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포칼립스, 위기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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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성형 AI모델 개발기업 엔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 서비스 발표는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라는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사스포칼립스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와 'Apocalypse(대재앙)'의 합성어로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가 범용 AI의 발전으로 존재 가치를 잃게 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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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성형 AI모델 개발기업 엔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 서비스 발표는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라는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사스포칼립스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와 'Apocalypse(대재앙)'의 합성어로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가 범용 AI의 발전으로 존재 가치를 잃게 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그동안 리걸테크(Legal-tech)라는 이름으로 제공되던 계약서 분석 및 관리, 법률 리서치 등의 특화된 서비스는 독립적인 전문 영역이 아닌 클로드 코워크와 같은 범용 AI를 통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 영역 안으로 편입되고 있습니다. 이는 법률 서비스 제공을 통한 수익 창출 구조 중 하나인 빌러블 아워(Billable Hour) 모델에도 균열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상당수의 인력과 법률 서비스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동원하여 이루어지던 방대한 규모의 자료 검토와 법률 리서치 업무는 범용 AI를 통해 짧은 시간 안에 처리될 것이므로, 투입 인력의 규모와 그 투입 시간을 기준으로 한 보수 산정은 더욱 설득력을 가져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전문적인 지식과 노동력이 중심이 된 법률 시장의 시대는 저물고 있는 듯 보입니다.
전통적으로 법조인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이미 갖춰진 법률 지식, 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능력 또는 이를 끊임없이 제공할 수 있는 체력이었다면, 향후 이는 현존하는 정보를 AI와 협업하여 효율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통해 차별화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전략적 설계 능력으로 옮겨가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인간 대신 소프트웨어를 움직일 수 있는 뛰어난 범용 AI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디지털화 될 수 없는 법조인만의 고유한 가치의 영역이 존재합니다. 정서적 교감과 인간적 유대를 통하여 장기간 쌓아온 관계와 신뢰,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미묘하고도 복잡한 이해관계를 통찰하는 능력, 합리적이지 않을지라도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고차원적인 협상 전략, 반드시 지켜야 할 구체적 타당성을 외면하지 않는 윤리적 결단 등이 그것입니다.
사스포칼립스는 기존의 특화된 소프트웨어 또는 노동력의 필요성이 상실되는 위기가 될 수 있겠지만, AI로 대체될 수 없는 인간만의 전문성이 무엇인지에 관한 깊은 고민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미소 판사(부산지법 동부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