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당 담합’ 일부만 심의한 공정위에 법조계 “반쪽짜리 조사 아닌가” 논란

공정거래위원회가 6일 전분당 제조·판매 업체들의 가격 담합 사건에 대해 심의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법조계에선 ‘공정위가 하나의 담합 사건을 여러 개로 쪼개서 처리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서둘러 조사 결과를 내려고 담합 구조 전반에 대한 조사가 미진한 상태에서 일부에 대해서만 심의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이날 공정위는 작년 10월부터 이번 달 초까지 CJ제일제당, 삼양사, 사조CPK, 대상 등 4사의 담합 행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이들 기업이 2018년 5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7년 6개월 간 전분당 판매 가격을 담합해 약 6조2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고 봤다. 전분당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전분으로 만든 물엿, 포도당, 올리고당 등을 지칭하는 감미료로, 생활 물가와 직결된 품목으로 꼽힌다.
이번 담합은 전분당 일반 가격 합의, 대형 실수요처를 대상으로 한 입찰 합의, 옥수수 부산물 관련 가격 합의 총 세 가지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중 공정위는 전분당 일반 가격 담합에 대해서만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담합을 일련의 행위로 보지 않고 분리 심의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사건을 3번에 나눠 조사도 받고 심의절차도 각각 참여해야 하는 건데, 기업 입장에서는 중복 조사로 인해 기업 활동에 지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잘못한 행위에 대한 처분은 받아야 하지만 왜 이런 식으로 절차를 나눴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공정위가 서둘러 성과를 내려고 무리수를 둔 것 같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담합은 대국민 중대범죄”라며 담합 행위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검찰도 전분당 담합 수사에 착수한 만큼 속도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은 전분당 담합 범행 규모가 앞서 수사했던 5조원대 밀가루 담합 사건보다 더 크다고 보고 지난달 말 이들 업체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서고, 공정위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했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일반 판매를 하든 입찰 절차를 거치든 사실상 같은 행위”라며 “검찰과 공정위가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가 되면서 중간에서 기업들만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고 했다.
다만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일반 가격 담합의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빠르게 시정하고자 먼저 처리한 것”이라며 “부산물 담합의 경우엔 행위자 범위도 약간 다르다. 나머지도 신속하게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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