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 이대론 매우 위험"…여당 당원들도 조직적 반발
주요 시민사회단체 "검찰청 간판갈이에 불과"
여권 지지층, 김민석에 정청래까지 불신 기류
7개 당원 단체 국회서 기자회견…김용민 주선
"검찰 직접 수사 가능하게 한 독소조항 존재"
공소청법 4조, 형사소송법 196조 등 위험 내포
"총리는 폐기하라…민주 지도부도 수용 안 돼"
당론 채택 방침에도 이성윤 "충분히 검토해야"

이재명 정부가 재입법예고한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을 두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민주당 당원들도 조직적이고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이 싱가포르·필리핀 순방 중이던 지난 3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중수청·공소청법 수정안을 심의, 확정했다. 당초 지난 1월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발표했던 입법예고안에 대해 각계에서 '제2의 중수부 설치법' '검찰 부활 방안'이라며 철회하라는 요구가 빗발치자 다시 내놓은 수정안은 가장 문제가 됐던 중수청 이원화(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체계를 폐기하고 모든 수사 인력을 1~9급 단일 직급 체계의 수사관으로 통일하는 등 나름대로 여러 곳을 보완했다.

특히 법사위 위원장인 추미애 의원과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 등이 정부안의 대폭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의 공소청법 심사를 잠정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내부 이견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더욱이 상당수 민주당 당원들이 '검찰개혁추진단의 배후'로 의심하는 김민석 총리에 대해서는 물론, '미세 조정' 외에는 정부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기로 한 여당의 사령탑인 정청래 대표를 향해서도 불신을 표시하는 등 지지층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하듯 민민운, 민대련, 세종강물, 부산당당, 민경네, 파란고양이, 더민실 등 7개 민주당 당원 단체는 6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공소청법 개정 반대 성명서>를 낭독하고 "검찰로 구성된 검찰개혁 TF가 만든 검찰안을 폐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정부안을 앞장서 비판해온 김용민 의원의 주선으로 진행됐다.
이들 7개 민주당 당원 단체 대표자들은 "국무회의에서 2차 수정안을 통과시키고 현재 법사위에서 법안심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수정된 법안 또한 여전히 검찰의 직접 수사를 가능하게 하고 있고(형사소송법 제196조 1항·2항), 대통령령으로 직접 수사권을 줄 수 있는 독소조항(공소청법 제4조 9항)도 들어가 있다"며 "대통령이 바뀌면 검찰 수사권이 부활되는 매우 위험한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구체적인 내용까지 설명하진 않았지만 '독소조항'이라는 공소청법 제4조는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다음 각 호의 직무를 수행하며, 그에 따른 권한이 있다'면서 공소청 검사의 직무 범위로 1항 '공소 제기 여부 결정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2항 '영장 청구·집행 지휘' 등을 열거한 뒤 8항에서 '제1호부터 제7호까지의 직무와 범죄수익 환수, 국제 형사사법 공조 등 법령에 따른 검사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형사소송법 등에 규정된 사항'이라고 명시하고 마지막 9항에서는 '그 밖에 법령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7개 당원 단체 대표자들은 또 "검찰개혁 TF 구성을 보면 검찰 및 검찰수사관이 모든 주요 자리에 배치돼 있다. 개혁의 대상인 분들이 대거 들어가 있어서 바람직한 검찰개혁 법안이 나오는 데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이번 수정안은 '검찰안'이다. '정부안'으로 포장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민주당 정부에서 검찰개혁 법안 통과 때 '중'을 '등'으로 고친 것이 결국 내란의 씨앗이 되었음을 우리 당원들은 잊지 않고 있다"면서 "검찰개혁 대원칙은 수사와 기소의 완벽한 분리다. 그것이 12·3 내란 때 국회 앞에 달려가고 추운 겨울 길에서 응원봉을 들었던 민주 시민들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대통령은 '검찰개혁 및 보완수사권 관련 당이 숙의하고 정부는 수렴'하라고 지시했다. 민주당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이미 당론으로 정했다. 그런데 왜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3~4월에 보완수사권 관련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국무총리께 촉구한다. 검찰로 구성된 검찰개혁 TF가 만든 검찰안을 폐기하고 검찰개혁 입법은 국회에 맡겨달라.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들은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간곡히 요청드린다. 정부에서 낸 안이라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말라. 법사위에서 수정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받았으니 법사위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수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검찰개혁에 오랜 시간 전력투구해 온 분들의 의견에 부디 귀 기울여 달라. 당정청 협의회 때 당원들의 염원을 꼭 전달해 달라. 당 지도부는 입법부로서의 권한을 포기하지 말라"고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거듭 당부했다.

한편 국회 법사위원이자 민주당 최고위원인 이성윤 의원도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께서 요구하신 검찰개혁의 방향,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에 비춰 공소청 법안의 몇 가지 쟁점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공소청은 이름만 바뀐 제2의 검찰청이어서는 안 된다. 법사위에서 여러 쟁점을 충분히 논의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제시한 6가지 쟁점은 다음과 같다.
① 공소청의 장을 꼭 '검찰총장'이라고 불러야 할까?
공소청은 기존 검찰청과 달리 공소제기와 공소유지 기능을 담당하는 새로운 기관이다. 이런 기관의 장 명칭을 검찰권 남용의 상징인 '검찰총장'으로 유지하면 국민은 검찰이 이름만 바뀌었을 뿐, 사실상 바뀐 게 없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새로운 제도에는 새로운 명칭이 필요하다. '공소청장'으로 하는 것이 검찰개혁의 취지와 상징성에 더 맞다.
② 고등공소청이 꼭 필요할까?
공소청 법안은 공소청을 '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 3단 구조로 설계했다. 이는 기존 '대검찰청-고등검찰청-지방검찰청' 구조와 똑같다. 검찰이 3단 구조였던 이유는 수사 지휘를 하려는 목적이었다.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상명하복식 수사 지휘 구조에서 수사 방향도 정해졌다. 공소청은 수사를 하지 않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기관이다. 고등공소청을 없애고 공소청-지방공소청 2단 구조로 설계하는 것이 적합하다.
③ 공소청 검사가 특별사법경찰관리 수사를 지휘해도 될까?
검사의 수사지휘권은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폐지됐다. 공소청 법안은 공소청 검사가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수사지휘는 할 수 있도록 했다. 공소청은 더 이상 수사기관이 아니다. 경찰과 중수청에 대한 수사지휘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특사경은 지휘할 수 있다는 규정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 원칙에도 어긋난다.
④ 공소청 검사는 여전히 검사징계법으로 징계해야 할까?
검찰청법상 검사는 일반공무원과 달리 검사징계법이라는 특별법에 따라 징계한다. 이마저도 가장 무거운 징계는 '해임'만 가능할 뿐 '파면'은 할 수 없다. 똑같은 공무원인데 검사만 특혜를 줄 필요가 있을까? 공소청 법안은 공소청 검사도 '파면'이 가능하게 했지만, 여전히 별도의 검사징계법으로 징계하도록 돼 있다. 검사만 별도 법률로 징계토록 하는 방식은 형평에도, 공정에도 맞지 않다.
⑤ 기존 검찰 수사 인력 그대로 공소청 인력으로 남겨둬도 될까?
종래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함께 수행하는 기관이었다면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유지를 하는 기관이다. 기관의 역할이 달라졌다면 사람과 업무체계 역시 바뀌어야 한다. 검찰의 폐습인 검사동일체, 상명하복식 조직문화도 결국 사람이 바뀌어야 없어진다. 신설 공소청 기능에 맞는 전문적인 인력과 업무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⑥ 공소청사건심의위원회가 실질적인 견제 장치가 될 수 있을까?
공소청 법안은 각 고등공소청에 공소청사건심의위원회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기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와 이름만 바뀌었을 뿐 같은 위원회다. 검찰수사심의위는 주요 사건에 대한 구속, 기소 여부 등을 외부 인사들이 논의하려 설치됐지만 취지와 달리 불투명하게 운영됐고, 검사들이 검찰권을 마음껏 휘두르면서도 책임은 회피하기 위한 창구로 악용됐다. 공소청사건심의위가 실효성이 있으려면 투명한 운영과 확실한 견제 기능을 갖춰야 한다.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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