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후계자는 누구? 분기점은 2주내에 온다
미국-이란 전쟁...후계자는 누구? 3월 내 전쟁 끝날까? /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누구나 예상했던 ‘단기 응징전’은 오지 않았다. 오히려 전쟁은 후계 구도와 유가, 호르무즈 해협까지 한꺼번에 흔드는 장기전의 입구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공습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란은 정면 승부가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유조선과 해상 물류를 흔들며 유가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반격하고 있다. 전쟁이 군사 충돌을 넘어 에너지 전쟁으로 번진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두 갈래다. 하나는 이란의 다음 최고지도자가 누구냐는 문제다. 다른 하나는 이 전쟁이 3월 안에 끝날 수 있느냐는 시간표다. 둘은 따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사실 하나의 사슬로 연결돼 있다. 후계가 불안정하면 협상 상대가 사라진다. 협상 상대가 사라지면 전쟁은 길어진다. 전쟁이 길어지면 유가와 물류가 흔들린다.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는 일의 핵심 구조가 여기에 있다.
후계 1순위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다. 백악관도 관련 보도를 보고 정보당국이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모즈타바를 유력 후계자로 보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내놨다. 이름은 가장 많이 오르내리지만 결정은 아직 안개 속이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뽑아 놓고 발표를 못 하는 상황” “아직 내부에서 옥신각신하는 상황” “공식적으로는 아직 논의 중이라는 설명”이라는 세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즉 지금 테헤란 권력 핵심부에서는 이미 결정이 끝났는데 외부 타격을 우려해 발표를 미루는 것일 수도 있고 강경파와 온건파가 끝내 합의하지 못한 채 줄다리기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 불확실성 자체가 지금 이란 체제의 가장 큰 약점이다.
문제는 후계자가 누가 되느냐보다 어떤 성격의 후계자냐다. 모즈타바가 공식 승계할 경우 가장 먼저 따라붙는 단어는 ‘세습’과 ‘강경화’다. 이란 혁명체제는 왕정 세습을 부정하며 탄생했는데 최고지도자직이 사실상 부자 승계로 이어진다면 체제의 명분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동시에 모즈타바는 혁명수비대와의 연계가 깊은 인물로 평가된다. 외교적 유연성보다 내부 통제와 대미 강경 노선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원하는 것도 친미 지도자가 아니라 최소한 “대화가 되는 사람”일 텐데, 지금 전장 한복판에서 그런 인물이 부상하기는 쉽지 않다.
전쟁의 시간표도 이 후계 문제와 맞물린다. 표면적으로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우세하다. 미·이스라엘의 공중전은 2주 차에 접어들며 이란의 지하 미사일 기지와 벙커 파괴 단계로 넘어갔다. 이란의 미사일·드론 발사는 줄었지만 이는 전투력 붕괴라기보다 잔여 자산을 아끼며 장기전에 대비하는 움직임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스라엘 측은 수주 단위 작전을 예고했고 네타냐후도 “몇 년이 걸리지는 않지만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3월 내 종전이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적어도 며칠 안에 끝날 전쟁은 아니라는 의미다.
박 교수는 조금 더 구체적인 분기점으로 “향후 2주”를 제시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스라엘이 추가 2주 공세를 말했고, 이란 신년인 노루즈가 3월 21일 시작되기 때문이다. 중동 정치에는 상징의 시간이 있다. 설 직전까지 체제의 체면을 지키려는 압박도 있고 반대로 그 전에 군사적·정치적 정리를 시도하려는 유인도 있다. 그래서 3월 17~21일 전후가 1차 고비라는 해석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다만 그 ‘끝’이 완전한 종전일지는 별개다. 대규모 공습이 멈추고 협상 국면으로 넘어가는 것만으로도 시장은 일단 전쟁 종료로 받아들일 수 있다.
변수는 지상전이다. 박 교수는 미국의 직접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낮게 봤다. 보급과 지형, 피해 부담이 너무 크다는 이유다. 대신 미국이 쿠르드 카드를 흔들 수는 있지만, 이것 역시 승부수가 아니라 불쏘시개에 가깝다는 진단이다. 쿠르드가 이란 정권을 무너뜨릴 카드가 아니라 지역 혼란을 증폭시키는 변수로 쓰일 경우 전쟁은 더 빨리 끝나기보다 더 넓게 번질 수 있다.
결국 지금 전쟁은 폭격의 게임이면서 동시에 승계의 게임이다. 미사일 숫자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공습은 군사력을 깎고, 군사력 약화는 권력투쟁을 부르고, 권력투쟁은 협상 가능성을 키우기도 하고 오히려 없애기도 한다. 그래서 후계 구도가 정리되지 않은 이란은 약해 보이면서도 동시에 더 위험하다. 누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지 불분명한 체제는 때로 가장 강경한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3월 내 전쟁이 끝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그 끝은 ‘평화협정’보다 ‘불완전한 정지’에 가까울 공산이 크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체제가 공식화되면 전쟁은 외형상 잦아들어도 대결 구도는 더 굳어질 수 있다. 반대로 내부 조정 끝에 더 유연한 인물이 전면에 나서면 휴전과 협상 창구가 열릴 여지도 있다.
결국 이 전쟁의 결말은 전장보다 회의실에서 먼저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누가 하메네이의 뒤를 잇는지. 혁명수비대가 얼마나 전면에 서는지. 그리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체제 교체’와 ‘전쟁 종료’ 사이에서 어느 선을 택하는지. 지금 이란과 미국 모두 행복한 고민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으로 보면 역설은 분명하다. 모두가 빨리 끝나길 바라지만, 바로 그 조급함 때문에 협상은 더 늦어질 수 있다. 3월의 최종 변수는 결국 후계의 확정, 강경파의 장악력, 그리고 전쟁을 멈출 명분을 누가 먼저 만들어내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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