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연쇄살인' 송치 후에도 잇단 '잡음'…유족 "수사 신뢰 흔들"

석지헌 2026. 3. 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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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모텔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 20대 여성 김모씨가 검찰에 넘겨졌지만 수사 기관의 기초 사실관계 파악에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며 유족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6일 경찰이 검찰에 제출한 송치결정서에 따르면 경찰은 피의자 김씨와 세 번째 피해자 박모씨가 "2026년 2월 5일경 처음 만나 알게 된 관계"라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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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기행 속 '방면·오기' 정황 속속
노래주점 신고 당시 수사 대상 인지 못 해
송치서상 '첫 만남' 기록도 오류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서울 강북구 모텔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 20대 여성 김모씨가 검찰에 넘겨졌지만 수사 기관의 기초 사실관계 파악에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며 유족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가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송치서엔 ‘2월 5일’, 기록엔 ‘2월 1일’

6일 경찰이 검찰에 제출한 송치결정서에 따르면 경찰은 피의자 김씨와 세 번째 피해자 박모씨가 “2026년 2월 5일경 처음 만나 알게 된 관계”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피해자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을 확인한 결과 두 사람은 이미 나흘 전인 2월 1일 새벽부터 통화와 문자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 측 대리인 남언호 변호사는 “송치서 내용과 달리 피해자는 5일에 경기도에 머물고 있었다”며 “기초적인 행적 조사조차 미흡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카카오톡 대화가 처음 시작된 시점을 만남 시점으로 오인했다며 검찰에 정정을 요청한 상태다.

송치 이후 드러난 경찰의 초동 대처 과정에서도 아쉬운 대목이 포착됐다. 지난 1월 24일 새벽 김씨가 노래주점에서 다른 남성에게 약물을 먹여 실신시켰을 당시 현장에 경찰이 출동했으나 김씨를 단순 주취 신고자로 보고 그대로 방면했다.

당시 김씨는 이미 첫 번째 범행으로 인해 경찰 수사 대상(피진정인)에 올라있었지만, 현장 출동 인력은 시스템상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결국 김씨는 현장을 떠난 뒤 두 명을 더 살해하고 나서야 체포됐다.

유족 측은 성명을 통해 “경찰은 적어도 2월 초쯤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김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하고 있었음에도 증거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즉시 체포하지 않았다”며 “용의자를 특정하고도 행적을 면밀히 추적·감시하는 기본적인 조치조차 하지 않은 것이 적절한 수사였는지 묻고 싶다”고 규탄했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시스템상 담당 수사관이 아니면 실시간으로 관련 사건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치결정서에는 김씨의 치밀하고도 기이한 범행 수법이 고스란히 담겼다. 김씨는 ‘챗GPT’ 검색을 통해 특정 수면제를 술과 복용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으며 피해자 김 씨에게 사용했던 양보다 약물 함유량을 약 2배가량 증량해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마지막 사망 피해자인 박씨를 살해한 직후에는 피해자 카드로 치킨집 메뉴 22개(약 13만원 상당)를 주문해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는 기행을 보였다. 배달 기사는 당시 김씨의 표정에 대해 “아무 생각 없어 보였고 일반인과 별다를 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씨는 의식을 잃은 피해자에게 “택시 타서 가고 있다”는 허위 메시지를 보내는 등 증거 인멸까지 시도했다.

“살인 사건, 언론 보고 알았다”… 유족 소외 논란

수사 상황을 유족과 공유하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유족 측은 사건이 타살인지 여부나 구체적인 경위를 경찰로부터 정식 통보받지 못하고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남 변호사는 “두 번째 사망 사건 직후 유족이 직접 경찰서에 출석했음에도 사건의 타살 여부조차 안내받지 못했다”며 “사건 경위와 수사 진행 상황을 가장 먼저 통보받아야 할 대상은 피해자 유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 담당자의 문책과 유족에 대한 수사 기관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피의자 김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차례에 걸쳐 남성들에게 약물을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석지헌 (ca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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