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하자 모두 박수”…중동에 갇혔던 372명 민항기로 무사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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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착륙했다는 방송이 나오자마자 다들 박수 쳤어요."
6일 밤 8시25분께, 중동에서 엿새간 마음을 졸인 끝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372명의 한국인 승객들은 착륙을 알리는 기내 방송을 듣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거듭된 취소 끝에 간신히 비행기를 예매했지만, 비행기 탑승 뒤에도 귀국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날 운항 재개를 시작으로 중동에 머무는 한국인들의 귀국은 속도가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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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착륙했다는 방송이 나오자마자 다들 박수 쳤어요.”
6일 밤 8시25분께, 중동에서 엿새간 마음을 졸인 끝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372명의 한국인 승객들은 착륙을 알리는 기내 방송을 듣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이들이 탑승한 에미레이트항공 이케이(EK)322편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뒤 처음으로 운항을 재개한 두바이발 직항편이다. 전날 한국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 당국과 밤늦게까지 협의한 끝에 민항기 운항 재개를 확정했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교민과 여행객들은 40∼50분 전부터 마중 나온 가족들을 껴안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 가족은 서로 얼싸안고 “못 오는 줄 알았다”며 오열했고, 패키지여행을 떠났다가 발이 묶였던 관광객들은 여행사 직원들과 악수하며 “너무 고생하셨다”고 작별 인사를 나눴다.

중동에서 귀국을 기다려온 이들의 기억 속에는 새벽녘 잠을 깨우는 굉음이 생생했다. 가족여행으로 두바이에 머물렀던 박채영(26)씨는 “새벽에 드론 요격으로 파편이 튀는 소리가 팡팡팡 나는 게 무서웠다”며 “유리창도 흔들리고 소리가 엄청 커서 새벽에 놀라서 일어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여행을 갔다 발이 묶였던 정복진(39)씨도 “3월1일에 폭격을 봤다. 새벽에 심할 때는 불안하고 경보도 울렸다”며 “(항공편이) 예약하는 것마다 취소되다가 어젯밤에야 오늘 항공편이 풀렸다”고 말했다.
영공이 폐쇄되고 숙소가 귀해지면서 숙박비는 천정부지로 올랐다. 두바이에서 돌아오는 두 딸을 기다리던 김광호(51)씨는 “(두 딸이) 첫날은 항공사에서 호텔을 잡아놨는데, 하루 지났더니 (호텔 쪽에서) 나가라고 했다고 하더라”라며 “가격이 치솟았지만 일단 (다른 숙소를) 일주일치를 끊어놓고 지냈다”고 말했다.
거듭된 취소 끝에 간신히 비행기를 예매했지만, 비행기 탑승 뒤에도 귀국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초 인천 직항편은 현지시각 새벽 3시30분께 출발할 예정이지만, 현지 사정으로 3시간가량 지연된 끝에 아침 6시가 넘어서야 이륙할 수 있었다. 패키지 여행을 갔다가 돌아온 곽명선(69)씨는 “오늘 비행기가 3시간 늦어졌을 때는 진짜 간이 녹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두바이에 직장을 둔 교민들은 일단 귀국은 했지만 돌아갈 날을 걱정했다. 아랍에미리트 교민 박아무개씨는 “위에서 (미사일) 오는 걸 폭격해 공중에서 터지는 상황을 봤다”며 “돌아갈 계획은 있는데 돌아가는 날이 걱정된다. 두바이 안에서는 ‘(사태가) 지나갈 것’이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에미레이트 항공사에 근무하는 승무원 딸을 기다리던 신현미(58)씨는 “(딸의) 숙소가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3㎞ 거리여서, 대사관을 드론이 공격한 날 소음과 폭격 소리가 다 들렸다고 했다”며 “원래는 3월13일에 돌아가야 한다. 휴가를 더 길게 쓸 수 있게 해주면 좋은데”라고 걱정했다.
이날 운항 재개를 시작으로 중동에 머무는 한국인들의 귀국은 속도가 날 전망이다. 정부는 7일부터는 아부다비발 여객기 운항을 재개하고, 조만간 대한항공 전세기도 투입한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랍에미리트가 오늘부터 민항기 편을 인천으로 1일 1회 운영하기로 해줬다”라고 밝혔다. 현재 14개 중동 국가에 머무는 한국인은 1만8천여명으로 이중 4900여명이 단기체류자다. 단기체류자 중 3500여명은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에 머물며 귀국 항공편을 기다리는 중이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박찬희 기자 ch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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