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상업용 SMR 허가… 세계 최고 기술 갖고도 시간 허송한 韓

세계 각국은 이미 차세대 전력원인 SMR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앞다퉈 나서고 있다. 러시아는 2019년 세계 최초로 바다에 띄운 원자로인 ‘아카데믹 로모노소프’ 상업 가동에 들어갔고, 중국도 하이난성의 ‘링룽 1호’가 올해 정식 가동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첨단 기술로 무장한 미국이 SMR 상업화 시계를 앞당기면서 시장 경쟁의 불이 제대로 붙은 것이다. 한발 앞서 상업화에 나선 미국, 중국, 러시아는 자국 내 전력 공급 안정화는 물론이고 10여 년 후 수백조 원대로 성장할 글로벌 SMR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원전 강국’이라는 수식어에 어울리지 않는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2년 세계 첫 표준설계인가까지 받은 한국형 소형원자로 ‘SMART’를 상업화하지 못한 것은 뼈아프다. 국책사업을 통해 세계 최고 기술을 확보해 놓고도, 원전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실증 기회를 날린 것이다. 정부는 SMART를 기반으로 보완 개발한 ‘혁신형 SMR’(i-SMR)의 표준설계인가를 14년이 지난 올해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다시 신청했다. 계획대로라면 설계 인가, 건설, 안전 평가, 시운전 등에 모두 9년이 걸려 상업 가동은 빨라도 2035년에나 가능하다고 한다.
국내에는 AI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대규모 반도체 공장이 속속 지어져 막대한 전력 수요가 예상된다. 지금이라도 SMR 상업화 속도를 높여 주요 전력원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SMR의 경우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기존 규제들 중 불필요한 것들은 과감하게 걷어낼 수도 있다. 부지와 건축물을 나눠 진행하는 인허가 단계를 미국처럼 통합해 기간을 단축시키는 방법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결단이 늦어지면, 나중에는 후회해도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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