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경기도인데"...성남은 62% vs 양평은 30%, 재정 가른 '규제의 덫' [경기지역 재정 성적표⑦]

이호준 기자 2026. 3. 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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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양평·여주, 중첩규제 속 정체...이천, 기업 세원 따라 변동성 존재
성남, 첨단산업 기반 세워 ‘선방’...경기동부 5개 지자체 분석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경기일보 AI 뉴스 이미지


경기 동부권의 키워드는 ‘도농복합’이다. 일부 지역은 강원, 충북과 맞닿아 있지만, 행정구역상 수도권에 속한다는 이유로 강한 규제를 동시에 적용받는다. 특정 지역에서는 개발이 진행되지만 또다른 지역은 ‘경기도’라는 이유만으로 개발이 제한되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경기알파팀은 ‘권역별 분석’의 마지막으로 경기 동부권을 짚는다. 동부권은 성남시, 광주시, 이천시, 양평군, 여주시 등 5개 지자체로 묶었다.

동부권 전체에 공통적으로 작용한 변수는 중첩 규제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비롯해 상수원보호구역, 수변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이 겹치며 공장과 기업 입지가 제한됐고 이는 지방세 확충 여력을 구조적으로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같은 제약 속에서도 도시의 성격과 세원 구조에 따라 재정지표의 궤적은 크게 갈렸다.

성남시는 1998년 재정자립도 90.5%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장기 하락 흐름에 들어섰지만 지난해 기준 62%로 여전히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벤처 산업 성장기에는 재정자주도 역시 2005년 89.4%까지 치솟았다. 이후 복지·국도비 보조사업 확대와 이전재원 증가가 겹치며 자립도와 자주도 모두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광주시는 2000년대 중반 한때 재정자립도 60%대를 회복했지만 이후 부동산 경기 둔화와 국·도비 보조금 확대가 맞물리며 하락 국면으로 전환됐다. 이천시는 2010년 전후 일시적인 반등이 있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업 세원에 따른 변동성이 존재하는 구조가 굳어졌다.

양평군과 여주시는 대체로 재정자립도 30% 안팎의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양평군은 상수원과 환경 규제가 집중된 대표적인 지역으로 자체 세입 확충이 구조적으로 제한되면서 재정자주도는 비교적 높고 재정자립도는 낮은 전형적인 농촌형 재정 구조가 반복됐다.

소순창 전 경기도지방시대위원장은 “경기 동부는 수도권 규제라는 조건을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핵심 과제”라며 “외형적 성장에 매달리기보다 지역 여건에 맞는 산업을 유치·정착시켜 지속가능한 도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동부 재정자립도(개편 전) 추이를 정리한 그래프. 유동수화백

첨단산업 도시 vs 중첩규제 농촌… ‘부익부 빈익빈’
수도권 핵심 산업도시부터 규제 중첩 농촌지역까지, 경기 동부권은 도시 구조와 세원 조건의 차이가 재정자립도의 격차로 고스란히 드러나는 권역이다.

성남시 재정자립도 추이를 정리한 그래프. 유동수화백

■ 성남시
성남시는 동부권 5개 지자체 가운데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 모두에서 장기간 최상위권을 유지해 온 도시다. 분당 1기 신도시를 기반으로 한 고소득 주거 구조에 중원·상대원 산업단지, 판교 테크노밸리로 이어지는 첨단산업 집적이 결합되며 안정적인 세원 구조를 형성해 왔다.

재정자립도는 1998년 90.5%로 정점을 기록했다. 분당 입주 이후 인구·주택·상권이 안정되고 소비·고용 기반이 확대되며 자체 세입 비중이 크게 높아진 시기이다. 이후 2001년에는 83.9%에서 72.9%로 1년 만에 11.0%포인트 하락했는데 취득·등록세 등의 세입 비중이 높은 성남의 재정 구조상 경기 변동과 세입 구조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000년대 후반 이후 자립도는 60%대 중후반에서 완만한 하락과 횡보를 반복했다. 2010년 모라토리엄 선언과 이후 긴축 재정에도 불구하고 지표는 급락하지 않았고 2014년까지 점진적 하강 흐름을 유지했다. 최저점은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2021년(61.6%)이다.

최근에도 소폭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2025년 재정자립도 62.0%, 재정자주도는 69.0%로 낮아졌다. 다만 이는 자체 수입 감소보다는 조정교부금·국도비 보조금 등 이전재원이 빠르게 늘며 전체 예산에서 자체 수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결과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광주시 재정자립도 추이를 정리한 그래프. 유동수화백


■ 광주시
서울 동남부에 위치한 광주시는 서울과 인접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정비계획구역과 팔당호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 1권역, 자연보전권역 등이 중첩돼 적용되는 대표적인 성장 제약 지역이다. 이로 인해 공장 신증설과 기업 입지가 제한되며 산업 기반 확충에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태전·경안·송정 일대를 중심으로 주거지 개발이 이어지며 인구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대규모 법인 중심 산업 기반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 세원 구조는 주거·부동산 중심으로 굳어졌다. 그 결과 취득세·지방소득세 등 경기와 부동산 흐름에 민감한 세목 의존도가 높은 세입 구조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구조는 재정 지표에 그대로 반영됐다. 재정자립도는 2006년 60.8%로 일시 반등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전환돼 2010년대 중반 50% 안팎, 2020년대에는 4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인구 증가에도 자체 세입 기반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한 결과다. 광주시는 국세 연동 세목의 변동성과 체납 증가, 부동산 경기 둔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재정자주도 역시 2000년대 중반 이후 이전재원(국·도비 등 보조금) 의존이 커지며 하락했다. 국·도비 보조금 증가로 예산 규모는 커졌지만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 비중은 줄어들었다. 현재 광주시는 재정점검 강화, 체납 징수 확대, 특교세·공모사업 확보 등을 통해 재정 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천시 재정자립도 추이를 정리한 그래프. 유동수화백


■ 이천시
이천시는 농업과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산업 구조를 갖추고 있으나 법인지방소득세 측면에서는 SK하이닉스 비중이 높은 구조다. 단일 기업의 실적 변화가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이 같은 특성은 SK하이닉스가 2012년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 이후 약 10년간 반도체 산업 성장과 함께 인구와 재정 지표가 동반 상승했다. 인구는 2011년 20만4천명에서 2021년 22만3천명으로 늘었고 재정자립도도 같은 기간 47.9%에서 51.0%로 높아졌다.

재정자립도는 1995년 36.7%에서 출발해 2000년 54.9%까지 상승했으나 2000년대 중반 경기 둔화로 하락세를 겪었다. 이후 반도체 업황 호조와 맞물려 회복하며 2019년에는 56.8%까지 올랐다. 특히 2019년에는 SK하이닉스 법인지방소득세가 3천279억원에 달하며 재정자립도와 자주도가 함께 상승했다.

반면 반도체 경기 침체기에는 세수가 급감했다. 2020~2021년 법인지방소득세 감소로 자립도는 다시 낮아졌고 2023년에는 일시적으로 교부세 산정 방식이 조정되면서 반등을 보였다. 그러나 2024년 세수 급감 이후 2025년 재정자립도는 51.3%로 재차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양평군 재정자립도 추이를 정리한 그래프. 유동수화백


■ 양평군
양평군은 동부권 시·군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축에 속하는 지역이다. 자연보전권역과 상수원보호구역, 특별대책지역,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가 중첩돼 개발 가능 면적이 제한되면서 산업 기반 확충과 기업 유치에 구조적 제약이 이어져 왔다.

재정자립도는 1995년 19.3%로 경기도 31개 시·군 중 가장 낮게 출발한 이후에도 10%대 후반~20%대 초반에 머물렀고 2025년에도 20.7%로 큰 변화가 없었다. 도시 성장과 세원 확충 여력이 제한된 구조가 장기간 고착된 결과다.

양평군은 부동산 경기 둔화 속에 지방세 증가 폭은 크지 않은 반면 복지 분야 국고보조금과 교부세가 늘며 재정 구조가 이전재원 중심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한다. 이로 인해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엇갈리는 해도 반복됐다. 자체 세입 비중은 낮은 반면 교부세·국도비 보조금 규모 변화에 따라 자주도는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거나 등락을 보이는 구조다. 대규모 기반시설 사업이 집중된 시기에는 자립도가 일시적으로 오르기도 했지만 용도가 정해진 재원이 늘며 재정 운용의 자율성은 오히려 제한됐다.

현재 양평군은 체납 관리 강화와 세원 발굴, 사용료·수수료 현실화, 공유재산 활용 등을 통해 자체 세입 기반 확충에 나서는 한편 특교세·특조금 등 외부 재원 확보도 병행하고 있다.

여주시 재정자립도 추이를 정리한 그래프. 유동수화백


■ 여주시
여주시는 동부권 시·군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낮은 수준에서 장기간 정체돼 온 지역이다. 인구 증가가 제한적인 가운데 산업·기업 기반 확충이 쉽지 않은 구조가 이어지며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 모두 이전재원 의존도가 높은 흐름을 보여 왔다.

재정자립도는 1990년대 후반부터 30% 안팎에 머물렀고 2000년대 중반 한때 40% 내외까지 올랐으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후에는 하락과 횡보를 반복하며 2010년대 중반 이후 다시 30%대 초반에 정체돼 있다. 여주시 관계자는 “지방세 규모 변화는 크지 않은 반면 교부세·교부금 등 이전재원이 늘어나 전체 예산이 커지면서 자립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여주시는 자연보전·상수원보호·군사시설보호구역 등이 중첩돼 기업 유치와 공장 설립에 제약이 크다. 이로 인해 공장 설립과 기업체 입지가 제한돼 왔고 기업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됐다.

여주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주 여건 개선과 기업 유치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연계해 반도체 소부장 기업 유치를 목표로 산업단지 조성을 진행 중이다. 가남 신해지구를 시작으로 은봉·건장, 점동 장안·강천 이호 등 단계별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중장기적인 세원 기반 확충을 모색하고 있다. 경기α팀


※ 경기α팀 : 경기알파팀은 그리스 문자의 처음을 나타내는 알파의 뜻처럼 최전방에서 이슈 속에 담긴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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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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