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총장들, 정부 '등록금 인상 규제' 헌법소원 추진…갈등 격화 예고

김지현 기자 2026. 3. 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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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총협 “등록금 상한 위헌"…이르면 3월 헌소 추진
교육부 "상한 규제는 합리적"…국장과의 동결 연계는 재검토
최은옥 교육부 차관(오른쪽)이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6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서 대학 총장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3.4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사립대 총장들이 대학 등록금 인상 규제에 대해 헌법소원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인상 억제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대학 등록금은 2009년 이후 정부가 국가장학금 등 재정지원 사업과 등록금 동결 여부를 연계하면서 사실상 동결 기조가 이어져 왔다.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국가장학금 지원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구조여서 상당수 대학이 인상을 자제해 왔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립대 총장들은 등록금 규제가 대학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지난 4일 올해 상반기 임시총회에서 등록금 인상 상한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전민현 인제대 총장(사총협 회장)은 이날 총회에서 "대학 운영의 필수 비용인 인건비와 시설, 연구, 장학금 비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데 등록금은 사실상 묶여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구조에서는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고 학생 지원 여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총협이 문제 삼는 핵심은 등록금 인상 상한 규정이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대학 등록금 인상률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일정 배수 범위로 제한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해 이 상한을 기존 1.5배에서 1.2배로 낮췄으며, 최근에는 인상률을 평균 물가 상승률 범위 내로 더 낮추는 고등교육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사총협은 이 같은 등록금 상한 규정 자체가 대학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위헌 여부를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헌법소원은 이르면 3월 중 제기될 예정이다.

대학들은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정책이 재정 압박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사립대는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구조여서 규제가 강화될수록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대학 재정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큰 편이다. 2024회계연도 기준 사립대학 등록금 의존율은 48.1%로 집계됐다. 전년(50.1%)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대학 재정의 절반 가까이를 등록금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등록금 자체는 최근 일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 대학정보공시 분석에 따르면 2025학년도 4년제 일반·교육대학 평균 등록금은 710만6500원으로 전년 대비 4.1% 상승했다. 같은 분석에서 전체 대학의 29.5%가 등록금을 동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학들은 이러한 인상이 제도적 규제 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등록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과 연동된 상한 규정을 적용받는 데다 국가장학금 지원과도 연계돼 실제 인상 여지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사총협 관계자는 "일부 대학이 등록금을 소폭 인상했지만 여전히 규제 범위 안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대학 재정 구조를 고려하면 근본적으로는 등록금 인상 상한 규제 자체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학들은 고등교육 재정 구조 자체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대학 학생 1인당 교육비는 1만4695달러로 OECD 평균(2만1444달러)의 약 68.5% 수준에 그친다.

사총협 관계자는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국가 지원보다 민간 재원 의존도가 높은 구조"라며 "등록금 규제가 유지되면 대학의 교육·연구 투자 여력이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총협은 고등교육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학 재정을 사업 단위 지원이 아닌 안정적인 재정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교육부는 등록금 인상 문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현재 등록금 규제 합리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8월 사립대학 구조개선법 시행에 맞춰 고등교육 발전 중장기 계획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등록금 규제 완화를 검토하되 학생과 학부모 부담을 고려해 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등록금 인상은 가계 부담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 상한 규정은 공공성 측면에서 합리적 수준의 규제라고 보고 있다"며 "헌법소원이 제기될 경우 내용을 검토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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