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 “블루칩 미술품, STO(토큰증권) 타고 ‘내 손안의 우량주’ 된다”

박근태 선임기자 2026. 3. 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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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STO)이 본격 도입되면, 월급쟁이도 미술품 같은 블루칩 자산을 소유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미술품은 주식이 아니지만 자본시장 안에 있고, 우리는 그 연결 지점을 만들고 있다.”

2023년 일본 작가 구사마 야요이의 대표작인 ‘호박’ 시리즈 2001년 작품(캔버스 3호)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투자계약증권의 승인을 국내 최초로 받아내며 국내 미술품 조각 투자를 선도해 온 열매컴퍼니 김재욱 대표는 STO 법제화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미술품 투자는 소수의 고액 자산가만이 누리던 ‘그들만의 리그’였다. 하지만 이제는 단돈 몇만원으로 김환기나 이우환 작품을 내 자산 포트폴리오에 담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지난 1월 국회 본회의에서 STO 관련 법안(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이 통과되면서 미술품 조각 투자 시장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STO는 실물 자산이나 금융자산을 지분으로 쪼개 분산 원장(블록체인)으로 관리하는 증권이다. 미술품 같은 비정형 자산도 유동화하기 쉬워 새로운 투자 르네상스가 예고되고 있다.

열매컴퍼니는 STO 법제화에 맞춰 최근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월 말과 2월 초 구사마 야요이, 아야코 록카쿠 등 유명 일본 작가 작품에 투자하는 각각 10억5000만원과 1억2000만원 상당의 청약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미술품은 위기를 겪는 고액 자산가조차도 마지막에 갖다 팔 정도로 가격이 흔들리지 않고 블루칩 작가 작품의 경우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가치가 상승한다”며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점, 경기 침체에도 강하다는 점이 주식·채권과 투자에서 큰 차별점”이라고 했다. 또 “보유세·취득세가 없고, 부가세 면세, 생존 작가 작품은 양도소득세 비과세라는 점이 장점”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식·채권과 미술 투자의 차별점은.

“미술품은 단순한 투자 자산을 넘어 ‘문화적 소양’을 누리게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리츠나 주식을 샀다고 해서 그것이 개인의 문화적 깊이가 되지는 않지만, 미술품 투자는 작품과 작가에 관해 공부하게 하고, 이는 곧 삶의 풍요로움으로 이어진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블루칩 미술품은 희소가치를 바탕으로 장기적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 단기적인 가격 변동은 있을 수 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상승하는 속성이 있는 견고한 자산이다. 침체기에는 거래 빈도가 줄어들 뿐, 자산 가치 자체는 탄탄하게 유지돼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 역할을 한다.”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 40대 직장인도 많이 투자한다고 들었다.

“그동안 높은 가격 장벽 때문에 포기했던 우량 자산(미술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줬다는 것이 핵심이다. 소유권을 나눠 공동으로 매입함으로써 대중도 유명 작가 작품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우리 플랫폼의 경우 20대부터 60대까지 투자자층이 고른데, 특히 40대 이상은 자녀와 소통하는 창구로 활용한다. MZ 세대는 자기 가치관을 투영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신선한 투자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STO 법제화의 의미는.

“투자계약증권을 증권사를 통해 유통할 길이 열렸다. 투자계약증권은 장외에서 일대일로 이전하는 등 환금성에 제약이 있었으나, 내년쯤 실시간 거래소가 생기면 환금성과 유동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우리는 꾸준히 증권을 발행하며 체력을 기르고, 거래소가 생기는 시점에 맞춰 안정적으로 상장해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되도록 하는 게 목표다.”

미술품도 주식처럼 유동성을 갖추게 될까.

“그렇다고 본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존의 중앙 집중형 방식보다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소유권을 증명한다. STO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 증권에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적 옷을 입힌 것이다. 이를 통해 발행과 유통의 비용을 낮추고 실시간 거래 환경을 구축한다면, 미술품도 주식에 버금가는 유동성 높은 자산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종목(작품)을 잘 발굴해야 할 것 같다.

“작품 발굴은 사내 미술 전문가들과 함께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하고 있다. 미술품 경매 기록을 바탕으로 작가의 시장 지위와 가격 추이를 자세히 살핀다. 단순히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사례처럼 작품 임대 등을 통한 추가 수익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국내 임대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 현재는 적절한 시점에 경매 등을 통해 매각 차익을 실현하는 데 집중하며 빠른 자산 회수를 도모하고 있다.”

미술품 STO를 발행하는 플랫폼의 신뢰도를 측정하는 기준은 무엇이 돼야 할까.

“중요한 것은 ‘실물 자산의 안전한 확보’와 ‘공모 리스크 관리’다. 열매컴퍼니는 투자자 모집 전 회사가 자금을 들여 작품을 ‘선구매’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규제 당국의 권고 사항이기도 하며, 공모 실패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또한, 검증된 블루칩 작가의 작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소싱하고 관리하느냐가 플랫폼 신뢰의 핵심 지표다.”

미술품 외에 향후 STO로 발행하기에 유망하다고 보는 자산은.

“부동산이나 음원 저작권 등 비금전 신탁 수익증권 기반 자산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우리는 미술품이라는 실물 자산에서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향후 제도적 기반이 더 공고해진다면 희소가치가 분명한 다른 대체 자산으로 확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국내 STO 시장의 유통 인프라를 담당할 조각 투자 장외거래소 운영 사업자의 윤곽이 드러났다. 금융위원회(금융위)는 2월 13일 정례 회의를 열고 NXT컨소시엄(대체 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주도)과 KDX(한국거래소 주도) 두 개 사에 대한 예비 인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함께 심사받았던 스타트업 루센트블록은 고배를 마셨다.

금융위 발표에 따르면,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결과, NXT컨소시엄이 75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으며 KDX가 725점으로 뒤를 이었다. 탈락한 루센트블록은 653점에 그쳤다. 금융위는 루센트블록이 자기자본, 사업 계획, 이해 상충 방지 체계 등 핵심 요건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논란이 됐던 NXT컨소시엄의 ‘기술 탈취 의혹’에 대해 금융위는 ‘조건부 승인’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넥스트레이드가 루센트블록의 기밀 자료를 빼돌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향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행정 조사가 개시될 경우 본인가 심사 절차를 즉시 중단한다는 조건이다.

업계는 STO 시장이 이론적 논의를 넘어 실질적인 실행 단계에 진입했다고 반기는 분위기다. 신범준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토큰증권협의회장은 “유통 인프라의 불확실성이 해소돼 대형 금융기관과 우량 자산 보유 기업이 본격적으로 참여할 환경이 갖춰졌다”며 “지금이 글로벌 표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예비 인가를 획득한 NXT컨소시엄 설립준비위원회(준비위)는 즉각 후속 절차에 착수했다. 넥스트레이드, 신한투자증권, 뮤직카우 등이 참여한 준비위는 2026년 4분기 시장 개설을 목표로 법인 설립과 거래 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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