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항공편 결항에 공항서 쪽잠…정부, 이번 주말 전세기 급파
항공편 무더기 결항에 교민·관광객 고립…"현지 포격 목격 등 극심한 혼란"
6일부터 UAE발 인천행 민항기 운항 재개 및 특별 전세기 투입
이란 전역 '여행금지' 최고 단계 발령…무단 방문 시 형사 처벌
2020년 코로나19 사태 당시 우한 교민 대규모 철수 작전 연상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현지에 발이 묶인 우리 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정부가 이번 주말 특별 전세기를 긴급 파견한다. 무더기 결항 사태로 공항에서 밤을 지새우는 등 교민과 관광객들의 고립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에 고립됐다가 전날 오후 대만을 경유해 예정보다 사흘 늦게 입국한 패키지 관광객 36명은 현지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들은 주요 관광지인 아부다비 루브르 박물관 앞바다에 미사일이 떨어져 굉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솟구치는 것을 직접 목격하거나, 호텔 방에서 폭발음을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연된 사흘 동안 관광객들은 여행사 안내에 따라 창문에서 떨어진 채 숙소에 고립되어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했으며, 대체 비행기가 언제 뜰지 몰라 공항 바닥에서 쪽잠을 자며 대기하는 등 극도의 불안에 떨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귀국길에 오른 뒤에도 미사일 경로를 피해 우회하는 비행경로를 지켜보며 긴장을 늦추지 못하다 인도 상공을 지날 때쯤에야 비로소 안도감을 느꼈다는 전언이다. 현재 두바이에 머물던 주요 5대 여행사 패키지 관광객 520여 명 중 110여 명은 여전히 귀국 항공편을 구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는 대규모 귀국 지원에 나섰다. 외교부는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이날부터 UAE발 인천행 민항기가 하루 1회 운항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날 UAE 외교당국과 긴급 협의해 민항기 직항 출항을 이끌어냈으며, 이와 별도로 교민 철수를 위한 특별 전세기도 투입한다. 당초 오만 무스카트행을 검토했으나 UAE 측의 전격적인 대한항공 전세기 입항 수용으로 계획이 수정됐다. 정부는 중동에 체류 중인 약 2만 명의 우리 국민 중 귀국 희망자를 파악해 탑승 우선순위를 정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조율하고 있다.
귀국 지원과 함께 이란 전역에 대해서는 최고 단계인 4단계 '여행금지' 경보가 발령됐다. 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법적 조치로, 정부의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없이 이란을 무단으로 방문하거나 체류할 경우 여권법 위반에 따라 징역형이나 벌금형 등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주말 예정된 중동 전세기 긴급 파견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당시 전면 봉쇄된 중국 우한시에 전세기를 띄워 교민들을 안전하게 국내로 이송했던 대규모 철수 작전을 연상케 한다. 시시각각 악화하는 중동 정세 속에서 자국민의 무사 귀환을 최우선으로 둔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