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비행기 소리만 들어도 가슴 쓸어내리는데"…포천 오폭사고 1년, 달라진 건 없었다

중부일보 취재팀이 6일 공군 전투기 오폭사고를 겪은 포천 노곡2리 현장을 1년 만에 찾았다.
오폭 사고 1년이 지난 노곡2리 마을은 조용했다. 그러나 오폭 사고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어 참사 당시 모습을 말해주고 있다.

승진성당 건너편 가옥은 포탄으로 완전 소실돼 새롭게 신축해야 하지만, 보상비가 턱없이 부족해 아직 준공을 못하고 있다. 집주인 정명안씨는 "공사비에 60% 수준의 보상비가 나와 항의했더니 지은지 5년 주택을 노후화됐다며 삭감됐다는 소리를 듣고 어이가 없었다"며 "살림살이도 다 파손됐는데 50%만 나오고 생활지원비도 1년 동안 인당 400만원씩 두 식구 800만원이 전부이고, 아직도 공황장애로 치료받고 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사고는 2025년 3월 6일 오전 9시58분께 조용했던 시골 마을에 대량의 폭탄이 투하되면서 시작됐다. 순식간에 한 마을은 쑥대밭이 됐고 마을을 지나가던 포터 트럭은 한 민가로 곤두박질쳤다.
주민들은 접경지역이라 전쟁이 발발한 줄 알았다. 그러나 공군 전투기의 오폭사고였다.
인근 승진훈련장에서 폭탄 투하 훈련을 진행하던 공군 제38전투비행전대 소속 KF-16전투기 두 대가 MK82 항공폭탄 8발을 확인 절차 없이 이동면 노곡리 일대에 투하한 것이다.
이 사고로 민간인 15명, 군무원을 포함한 군인 14명 등 총 29명이 다쳤다. 또 종교시설 1곳, 민가 7곳, 차량 2대(포터. 승용차)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목숨을 잃은 사람은 없었다.

국내에서 처음있는 사상 초유의 대형 오폭사고로 그동안 관광 포천을 부르지으며 쌓아왔던 이미지는 순식간 추락됐다. 캠핑장 예약과 패션 예약은 줄줄이 취소되고, 포천을 찾던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뚝 떨어졌다.
당시 국방부는 포천지역 공군 전투기 오폭사고와 관련해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을 본부장으로 '국방부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으신 지역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모든 역량을 집중해 피해복구 및 배상 등을 조속히 해결해 일상을 회복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주민들의 정신치료 요구에도 무관심했다. 당초 보상 약속은 시간이 가면서 달라진 것이다. 사실 포천시와 주민들을 이런 엄청난 일을 겪고도 비교적 조용했다.
국방부의 약속을 믿고 기다렸는데 돌아온 것은 원론적인 법 이야기뿐이었다. 특히, 포천시에 대한 보상은 찾아보기 어렵다. 시는 군의 유휴지 사용도, 6군단 내 시유지 반환도 버겹게 진행되고 있다.
한 지역 정치인은 "사격장 등 군 관련 피해를 70년 넘게 겪어온 시민들은 설마 이렇게까지 홀대받으리라고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시민들이 정부나 국방부를 상대로 대규모 집회나 강경 투쟁에 나섰다면 이렇게 소홀하게 했겠느냐"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국방부가 잠잠히 있는 시민들을 무시하지 말고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포천시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태일 사격장 대책위원장도 "공군 오폭 사고는 희생만 강요당하던 포천시에 씻을 수 없는 없는 아픔을 남겼음에도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후 조치는 언제 그랬냐는 듯 미흡하기 그지 없고, 국방부나 군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면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것처럼 말하지만, 아직까지 실제 이루어진 일은 거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백영현 포천시장은 "1년 전 평화롭던 우리 포천에서 발생한 오폭 사고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시민들의 일상을 무너뜨린 참상이었다. 그날 현장에서 느꼈던 참담함과 공포에 질린 주민들의 눈빛은 저에게도 아직까지 씻을 수 없는 아픔으로 남아 있으며, 지금도 비행기 소리만 들어도 가슴을 쓸어내리는 주민들을 뵐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소회를 밝히면서 "국방부의 보상은 시민들의 눈높이에 턱없이 부족하며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수준으로 사고 직후 이뤄진 응급 복구와 지원은 국가적 재난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였을 뿐,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백 시장은 이어 "포천시는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라는 원칙을 명확히 세우고, 시민의 소중한 자산인 옛 6군단 부지는 시유지 반환과 폐쇄된 군 유휴부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국방부에 강력하게 건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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