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홀인원’, 벌금 150만원으로 돌아왔다 [거짓을 청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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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기대도 안 했다.
골프를 친지 10년이 넘었지만 홀인원을 하리라곤 생각조차 못 했다.
추가적으로 홀인원 축하 비용과 전혀 관련이 없는 곳에서도 260만원 이상을 썼다.
해당 설계사는 보험사에 이들 영수증을 첨부해 보험금을 청구했고 실제 비용이 인정된 300만원이 A씨 계좌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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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동반자 카드로 긁은 영수증 제출해
홀인원과 무관한 비용도..그러나 300만원 타내
최종 선고는 사건 발생부터 7년 뒤..벌금 150만원

A씨와 그 동료들의 눈은 모두 공의 궤적을 따라갔다. 이내 그린 위에 떨어진 공은 또르르 굴러 목표 지점에서 돌연 자취를 감췄다. 한 번에 ‘홀인’에 성공한 것이다. 그는 난생 처음 퍼터를 들 필요가 없다는 사실에 감격했고, 동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여기서 기분 좋게 ‘한턱’ 쏘고 끝냈으면 비극은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그는 욕심을 부렸다. 3년 전 들어놓은 ‘홀인원 보험’을 쓰겠다고 마음먹었다. 지금까지 낸 보험료가 아까워 다시 오지 않을 지금 같은 순간에 타내야한다는 게 A씨 생각이었다.
홀인원 보험은 골프보험에 포함된 홀인원·알바트로스(규정 타수보다 3타 적은 점수) 특약을 뜻한다. 골프보험에는 이외 골프 중 상해를 입거나 인근 기물이나 건물 등을 파손했을 때 배상받을 수 있는 규정도 포함돼있다.
일반적으로 홀인원을 해낸 사람이 같이 골프를 친 동반자들에게 회식, 라운드, 기념품 비용 등을 지불해야 할 때 골프보험이 있다면 실손 처리가 가능하다. 이때 약관에서 지출 항목으로 한정한 용도로 지출해야 하고, 손실 비용에 대한 영수증 등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문제는 A씨가 자신이 아닌 타인 명의 신용카드로 이 모든 비용을 결제했다는 점이다. 작게는 3만원부터 많게는 150만원까지 6번에 걸쳐 카드를 긁었다. 추가적으로 홀인원 축하 비용과 전혀 관련이 없는 곳에서도 260만원 이상을 썼다.
이후 보험설계사를 만나 해당 영수증들을 모두 건네고 처리를 부탁했다. 해당 설계사는 보험사에 이들 영수증을 첨부해 보험금을 청구했고 실제 비용이 인정된 300만원이 A씨 계좌로 들어왔다.
하지만 뒤늦게 이를 이상하게 여긴 보험사가 수사를 의뢰했고, 이 모든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기소됐고, 1심 선고는 사건이 발생한 지 7년 만에 났다. 결과는 벌금 150만원이었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실제 홀인원을 한 점 △홀인원 관련 비용을 지출하고 영수증을 첨부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규정과 절차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측면이 있어 미필적 고의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다만 △범행의 죄책이 가볍지 않은 점 △(보험사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을 고려한다고 하면서도 “A씨 나이,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종합해 보면 약식명령에서 정한 형(벌금 300만원)을 다소 감액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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