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영-3정후’가 이끄는 WBC 타선… 이유가 나왔다, 장고 끝 찾은 최적의 조합

심진용 기자 2026. 3. 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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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김도영(왼쪽)과 이정후가 지난 3일 일본 오사카에서 오릭스와 연습경기에서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지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이 5일 내놓은 체코전 선발 라인업은 3일 오릭스 연습경기 라인업과 다르지 않았다. 2일 한신과 연습경기와 비교해도 안현민과 셰이 위트컴의 자리를 맞바꾼 것 외에 동일했다. WBC 남은 경기도 상대 선발 투수와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른 미세 조정 가능성은 있겠지만, 큰 틀에서는 체코전 라인업이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계속된 고민과 실험을 통해 찾은 마지막 해답이 5일 체코전 라인업이다.

류 감독은 5일 체코전 라인업을 1번 김도영, 2번 저마이 존스, 3번 이정후, 4번 안현민, 5번 문보경, 6번 셰이 위트컴, 7번 김혜성, 8번 박동원, 9번 김주원 순으로 짰다.

키 포인트는 1번 김도영과 3번 이정후다. 김도영, 이정후 둘 중 누가 1번을 맡고, 누가 3번을 맡아도 이상하지 않다. 둘 다 어디서든 활약할 수 있는 호타준족이다. 이정후가 WBC 대표팀에서 가장 이름난 현역 메이저리거라면 김도영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다.

그래서 류 감독은 둘을 어떻게 배치할지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5일 체코전을 앞두고 류 감독은 “가장 고민했던 게 1, 3번을 어떻게 하느냐는 점이었다. 이정후냐 김도영이냐, 김도영이냐 이정후냐를 놓고 여러 의견을 나눴다”고 했다.

결국 류 감독은 1번 김도영, 3번 이정후 배치를 택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일단 이정후가 좌타자라는 것, 그리고 다른 팀들이 가장 경계하는 타자가 이정후라는 것이었다.

류 감독은 “이정후는 상대가 가장 경계하는 타자일 거다. 그런 점에서 이정후의 앞뒤로 강한 우타자들을 배치하면 훨씬 더 조화로운 타선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한신, 오릭스와) 연습경기에서도 실제로 좋은 결과를 냈다”고 했다. 류 감독은 이어 “대만전은 일단 우완이 선발로 나올 거라는 예상이 많다. 각 팀에 굉장히 좋은 좌완 투수들도 많다”면서 “라인업에 좌타자가 중간중간 섞여 있을 때 보다 조화로운 타선이 될 거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타선의 핵인 이정후를 3번에 놓고 김도영, 존스, 안현민 등 팀 내 가장 강한 우타자들을 감싸듯이 배치한 라인업이 완성됐다. 이정후가 1번으로 기용했다면 그 뒤로 우타자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타순이 불가피했겠지만, 이정후가 3번에 배치되면서 좌타와 우타가 교차하며 나오는 지그재그 타선 또한 만들 수 있었다.

말하자면 강력한 우타자들이 좌타자 이정후를 앞뒤에서 보호하는 동시에, 우타 일색이 될 수 있는 상위 타순에서 좌타자 이정후가 ‘킥’ 역할을 할 수 있는 타순인 셈이다.

타자들의 활약에 기대가 모이는 이번 WBC다. 류 감독은 타선의 파괴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타순을 짜는 데 공을 많이 들였다. 오키나와에서 국내 팀들과 연습경기를 하는 동안 ‘2번 안현민’을 밀어붙였다. ‘강한 2번’의 기조 아래 지난시즌 KBO리그에서 조정득점창출능력(wRC+) 172.5로 가장 높았던 안현민을 택했다.

해외파 합류 후 존스를 2번에 넣은 것도 같은 이유다. 류 감독은 ‘2번 존스’를 설명하면서 “존스는 MLB 기준으로 봐도 굉장히 높은 wRC+ 수치를 기록한 선수다. 특히 좌투수 상대 수치는 더 높다. 2번에 존스가 들어가면 상대에게 상당한 위협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존스는 지난 시즌 wRC+ 159를 기록했다. 타석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리그 평균 타자들과 비교해 1.59배 타격 생산성을 올렸다는 뜻이다.

도쿄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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