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中 10대 투자자 꼽힌 저우뤄훙] “中 기술 스타트업 저력은 시장 규모…불황 속 더 빛난다”

“중국 창업자는 다른 나라 창업자에 비해 더 많은 고객과 더 폭넓은 응용 시나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기술 상용화 속도를 빠르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른바 ‘딥시크(Deepseek) 쇼크’ 이후 1년. 중국 신생 테크 기업이 인공지능(AI), 전기차, 로봇 등 글로벌 산업의 가장 뜨거운 분야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기술의 빠른 상용화를 이룰 수 있는 거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의 전략산업 육성 및 기술 국산화 기조, 불황기에도 옥석을 가려내는 투자 생태계가 맞물려 작동하면서 성장의 밀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중국 엔젤투자 전문가인 저우뤄훙(周洛宏) 신딩캐피털(新鼎资本) 전략 파트너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중국 창업자의 경쟁 우위로 ‘중국만의 거대한 시장 규모’를 꼽았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서방의 기술 제재와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스타트업이 역설적으로 ‘과거에 없던 성장 기회’를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공급망 의존을 줄이기 위해 중국 정부가 나서서 기술 국산화를 외치면서 자국 기업에 기회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저우 파트너는 “또한 국가가 초기 과학기술 투자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스타트업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저우 파트너는 2009년부터 엔젤투자를 시작한 투자 전문가로, 베이징의 사모펀드(PE) 투자 기관인 톈스바이런후이(天使百人会)를 이끌고 있다. 신딩캐피털에서는 두 개의 엔젤펀드와 하나의 프리IPO 펀드를 운용 중이다. 칭화대, 베이징대, 중국과학원대, 치디즈싱(启迪之星) 등 다수의 대학 및 인큐베이터에서 창업 멘토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중국 10대 투자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가 몸담은 신딩캐피털은 베이징에 기반을 두고 있는 투자사로 닝더스다이(CATL·宁德时代), 샤오펑자동차, 지평선로보틱스(地平线) 등을 발굴했다.

“불황 기회 삼아 역발상 투자”
저우 파트너는 투자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사람’을 내세웠다. 그는 “독보적 기술력을 지닌 똑똑한 사람에 투자하고, 인성이 좋은 사람에게 투자하며, 큰 꿈을 품은 사람에게 투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업자의 끈기와 학습·적응 능력이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닝보의 첨단 코팅 소재 기업 윈투테크(云涂科技)를 예로 들며 “이 기업은 창업자가 시안교통대 재료 실험실에서 5명의 후배와 시작했다. 제품과 사업 모델을 적시에 개선한 결과, 현재 세계 최초의 100t급 완전 건식 자동 일체형 생산 라인을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윈투테크의 빠른 성장에는 제품과 사업 모델을 어떻게, 언제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창업자의 정확한 판단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저우 파트너는 내수 침체, 투자 감소 등 중국의 경기 둔화 국면이 오히려 양질의 스타트업을 발굴할 수 있는 시기라고 평가했다. 불황기일수록 창업자의 역량과 기술 경쟁력이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는 “‘역발상 투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불경기일수록 오히려 좋은 프로젝트를 찾기 쉽다. 시장 환경이 어려울수록 기술력과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우 파트너는 대표 사례로 선전의 3D 비전·센싱 업체 뎬윈테크놀로지(点昀技术)를 들었다. 이 기업은 창업 환경이 녹록지 않았던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확산 시기에 설립됐지만, 현재 저지연 시각 처리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두 차례 투자 유치를 완료했으며, 세 번째 투자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시장은 왕, 고객은 결정권자”
저우 파트너는 중국 스타트업의 가장 든든한 ‘뒷배’로 세계 최대의 시장 규모를 꼽았다. 그러면서 시장과 고객을 존중해야 기업도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전기차의 매립형 차 문손잡이에 대한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은 세계 최초로 전기차의 매립형 차 문손잡이를 금지했다. 저우 파트너는 “중국의 시장 감독 기관은 점점 더 시장과 소비자를 중시하고 있다”며 “시장이 왕이며, 고객이 결정권자다. 고객을 존중하고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기업이 시장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간 혁신 분야 협력 가능성에 대해선 “한국은 중국의 이웃 국가로, 반도체·배터리 등 하드테크 세부 분야에서 양국 모두 강점이 있어 상호 보완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SK하이닉스와 중국 중웨이반도체(AMEC) 간 협력, 아이큐랩(EYEQLab)과 중국 톈위반도체(天域) 간 협력을 사례로 들었다.
저우 파트너는 “양국 정부 모두 혁신과 청년 인재 성장을 중시하고 있다”며 “LG, 삼성, CATL, 비야디(BYD) 등 배터리, 반도체 분야 선도 기업이 신제품 개발이나 엔지니어링 일부 과정을 경진 대회 형식으로 한중 청년 과학자와 창업자에게 개방한다면, 양국 기술의 공동 발전과 산업 협력이 심화하고 전 세계 소비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Plus Point
세계가 놀란 중국 AI ‘딥시크 쇼크’ 이은 ‘시댄스 쇼크’

중국 빅테크의 AI 공세가 거세다.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바이두 등이 고성능이면서도 비용을 낮춘 모델을 잇달아 내놓으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텍스트 기반 거대 언어 모델(LLM)을 넘어 이미지·영상·음원까지 생성하는 멀티모달 영역에서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바이트댄스가 2월 12일 공개한 영상 생성 모델 ‘시댄스(SeeDance) 2.0’은 글로벌 영화 산업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간단한 문장이나 사진 몇 장만 입력하면 15초 안팎의 고품질 영상을 구현하는 이 모델은 사실적인 인물 표현과 역동적인 장면 연출로 주목받았다. 루어리 로빈슨 감독이 이를 활용해 제작한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의 격투 장면 영상은 실제 촬영본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대규모 자본과 긴 제작 기간이 필요했던 영상 콘텐츠 제작 공정이 빠르게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뒤따랐다.
알리바바의 ‘큐원(Qwen) 3.5-플러스’, 즈푸AI(智铺)의 ‘GLM-5’ 역시 에이전트 기능과 비용 효율을 앞세웠다. 지난해 딥시크 쇼크를 일으킨 딥시크도 차세대 모델 ‘V4’ 공개를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고성능·저비용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모델 성능을 과시하는 단계를 넘어, 학습과 추론 비용을 낮춰 상용화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은 중국의 약진을 공개적으로 경계하고 있다. 오픈AI의 최고경영자는 일부 분야에서 중국 기업이 앞섰다고 평가하며 기술 스택 전반에서 발전 속도를 언급했다. 앤트로픽 수장은 중국에 엔비디아의 첨단 칩 수출을 허용하는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중국 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 문제를 우려 대상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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