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원이라도 아끼자”… 유가 폭등에 인천 최저가 주유소 ‘인산인해’
경유가 휘발유 추월한 ‘역전 현상’에 생계형 운전자 고통, 안전운임제 사각지대 ‘비명’


6일 오후 3시쯤 방문한 인천 중구 SK에너지(주)직영 남항주유소.
주유소에서 수십미터가량 길게 차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 이날 이곳의 보통휘발유가는 1ℓ당 1725원. ℓ당 평균 휘발유가 1877원을 기록한 인천지역에서 가장 저렴하게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었다.
최근 미국,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유가 상승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국내 유가가 크게 올랐다. 요동치는 기름값에 사람들이 저렴한 주유소로 몰린 것이다.
평소 3명의 직원이 일하는 주유소에는 직원 5명이 바쁘게 뛰어 다녔다. 주유소 관계자는 "회사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곳이라, 다른 주유소들보다 싸다"며 "오늘은 평소보다 2명 더 나왔는데도, 차가 계속 몰려들어 감당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대형화물차들이 특히 줄을 이었다. 화물 트럭, 버스, 선박, 건설 장비, 발전기 등 산업 전반에 쓰이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다.
15t짜리 트레일러(츄렐라)를 운전하는 박모씨는 매달 주유비로만 300만원 정도를 쓴다.
유가가 운송비에 반영되도록 하는 '안전운임제' 적용대상이지만, 이마저도 실시간으로 유가 상황을 반영하진 못하다 보니 항상 기름값 걱정이 크다.
그는 "매년 안전운임위원회 회의해서 운임표를 결정하다 보니 그때그때 기름이 오르고 내리는 건 모두 기사들의 몫"이라며 "당장 내일 기름값이 더 오를 수 있으니, 퇴근길에 1원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아 왔다"고 말했다.
250t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황성국(62)씨는 안전운임제 적용이 안 되는 탓에 유가 상승분을 그대로 떠안고 있다고 토로한다.
그는 "덤프트럭은 안전운임제 적용 대상도 아니다. 우리야말로 오르는 기름값을 그대로 부담해야된다. 운송비가 정말 종잡을 수 없다"며 "예전엔 20km를 가면 20만원은 줬다. 지금은 그 때보다 물가가 올랐는데도, 16만원에 나온다"고 토로했다.
이날 경유 244ℓ를 주유한 황씨의 주유비는 41만원. 황씨는 "이틀 일하면 하루는 공친다고 보면 된다"며 자리를 떴다.
한편 이날 인천의 ℓ당 평균 유가는 휘발유 1877.04원, 경유 1925.27원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인 휘발유 1871.83원, 경유 1887.38원을 웃도는 가격이다.
/글·사진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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