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연봉협상 들어가자” 이것이 레전드 봉중근 효과인가… 야구는 투수가 공을 던져야 시작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 퓨처스팀(2군)은 올 시즌 투수 운영을 조금은 더 체계적으로 정형화해서 가져갈 예정이다. 조를 두 개로 나눌 예정이다. 이를 테면 오늘 경기는 A조 투수들이 나가면, 내일은 B조 투수들이 나가는 식이다.
2군 투수 운영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어린 선수들에게 체계적으로 기회도 줘야 하지만, 1군에서 바로 부를 수 있는 베테랑 선수들도 예열이 되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아파서, 혹은 컨디션이 좋지 못해 당일 던지지 못하는 선수들이 꽤 많다. 그러다 보니 작년에는 불펜 운영이 다소간 혼란스러웠다는 게 SSG 퓨처스팀의 반성이다. 올해는 더 체계적으로 운영을 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아무리 계획을 잘해도 쉽지 않은 경기가 있다. 2군 선수들은 1군 선수들에 비해 아무래도 완성도가 떨어진다. 2이닝 40구 정도를 기준으로 등판 예정이 잡혀 있는데, 갑자기 제구가 흔들려 1이닝 만에 40구를 던져버리는 일이 종종 생긴다. 선발이 책임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른바 ‘펑크’고, 쉬고 있던 투수들이 급히 대기해야 하는 일도 생긴다.
경기 운영, 팀 운영을 다 떠나 선수의 성장을 위해서는 결국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산다. 타자가 공을 치기 이전에, 투수가 공을 던져야 경기가 시작된다. 투수도 공격성이 있어야 한다. 한국 야구의 레전드 출신으로 올해부터 SSG 퓨처스팀 투수 코치를 맡은 봉중근 코치의 ‘제1의 철학’도 바로 그것이다. 봉 코치는 지난 미야자키 퓨처스팀 스프링캠프 당시부터 선수들에게 빠른 승부를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결과가 좋았다고 하더라도 2S 이후 질질 끄는 상황에 대해서는 반드시 지적하고 넘어간다. 다만 봉 코치는 선수들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봉 코치는 “코치들이 흔히 ‘가운데 던져’라고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그러다 안타를 맞으면 점수를 줄 수도 있고, 그렇다면 연봉 고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봉 코치도 그런 시절이 있었고 그런 생각을 했기에 헤아릴 수 있는 마음이다.
그래서 “연봉 협상에 같이 들어가 주겠다”고 공언까지 했다. 봉 코치는 “혹시라도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그 게임 기록지를 가지고 ‘내가 이 순간에는 코치가 이렇게 던지라고 해서 그렇게 던졌다’고 대변해주겠다고 했다. 연봉 협상을 같이 하자고까지 이야기했다”라고 웃었다. 이는 봉 코치뿐만 아니라 SSG 퓨처스팀의 육성 철학이기도 하다. 그런 분위기를 캠프 때부터 느끼기 시작하니 선수들이 믿음을 가지고 조금씩 따르더라는 것이 봉 코치의 설명이다.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밟아본 봉 코치는 “2S를 잡더라도 삼진을 잡을 생각을 하지 말고 오히려 치게끔 그냥 던져야 한다. 물론 안타를 맞을 수는 있지만, 볼보다는 결과를 봐야 한다. 내 경험상 그렇게 결과를 남긴 사람들의 성과가 더 좋았다”고 강조한다. 어차피 1군에 가면 2군보다 더 좋은 타자들과 싸워야 한다. 유인구로 삼진을 잡기가 쉽지 않다. 결과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달을 수 있고, 경기 운영도 빠르게 가져갈 수 있다. 2군에서 이닝당 20개의 공을 던지는 선수를 쓸 1군 감독은 없다.

캠프 때부터 강조한 사안은 연습경기에서 점차 성과로 드러나고 있다. 미야자키 캠프 종료 후 남부 지방으로 이동해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는 SSG 퓨처스팀은 계속 승전보를 전하는 중이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투수들의 볼넷이 확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 2월 27일에는 지난해 퓨처스리그 최강자인 KT 2군을 상대로 3-0 승리를 거뒀다. 백승건 이주형 한두솔 신상연 이준기가 이어 던지며 볼넷을 하나밖에 내주지 않았다.
5일 고양 히어로즈(키움 2군)과 경기에서도 4-1로 이겼는데 백승건 이준기 한두솔 이주형이 이어 던지면서 4사구가 하나도 없었다. 이날 투수진은 아예 명확한 미션을 가지고 들어갔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체크하고, 초구 볼 이후에도 2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지면 유리한 승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선수들에게 인지시키기 위해 1B-1S 상황에서의 승부 결과를 따로 정리했다.
실제 백승건은 1B-1S 상황에서 83%를 아웃으로 처리했고, 한두솔의 이 비중은 100%였다. 선수들이 초구와 2구, 그리고 공격적인 승부의 중요성을 실감한 것이다. 백승건은 3이닝 45구, 이준기는 2이닝 15구, 한두솔은 2이닝 24구, 이주형은 2이닝 27구로 모두 이닝당 평균 15구 이하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구단 관계자는 “볼넷이 줄어들고 경기 진행이 빨라지다 보니 수비에서도 호수비가 많이 나왔다”고 부수적인 효과까지 짚었다. 작지만 큰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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