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기쁘고도 슬픈' 재한 이란인 "가족들 무사하길.."

이은진 기자 2026. 3. 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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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밀착카메라는 우리나라에 머물고 있는 이란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하메네이의 죽음으로 오랜 독재가 끝났다며 기뻐하면서도 고국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아 걱정이 크다는데요.

이은진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이란 대사관 앞입니다.

지난 주 사망한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추모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는데요.

하지만 같은 날, 서울의 한 술집에서는 그의 죽음을 축하하는 파티가 열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스라엘! {감사합니다, 이스라엘!}]

이란인 60여 명이 모였습니다.

다들 축배를 들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마흐사 이사리/재한 이란인 : 기쁜 날이었죠. 너무 기쁜 날이었어요.]

자유롭고 싶어 한국에 왔다는 마흐사.

이제야 평생 억압에서 벗어난 기분이라 했습니다.

[마흐사 이사리/재한 이란인 : 오랫동안 엄청 힘든 짐이 있었는데, 그 짐이 지금 살짝 없어지는 느낌…]

한국에 머무는 이란인 단체 대화방에서도 환호가 터졌습니다.

[달랄제드 샤흐르잣/재한 이란인 : 이게 진짜일까? 내가 진짜 이날을 볼까? 말로 표현이 안 돼요. 진짜로 행복했어요.]

이유가 있습니다.

하메네이는 지난 37년 동안 신정 일치 철권통치를 이어왔습니다.

이슬람 교리 가운데에서도 가장 원리주의적인 생활을 국민에게 강요했습니다.

개인의 자유는 없었습니다.

[달랄제드 샤흐르잣/재한 이란인 : 저희 할머니도 미니스커트 입고 다녔거든요. 그런데 하메네이가 와서 종교 국가로 바뀌면서 우리가 히잡을 쓰게 됐고 사람들 앞에서 대도로에서 매달려요, 목이.]

올해 반정부 시위에서도 최소 3만 명 넘게 숨졌습니다.

[달랄제드 샤흐르잣/재한 이란인 : 이 정부보다 무서운 게 없으니까요. 이 정부가 있으면 지금처럼 3만명이 죽고 초등학생들이 죽고 더 많은 애들이 죽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해방감도 잠시,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금세 표정이 굳습니다.

[달랄제드 샤흐르잣/재한 이란인 : 여보세요? 언니 잘 있어? 괜찮아?]

이란에서 걸려온 친언니 전화입니다.

[달랄제드 샤흐르잣/재한 이란인 : 힘들어, 뿌리째 뽑히는 것보다 더 힘들어. 다들 몸 정말 조심해야 해. 사랑해.]

1분 남짓 이어지다 이내 끊어지는 통화.

[달랄제드 샤흐르잣/재한 이란인 : 아침에 폭발 소리로 깨가지고… 지금은 괜찮은데, 테헤란에 사람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마흐사도 닷새 째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집 근처까지 연기가 피어올랐다는 말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마흐사 이사리/재한 이란인 : {저희 고객의 위치가 확인되지 않아…} 항상 이렇게 나와요. 진짜 2초만 연결이 됐으면 좋겠는데…]

자유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큰 만큼 내 가족이 다칠 수 있다는 두려움도 큽니다.

슬프고도 기쁜 감정은 복잡하고 무겁습니다.

[코메일 소헤일리/이란 출신 영화감독 : 지금 이 순간에도 어린이 181명이 죽었습니다. 모두 열 살도 안 된 아이들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겁니다.]

전쟁이 평화를 가져다 준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코메일 소헤일리/이란 출신 영화감독 : 사담 후세인이 죽었을 때 이라크 사람들도 춤을 추며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라크에서 춤을 출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독재는 멈춰야 하고 자유를 찾아야 합니다.

다만 그 과정이 더 아프지 않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합니다.

[달랄제드 샤흐르잣/재한 이란인 : 이란 사람들이 동시에 행복하면서도 많이 슬퍼요. 내 가족일 수도 있고 누구도 될 수도 있는데, 그걸 피할 수가 없어요.]

조국의 변화를 바라는 기대와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는 두려움.

그 사이에서 이란인들은 오늘도 연락 없는 휴대전화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홍여울 VJ 김동규 작가 강은혜 취재지원 김동환 이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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