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pX File] 넥센그룹, 215억 부실 골프장 10억에 산 이유
Corporation(기업)의 사업·재무·지배 구조를 해부(eXamination)하고, 자본시장 거래(Corporate Action)의 내부 구조를 알려드립(eXposure)니다.


그런데 새로 산 회사를 보면 고개가 갸웃해집니다. 일본 골프장 운영업체 더세인트나인(The Saintnine Co.,Ltd.)을 10억8568만원에 지분 100%를 인수했는데, 이 회사가 215억856만원의 순자산 적자(자본잠식) 상태거든요.

순자산 -215억원 골프장, 10억원에 산 이유
최근 공시한 넥센디앤에스의 2025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일본에서 '세인트나인도쿄' 골프장을 운영하는 더세인트나인의 2025년 재무상황은 좋지 않아 보입니다. △자산총액 1054억6555만원 △부채총액 1269억7411만원 △순자산 -215억856만원(적자) △매출액 96억910만원 △당기순손실 26억2944만원 등입니다.
넥센디앤에스는 부채가 자산보다 215억원이나 많은 회사를 10억원 주고 샀다는 얘기죠.
10억원의 인수가격이 더세인트나인의 100% 지분(Equity) 가격인지, 기업가치(EV) 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넥센디앤에스의 재무제표로만 판단할 때 지분 가격으로 추정할 뿐입니다. 정확한 평가 자료를 공시하지 않아 적정 가격 여부를 섣불리 추정하기 어렵습니다.
보통 골프장 가격은 골프장 법인이 아무리 자본잠식이더라도 토지·골프코스 및 클럽하우스 등 건물이 있어 기업가치나 지분가치와는 다르게 평가하곤 합니다. 장부상 자본잠식이지만 장부가와 시장가의 괴리가 있을 수 있고요. 부채의 경우도 은행 차입금이 아닌 회원권 관련 부채가 과다하게 잡혀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특히 '넥센→(100%)넥센디앤에스→(100%)올리브트리→(100%)더세인트나인'으로 이어지는 소유구조가 '연속된 완전 자회사(100%)'라서 제3자 주주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적정 인수 가격이라는 게 큰 의미가 없습니다. '주인' 입장에서는 왼쪽 주머니에 있는 돈을 오른쪽 주머니로 옮긴 것과 다를 바 없거든요.
넥센디앤에스는 더세인트나인의 차입금 4억7280만엔(한화 약 44억2371만원)에 대해 지급보증도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미 보증을 서주고 있던 회사, 그리고 자본잠식 회사를 아예 자회사로 인수한 이유는 자금 지원 목적이 있어 보입니다. 차라리 10억원 들여 자회사로 두고 직접 구조조정하겠다는 판단이라는 겁니다.
일본 골프장의 '이중고'
기존 일본 종속기업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구조조정 해석은 타당해 보입니다. 더세인트나인의 최대주주였던 올리브트리의 2025년 재무 지표를 보면 당기순손실이 37억6687만원입니다. 이번에 인수한 더세인트나인도 26억원 적자, 기존 올리브트리도 37억원 적자인건데요. 일본 골프장 사업 전체가 적자라는 뜻입니다.
'넥센디앤에스→올리브트리→더세인트나인' 식의 순차적·간접적 자금지원보다 '넥센디앤에스→더세인트나인'의 직접적 자금지원이 훨씬 간명하고 빠른 효과를 내기 때문에 이번 거래를 단행했다는 해석이 가능하죠.
일본 골프장 업계 상황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일본 골프장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단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골프 회원권 가격이 상승하고 골프장 이용률도 올라가고 있다고 하네요.

물론 2022~2024년 일본 골프장을 인수한 한국 기업이 꽤 있죠. 주로 엔화 약세(달러당 130~150엔대) 때문이었는데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부동산 자산을 노린 베팅이었습니다. 국내 골프장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도 상대적 이유였습니다. 운영 수익성보다는 부동산 자산 취득에 방점을 둔 전략입니다.
골프장 부동산의 경우 잠재가치가 있거든요. 골프장 내 일부 유휴부지를 주택단지로 개발한다든지 하는 일이 국내에서도 적지 않게 목격됩니다. 일본 엔화 약세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부동산 자산을 노린 투자인데요. 국내 모그룹도 결국 철회하긴 했으나 수백억원대 일본 모 골프장 인수를 타진했었던 때가 2025년이었습니다.
그러나 일본 골프장은 프랜차이즈화한 일부 대형 그룹을 제외하고는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게 중론입니다. 그래서 한국과 대만 골퍼들을 향한 마케팅이 활발하죠. 해외에서 원정 골퍼를 데려오지 못하면 수지를 맞추기 어렵습니다. 더세인트나인의 경우는 '프리미엄 골프장'을 표방한터라 수익성과는 거리가 먼 골프장이기도 합니다.
손자회사→자회사 소유구조 변경 의미
끝없이 자본을 투입해야만 유지되는 골프장이라면 '개발 가능성'보다 '처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수 있습니다. 넥센디앤에스가 소유구조를 이런 식으로 변경하는 것도 용이한 자금지원 목적에 더해 M&A를 염두에 둔 조치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더세인트나인의 대주주였던 올리브트리는 이번 거래로 3억원대 자산총액을 가진 사실상 페이퍼컴퍼니가 됐거든요. 더세인트나인을 매각할 경우 이전에는 올리브트리를 거쳐야만 자금이 흘러들어올 수 있었는데 이제는 곧바로 한국법인인 넥센디앤에스로 흘러들어오는 구조가 됐습니다.
올리브트리와 같은 중간 특수목적법인(SPV)은 보통 '규제·세무·현지 차입' 때문에 설립합니다. 그런데 이 SPV를 배제시키고 직접 자회사로 편입했다는 것은 이제 '규제·세무·현지 차입' 문제가 필요없어졌다는 얘기와 다를 바 없거든요.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두 일본 종속기업의 향방입니다. 부동산 자산 가치만으론 지속적인 손실을 메우기 어려우니까요. 골프와 골프 관련 사업(골프공, 의류)을 하는 넥센그룹이 일본 골프장을 매각할 지, 아니면 이 골프장을 어떻게 처리할 지 관심이 가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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