가를 관리하는 농식품부가 업계와 관련 회의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주에는 공정위도 주병기 위원장 주재로 교촌, 롯데GRS 등 7개 외식기업과 회의를 열고 외식 가격 인하를 독려하는 등 정부가 업계 전반에 물가 안정을 촉구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가공식품의 주재료인 밀가루와 설탕 가격이 떨어졌고 그래서 빵값은 내렸는데, 다른 식품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라면과 과자 등의 업체들도 가격 인하를 고심하고는 있지만, 상당수는 아직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라면 원가 비중은 밀가루가 20% 수준이고, 팜유가 20%, 포장재가 20~25%, 물류비 등 기타 비용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밀가루 가격은 인하됐더라도 팜유 등 다른 재료 가격이나 환율 등 다른 비용이 상승한 만큼 당장 가격을 내리기엔 난처하다는 겁니다. 

그나마 라면업계 중 오뚜기는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팔도 측은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고요. 

업계 1위인 농심은 원자재 품목별 가격 변동과 국제 유가, 환율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는 입장입니다. 

과자업계 중 롯데웰푸드나 오리온 등 제과 기업들은 아직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요. 

다만,가격 인하를 고려 중인 오뚜기의 경우엔 작년 영업이익이 18.9%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가격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농심과 삼양식품 등의 경우엔 지난해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식품회사 같은 경우에는 영업이익이 해마다 우상향으로 증가하는 통계치를 내놓고 있어요. 물가 때문에 고생하는 국민들을 생각해서 물가를 내릴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좀 고민해 주시는 것이 필요하다…] 

[앵커] 

실제로 식품업계가 설명하는 것처럼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인가요? 

[기자] 

우선 매출 중 얼마나 제조원가로 투입되는지를 나타내는 매출원가율을 보면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롯데웰푸드가 전년 동기 대비 2.5% 포인트(p) 오르면서 약 72%를 기록했고, 오리온도 2.2% 포인트 상승한 63.4%, 오뚜기도 84% 가까이 올랐습니다. 

최근 고환율과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원가 부담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영업이익률도 보면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2.6%, 오뚜기는 4.8%로 한자릿수에 그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에 따른 고환율과 유가상승이 추가로 물류비 부담을 늘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이에 식품업계들이 실제로 가격을 인하할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연승 /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원재료 이외에도 다른 원재료들이 있고 또 물류비라든지 중동발 (리스크 등) 여러 가지 영향들이 있기 때문에 가격 인하는 점진적으로, 그리고 아주 제한적으로 서서히 진행될 수밖에 없다…] 

[앵커] 

내수가 주춤한 데다 정부 압박도 거세지다 보니 식품업계가 국내 대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죠? 

[기자] 

식품업계는 국내 시장이 소비 심리 위축에다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로 가격 인상 여력도 제한적인 만큼 최근 해외시장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전체 매출의 약 8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삼양식품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넘게 급증했고,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해외매출 비중을 40% 수준으로 끌어올린 농심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약 1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61%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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