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열과 화학반응의 '앙상블'…빵 만드는 효모, 꿀벌에도 도움

빵은 밀가루, 소금, 설탕 등의 재료로 만듭니다. 밀가루로 빵의 기본 반죽을 만들고 소금과 설탕으로 맛을 더합니다. 여기에 반죽이 잘 부풀도록 베이킹소다를 넣습니다. 베이킹소다는 탄산수소나트륨이라고도 불리며 탄소, 나트륨, 산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빵을 만드는 첫 번째 단계는 모든 재료를 넣고 물을 섞는 것입니다. 이때 밀가루와 물이 만나 반죽이 만들어집니다. 밀가루에는 글루텐이 포함돼 있습니다. 글루텐은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이라는 단백질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구조입니다. 두 단백질은 물을 만나면 얇은 그물망 구조를 형성합니다. 이 구조 덕분에 반죽이 서로 잘 엉겨 붙고 쫄깃해집니다.
그다음 반죽을 오븐에 넣어 약 170~180℃의 열을 가합니다. 그러면 반죽 속 탄산수소나트륨이 탄산나트륨과 물, 이산화탄소로 분해됩니다. 탄산나트륨은 반죽 속에 남고 물 분자는 증발하려고 합니다. 오븐의 열 때문에 물 분자가 기체 상태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물 분자는 크기가 작아 반죽 사이로 쉽게 빠져나가지만 이산화탄소는 크기가 더 커 글루텐 그물망 구조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내부에 갇힙니다. 시간이 지나 열이 계속 가해질수록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지고 반죽의 부피는 점점 커집니다.
이후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면서 남긴 기포 자리가 빵 속의 구멍으로 남게 됩니다. 약 1시간이 지나면 반죽이 부풀고 단단해지면서 빵이 완성됩니다.
반죽을 부풀게 하기 위해 베이킹소다 대신 미생물인 효모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효모는 밀가루 속 당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산화탄소가 많아지고 그 결과 반죽이 부풀어 오르게 됩니다.

● 빵 만드는 효모, 꿀벌에도 도움 된다!
꿀벌은 꽃과 꽃 사이를 날아다니며 꽃가루를 섭취합니다. 꽃가루에는 ‘스테롤’이라는 지방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는 호르몬을 만드는 등 꿀벌이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꿀벌은 스테롤을 스스로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꽃가루를 통해 얻어야 합니다.
최근 기후위기로 기온과 날씨가 변하면서 꽃이 피는 양과 모습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꽃이 줄어들면 꿀벌이 오랫동안 스테롤을 섭취하지 못해 영양 부족 상태에 놓일 수 있습니다. 꿀벌은 전 세계 많은 식물의 수분을 담당하는 중요한 생물입니다. 따라서 꿀벌의 수가 줄어들면 생태계에도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엘리너 무어 옥스퍼드대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테롤이 들어 있는 꿀벌용 영양 보충제를 개발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8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습니다.
연구팀은 효모 ‘야로위아 리폴리티카’를 이용해 꿀벌에게 필요한 6가지 핵심 스테롤을 만들었습니다. 효모는 미생물의 한 종류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양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야로위아 리폴리티카는 스테롤 생성에 필요한 물질인 ‘아세틸-CoA’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아세틸-CoA가 많을수록 스테롤을 더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야로위아 리폴리티카가 아세틸-CoA를 더 많이 생산하도록 조작했습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하면 특정 유전자를 정확히 잘라내거나 원하는 위치에 삽입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이 효모는 꽃가루 속 스테롤과 거의 같은 구조의 스테롤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 효모를 분말 형태로 만들어 보충제에 섞었습니다. 이후 2022년 6월부터 9월까지 밀폐된 공간에서 꿀벌에게 이 보충제를 먹이며 성장 상태를 관찰했습니다.

실험 결과 보충제를 먹은 꿀벌은 먹지 않은 꿀벌보다 번데기 단계까지 성장한 유충 수가 최대 15배 많았습니다. 또한 보충제를 먹은 벌은 3개월 동안 계속 유충을 낳았지만 보충제를 먹지 않은 벌은 3개월이 지나자 유충을 더 이상 생산하지 못했습니다.
엘리너 무어 옥스퍼드대 생물학과 교수는 “자연 꽃가루 속 스테롤은 구조가 복잡해 그동안 실험실에서 구현하기 어려웠다”며 “이제 꿀벌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갖춘 보충제를 제공해 꿀벌 생태 보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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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정 기자 yjyj08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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