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장동혁 함께 발의한 외국인 정치뉴스 댓글 금지법안, 적절한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대표 발의… 위헌적 과잉 규제에 비현실적 내용
박충권·김장겸·나경원·김기현 국힘 의원들도 '댓글 국적 표시제' 반복해 입법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선거기간 중 외국인이 정치 관련 기사나 논설에 댓글을 쓸 수 없게 막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앞서 나경원, 김기현, 박충권, 김장겸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의했던 '댓글 국적 표시제'보다 한발 더 나아간 내용의 법안이다. 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개입 가능성을 우려할 순 있지만 법안이 위헌적 요소가 있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선거기간 외국인 댓글작성 금지 법안까지 발의
지난달 5일 이준석 의원 등 15인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발의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는 '외국인의 정치 관련 정보 게재 제한 등' 조항을 신설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특정 규모 이상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은 선거기간 중 외국인이 정치 기사나 논설에 대한 의견을 게시하지 못하도록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해야 한다. 국내 선거권이 있는 외국인은 제외한다.
개정안은 “최근 해외에서 외국인의 조직적 선거 개입으로 민주적 의사 형성 과정이 왜곡된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방어적 민주주의 차원에서 외국인의 선거 개입에 대한 최소한의 예방적 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개정안에는 개혁신당 소속 의원 3명(이준석·이주영·천하람) 국민의힘 소속 의원 12명(박충권·나경원·고동진·권성동·박준태·김장겸·김기현·박수민·최형두·장동혁·김재섭·서범수)이 이름을 올렸다.
해당 법안은 비현실적일뿐 아니라 헌법을 침해하는 과잉 입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의 댓글 작성을 막는 것 자체가 과잉규제가 소지가 있다. 선거 기간 CNN 등 언론과 레딧과 같은 커뮤니티에서 미국인만 게시물을 쓸 수 있게 하는 규제가 만들어지는 것과 같다. 유튜브 등 플랫폼에서 전세계 이용자가 댓글을 쓸 수 있는 상황에 맞지도 않다.
현실성도 크게 떨어진다. 법을 적용하기 위해선 해외 이용자의 국적을 파악해야 하는데 불가능에 가깝다. 인터넷주소(IP)로 국적을 파악하는 경우 해외 체류 한국인이거나 다른 이용자의 계정을 사용하면 구분할 수 없는 문제가 있고, VPN 등 기술을 활용해 국적 우회도 쉽다. 우회접속 여부를 파악하는 기술은 부정확하다. 2023년 '댓글 국적표기' 법안과 관련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우회접속 여부 판단을 위해선 IP 수집 분석 등 절차가 필요해 막대한 비용이 요구되고, 정확도도 떨어진다”는 의견을 냈다.
김동찬 정책위원장은 6일 미디어오늘에 “해외에서 접속한 경우 (IP는 해외더라도) 한국인일 수 있다. 유권자 권리침해”라며 “선거 공정성 때문에 나온 법안 같은데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도 수단이 위헌적이고 과잉금지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김동찬 위원장은 “해외에선 선거 시기에 규제 시도를 하긴 하는데 국가 안보나 국가적인 차원의 정치공작 선거 개입을 막기 위해 예방적인 차원이다. 이처럼 보편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특정 집단을 '국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일괄적으로 침묵시키는 규제이며, 헌법 제11조의 평등권과 제21조의 표현의 자유를 동시에 침해한다”며 “댓글을 달고 정치적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선거권 행사와는 별개의 표현행위다. 그럼에도 외국인의 정치적 발화를 잠재적 위험으로 전제하고 집단 전체의 발언을 차단하는 방식에 기초하고 있다. 국적을 이유로 한 집단적 배제이며, 헌법이 허용하지 않는 차별적 규제”라고 비판했다.
오픈넷은 이어 “여론조작 문제는 자동화 계정 규제, 허위정보 유포에 대한 사후적 제재, 투명성 강화 조치 등 덜 침해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특정 국적 집단 전체의 발언권을 박탈하는 것은 명백히 과도하며 비례성을 상실한 규제”라고 지적한 뒤 과거 위헌 결정이 내려진 인터넷 실명제와 유사한 위축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현실적인 댓글 국적표기 법안도 반복적으로 발의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온라인 댓글에 국적을 표기하는 법안도 지속적으로 발의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등도 각각 지난 1월 '온라인 댓글 국적 표시제'를 골자로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힘 당론인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 법안은 '이용자의 접속 국가 확인 등' 신설 조항을 통해 특정 규모 이상 플랫폼에 이용자가 정보를 게재 또는 유통하는 경우 해당 이용자의 접속 국가에 대한 정보를 다른 이용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하는 내용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1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외국인의 댓글에 의해 여론이 왜곡되고 있다. 7년 동안 국민의힘을 비난하는 글을 6만5000개 이상 올린 엑스(X) 계정의 접속 위치가 '중국'으로 확인된 사례도 있었다. 국민들은 댓글의 국적 표기에 64%가 찬성하고 있고, 상호주의에 입각해 외국인 투표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69%에 이르고 있다. 분명 국민은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제라도 민심을 따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댓글 작성자의 국적을 의무적으로 표기하자는 주장은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 2024년 10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온라인 댓글 작성자의 국적 등을 의무적으로 표기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앞서 21대 국회 때인 2023년 1월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대동소이한 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서비스하는 댓글에 접속 장소를 기준으로 국적 내지 국가명, 우회 접속 여부를 표시하는 의무를 강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이다.
당시 김기현 의원 법안을 검토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법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표현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고 우회접속 여부 판단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검토보고서는 “작성자의 특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해 자유로운 표현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 국적과 접속지 기준 국가명 사이 불일치로 인해 오히려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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