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브로커리지 집중 전략이 시황과 맞아 개인의존도 커 증시 조정시 수익 급변동 우려 대형사 대체로 선전, 중소형사도 고효율 눈길
지난해 토스증권이 ROE(자기자본이익률) 72.6%란 경이로운 성과를 거뒀다. 미장과 국장의 호황 속에 개미 군단의 주식 매매가 몸집이 가벼운 토스증권의 수익성을 극도로 끌어올렸다. 대형사 가운데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이 가장 높은 ROE를 기록했다. 올해도 증권업계는 굵직한 대형 거래보다 개인투자자의 자금을 잘 활용했는지 여부에 따라 수익성 성적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5000억원 이상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ROE를 기록한 곳은 토스증권이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무려 72.6%에 달하는 ROE를 거뒀다. 증권사들이 통상 10% 안팎의 ROE를 기록해 왔던 걸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2024년에도 50%를 넘었는데 지난해는 이마저도 훌쩍 뛰어넘는 발군의 성과를 냈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평균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벌어들였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 수익성 지표다. 투자가 본업인 증권사의 경우 ROE는 회사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토스증권은 지점을 운영하지 않고 오로지 온라인 주식매매 중개(브로커리지) 수익을 극대화해 얻은 결과다. 본사 내 기업금융(IB)이나 자산관리(WM) 조직을 두고 있지 않아 증시 활황으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익 증대가 고스란히 자본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자기자본이 2024년 2993억원에서 지난해 6378억원으로 덩치가 2배 이상 불어났음에도 자본효율성은 더 좋아졌다. 실제 지난해 토스증권은 위탁매매 수수료로만 4753억원을 벌어들였는데 지난해 당기순이익(3401억원) 대부분을 기여했다.
토스증권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덩치가 훨씬 큰 미래에셋증권(1조110억원) 키움증권(8878억원) 삼성증권(8118억원) KB증권(7440억원) NH투자증권(7106억원) 한국투자증권(6090억원) 신한투자증권(5631억원) 뒤를 이었고 대신증권(2836억원) 유안타증권(2514억원) 하나증권(2371억원) 등 지점망을 확보한 대형사 실적을 크게 제쳤다.
다만 토스증권은 개인 의존도가 커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들어갈 경우 수익 급감으로 이어지는 천수답식 사업구조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자기자본 11조1623억원으로 업계 최대 규모인 한국투자증권은 ROE 17.0%로 자본효율성도 준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IB와 자기매매, WM, 브로커리지 등 전부문의 고른 실적과 발행어음을 통한 수익 창출력이 양호해 매년 최상위권 ROE에 속한다. 삼성증권(13.3%) 대신증권(13.2%) NH투자증권(11.4%) 등 대형사들도 '고효율' 분야에서 상위권을 지켰다.
중소형사 중 한양증권이 ROE 10.3%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양증권은 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주식과 채권 발행 등 IB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자본 고효율을 유지하고 있다. 올초 기존 사업의 안정화와 신사업 진출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10%대 ROE를 유지,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중대형 증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형사 중에서는 메리츠증권(10.1%) KB증권(9.2%) 신한투자증권(6.5%) 미래에셋증권(5.8%) 등이 중위권에 포진했다.
전반적으로 증권사의 자본효율성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와 거래대금이 동반 성장하고 있고 ETF(상장지수펀드) 호황과 IMA(종합투자계좌) 신사업 기대감, 정부의 자본시장 육성정책 등은 증권업 ROE의 구조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