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시대 열렸다…‘AI 전력난’ 구원투수
2030년 실증로 가동 목표로 개발 추진
SK·HD현대·두산 등 테라파워 협력관계
AI 발전원 주목…2040년 632조원 성장
국내 기업들 SMR 경쟁력 강화에 속도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주 캐머러시에 구축할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나트륨 조감도. [HD현대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6/ned/20260306113606773bclb.png)

차세대 원자력 발전(원전)으로 주목 받는 소형모듈원전(SMR)의 시대가 본격 도래하고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CR)가 SK 등 국내 기업들이 투자한 미국 SMR 기업 테라파워의 첨단 원전 건설을 승인, SMR 상용화가 더 이상 희망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승인으로 SMR이 ‘전기 먹는 하마’로 평가 받는 AI(인공지능) 인프라의 유용한 발전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찍이 SMR 사업 진출을 준비해 온 SK와 HD현대, 두산은 관련 사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美 최초 SMR 승인=6일 업계에 따르면 테라파워는 최근 미국 NRC로부터 상업용 첨단 원전 건설을 승인받았다. NRC가 신규 상업용 원전 건설을 허가한 건 10년만이다. SMR과 같은 첨단 원전의 건설 승인은 미국 내 처음이다.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차세대 SMR 기업이다.
테라파워는 이번 승인으로 미국 와이오밍주에 세계 최초 상업용 SMR 플랜트 건설에 본격 착수, 2030년 실증로 가동을 목표로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테라파워의 첨단 원전은 액체 나트륨 냉각 기술을 활용해 기존 원전 대비 발전 효율과 안전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끓는 점이 880도에 달하는 액체 나트륨 냉각재는 더 많은 열을 흡수해 발전 출력을 높이고, 사용후 핵연료 발생료도 기존 대비 10% 수준 줄일 수 있다.
테라파워의 SMR 기술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해 전력 수요에 따라 발전량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 이에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와 보완적 시너지가 크다는 점에서 타 SMR 기술과 차별화를 지녔다.
▶SK 등 국내기업 반사이익 전망=우선 테라파워가 플랜트 건설에 들어가면 SK의 수혜가 예상된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공동으로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3700억원)를 투자해 2대 주주로 등극, 테라파워 기술 상용화 등에서 협력을 이어갔다.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4세대 SMR 실증과 상업용 원자로 개발 등에 협력해 왔다.
HD현대와 두산에너빌리티에게도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는 2022년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440억원) 투자를 단행했고, 2024년에는 원통형 원자로 용기 제작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엔비디아 자회사 엔벤처스, 빌 게이츠 창업자와 함께 6억5000만달러(약 9600억원) 규모의 기금 모금에 동참했다. 해당 기금은 테라파워의 해외 시설 투자 등에 쓰일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4년 말 테라파워와 SMR 주기기 제작성 검토 등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이후 원자로 보호용기와 원자로 지지구조물 등 주기기 3종에 대한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AI 시대 전력난 해갈 기대=테라파워의 첨단 원전 건설 승인을 기점으로 글로벌 SMR 시장이 본격 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AI 성장을 지원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등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데, 정작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는 부족하다.
특히 글로벌 주요 데이터센터가 밀집된 미국은 전력 인프라 노후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 전력망 70% 이상이 연식 30년을 넘었다. 이로 인해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2028년 미국에서 44GW(기가와트)의 전력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44GW는 원자력 발전소 44기의 전력 생산량이다. 골드만삭스 역시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제한된 전력 용량이 미국 내 데이터센터 확충의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지적했다.
SMR은 AI 시대 전력난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발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들과 달리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고, 탄소 배출량도 적다. 기존 대형 원전 대비 크기가 10분의 1에 불과해 설치가 쉽고 경제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은 글로벌 SMR 시장 규모가 2040년까지 63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기업 레이스 본격화=SK와 HD현대, 두산은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SMR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한국수력원자력과 손잡고 국내외 데이터센터 등 산업 현장에 SMR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최종현학술원 주최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 2026’에서 AI 산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에너지 확보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SK는 AI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함께 짓는 새로운 설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HD현대는 정기선 회장 주도로 테라파워와의 SMR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현장에서 빌 게이츠 창업자와 회동했다. 지난해 8월 서울에서 SMR 상업화 진행 상황을 논의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정 회장과 빌 게이츠 창업자는 이번 만남에서 SMR을 비롯한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또 다른 SMR 기업인 엑스 에너지가 발주한 SMR 16기 주기기와 핵심 소재를 시작으로, 뉴스케일파워가 위탁한 초도 물량 등을 올해 하반기부터 제작할 예정이다. 창원 사업장에는 세계 최초의 SMR 전용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완공 목표 시기는 2028년이다. 전용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현재 연 12기 수준의 SMR 생산능력은 20기 이상으로 대폭 늘어난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SMR 전용 공장을 통해 전 세계 개발사들의 각기 다른 설계와 요구 규격에 만족하는 ‘고객 맞춤형 최적화 생산 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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