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TIPS 대개편…창업 넘어 스케일업·글로벌까지 잇는 ‘성장 사다리’로 판 다시 짠다

황정호 기자 2026. 3. 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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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TIPS 300개 확대, 일반 TIPS 최대 8억원·스케일업 최대 30억원으로 지원 상향
프리팁스·포스트팁스·글로벌 연계 강화…지역·딥테크 기업의 진입 문턱도 낮춰
스타트업·운영사·투자사 역할 재편…‘선발형 사업’서 ‘성장형 플랫폼’으로 전환
정부는 그 TIPS의 판을 다시 짜고 있다. 올해 대개편의 핵심은 단순한 예산 증액이 아니다. 초기 스타트업 발굴에 강점이 있던 기존 체계를 넘어, 스케일업과 글로벌 확장 단계까지 한 레일 위에 올리는 ‘성장형 플랫폼’으로 TIPS를 재설계하겠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이미지=젠스파크로 생성)

2013년 출범한 이후 팁스(TIPS)는 정부 주도의 창업지원 사업에 민간 투자와 시장 검증의 논리를 본격적으로 접목한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으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하나의 상징 같은 이름이 됐다.

운영사가 먼저 유망 기술창업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면, 정부가 뒤이어 연구개발(R&D)과 사업화 자금을 연계하는 구조는 지난 10여 년간 국내 기술창업 지원 체계의 성격을 바꿔놨다. 그 결과 TIPS는 2025년 말 기준 약 5000개 민간투자를 유인했고, 후속투자 유치 규모는 21조원 이상, 정부 지원 대비 10배 수준에 달했다. IPO 48개사, M&A 96개사라는 성과도 나왔다.

이제 정부는 그 TIPS의 판을 다시 짜고 있다. 올해 대개편의 핵심은 단순한 예산 증액이 아니다. 초기 스타트업 발굴에 강점이 있던 기존 체계를 넘어, 스케일업과 글로벌 확장 단계까지 한 레일 위에 올리는 ‘성장형 플랫폼’으로 TIPS를 재설계하겠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이에 테크42는 TIPS 개편의 주요 내용을 짚으며 이를 담당하는 창업진흥원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실무자들이 최근 KAIST 스타트업 테크 플라자 현장에서 공개한 내용을 소개한다. 그에 따르면 올해 TIPS 개편은 더 많은 기업을 뽑는 정책이라기보다, 어떤 기업을 어떤 단계에서 어떤 자금과 연결해 키울 것인지에 대한 정부의 새 설계도에 가깝다.

무엇이 어떻게 바뀌나…초기 선발형에서 전주기 성장형으로
초기 기술창업기업은 일반 TIPS에서 기술 검증과 시장 확인을 거치고, 일정 성과를 낸 기업은 포스트팁스나 딥테크팁스로 이어지며, 이후 더 큰 성장 단계에서는 스케일업 TIPS와 글로벌 TIPS로 넘어가는 식이다. 사업 이름이 늘어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성장 단계에 따라 다음 사다리로 올라가는 구조가 더 분명해졌다고 보는 편이 맞다. (이미지=젠스파크로 생성)

이번 개편의 첫 특징은 TIPS 내부 구조가 보다 선명해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TIPS는 일반 트랙과 딥테크, 글로벌, 스케일업 등이 병렬적으로 운영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제도의 전모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올해 개편은 이 복잡한 구조를 ‘창업-성장-글로벌’이라는 단계형 체계로 다시 정리하는 작업에 가깝다. 초기 기술창업기업은 일반 TIPS에서 기술 검증과 시장 확인을 거치고, 일정 성과를 낸 기업은 포스트팁스나 딥테크팁스로 이어지며, 이후 더 큰 성장 단계에서는 스케일업 TIPS와 글로벌 TIPS로 넘어가는 식이다. 사업 이름이 늘어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성장 단계에 따라 다음 사다리로 올라가는 구조가 더 분명해졌다고 보는 편이 맞다.

지원 규모도 크게 달라진다. 일반 TIPS는 2년간 최대 8억원으로 상향됐고, 스케일업 TIPS는 최대 30억원까지 확대된다. 글로벌 단계의 R&D 지원도 별도 축으로 정비되면서 4년간 50억~60억원 수준의 지원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단순히 숫자를 키운 조정이 아니다. 초기 기술 검증을 마친 스타트업이 대형 실증과 후속 투자,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구간에서 과거보다 훨씬 큰 자금이 필요해졌다는 현실을 정책이 뒤늦게 따라가기 시작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창업기업의 진입 문턱을 낮춘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지역기업을 위한 프리팁스(Pre-TIPS)는 기존보다 투자 요건이 크게 완화됐다. 비수도권 기업 가운데 1000만원 이상 투자 유치 기업도 대상에 포함되도록 바뀌면서, 그동안 투자 규모가 작아 본 TIPS 진입 전 단계에서 걸러졌던 지역 초기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넓어졌다. 이 역시 지역에서 유망 기업을 먼저 발굴해 본 TIPS로 연결하겠다는 프리팁스의 원래 목적이 더 선명해진 셈이다. 아울러 TIPS 선정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업화·해외마케팅 연계, R&D 완료 기업을 위한 포스트팁스, 해외 현지 법인과 글로벌 VC(벤처캐피탈) 연계까지 후속지원 구조도 보다 촘촘하게 정비됐다.

딥테크 트랙의 위치가 바뀐 것도 중요한 변화다. 이전에는 딥테크가 일반 TIPS와 병렬적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일반 TIPS를 수행해 성과를 낸 기업이 후속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더욱 분명해졌다. 여기에 기술성과 사업성을 따로 보던 평가 방식도 통합 평가로 바뀌면서, 기술이 뛰어나도 시장성이 약하거나, 반대로 시장성은 보여도 기술 축적이 부족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어려운 구조가 한층 강화됐다. 정부 입장에서는 선발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성장 가능한 기업’을 더 정교하게 고르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셈이다. 또 기업 입장에서는 TIPS가 단일 과제가 아니라 장기 성장전략의 일부가 되게끔 하는 구조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입구를 넓히고 연계를 붙인다”…창업기업이 체감할 변화는 무엇인가
KAIST 스타트업 테크 플라자 현장에서 TIPS 주관 기관인 창업진흥원의 최용석 민관협력실 차장이 TIPS 개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번 TIPS 대개편과 관련해 지난달 말 개최된 KAIST 스타트업 테크 플라자 현장에서 TIPS 주관 기관인 창업진흥원의 최용석 민관협력실 차장이 내놓은 설명은 2026년 개편의 실무적 변화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줬다.

이날 최 차장의 발표는 TIPS를 제도 개편의 언어보다 ‘기업이 실제로 어떻게 접속하는가’의 관점에서 풀어낸 데 의미가 있었다. 최 차장은 TIPS가 생긴 뒤 국내 창업지원 사업이 정부 보조 중심에서 투자 중심, 시장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짚었다. 기술스타트업을 먼저 알아본 민간 운영사가 투자하고, 정부가 R&D와 사업화를 연계하는 방식이 정착하면서 지원사업의 방향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특히 최 차장이 강조한 올해 변화의 핵심은 창업기업의 접점을 넓히는 데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리팁스다. 비수도권 유망기업을 본 TIPS로 연결하기 위한 전 단계 사업인 프리팁스는 올해부터 투자 요건이 대폭 낮아졌다. 기존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민간투자가 사실상 필수 조건처럼 작동했지만, 이제는 1000만원 이상 투자 유치 기업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지역 초기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변화다. 수도권에 비해 투자 접점이 적은 지역 스타트업에게는 TIPS 생태계에 진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문턱 완화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TIPS R&D에 선정된 기업이 사업화, 해외마케팅, 포스트팁스 등 다음 단계에 진입하려면 별도의 자료와 발표를 반복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컸다. 올해부터는 이 연계 절차가 더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조정되는 방향이 제시됐다. 정부가 같은 기업을 여러 번 처음부터 다시 평가하기보다, 기존 성과를 토대로 후속 연계를 강화하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이미지=발표 자료)

연계 사업의 부담을 줄인 점도 현장에서 체감될 변화로 꼽힌다. 그동안 TIPS R&D에 선정된 기업이 사업화, 해외마케팅, 포스트팁스 등 다음 단계에 진입하려면 별도의 자료와 발표를 반복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컸다. 올해부터는 이 연계 절차가 더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조정되는 방향이 제시됐다. 정부가 같은 기업을 여러 번 처음부터 다시 평가하기보다, 기존 성과를 토대로 후속 연계를 강화하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지원사업을 신청하는 행정비용을 줄이고, 실제 기술개발과 시장 진입에 더 많은 자원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면서 최 차장은 “TIPS를 단순한 ‘자금 지원사업’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 역삼 팁스타운과 대전 팁스타운, 사이버 팁스타운을 통해 공고, 운영사 정보, 행사, 네트워킹, 입주 정보까지 함께 연결되는 플랫폼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TIPS가 돈을 받는 제도인 동시에 투자사와 만나고,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생태계의 관문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올해 변화는 단지 제도 문구를 고친 수준이 아니라, 창업기업이 TIPS를 만나는 방식 자체를 더 넓고 길게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2년 5억으로는 부족했다”…스케일업 TIPS가 노리는 성장 공백의 해소
이 실장은 “글로벌 스타트업과 국내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를 비교하고, 그 단계에서 정부와 민간이 어느 정도 수준의 R&D 자금을 투입하는지 분석한 뒤, 기업 가치의 일정 비율을 정부 R&D로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체계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발표 자료)

이어 발표에 나선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이현준 스케일업팁스실 실장의 발표는 보다 직접적이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은 스케일업 TIPS와 R&D, 글로벌 TIPS R&D 등 기술개발 축의 TIPS를 전담하는 기관이다.

이날 이 실장은 올해 TIPS 개편 필요성을 ‘성장 공백 해소’라는 말로 설명했다. TIPS가 그동안 많은 성과를 냈지만, 초기 단계 기업을 선발해 지원하는 수준만으로는 지금의 스타트업 역량을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는 것이다.

특히 시드와 프리 단계를 지나 시리즈A 구간으로 진입하는 기업들이 데스밸리를 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과 지원 체계가 충분하지 않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딥테크팁스와 스케일업 TIPS가 만들어진 과정을 설명하며 그 연계성을 강화하는 개편이 필요했음을 덧붙였다.

이날 이 실장의 발표 핵심 역시 ‘기업 가치와 연동한 지원’이라는 표현에 압축돼 있었다. 그러면서 이 실장은 그동안 스타트업 지원은 매출이나 단기 사업화 성과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는 경향이 있었지만, 딥테크나 제조 하드웨어 분야는 특성상 초기 매출이 빠르게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음을 지적했다.

즉 이번 개편 논의는 이런 기업까지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기업이 적절한 시점에 자금을 받기 어렵다는 문제 의식에서 시작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 실장은 “글로벌 스타트업과 국내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를 비교하고, 그 단계에서 정부와 민간이 어느 정도 수준의 R&D 자금을 투입하는지 분석한 뒤, 기업 가치의 일정 비율을 정부 R&D로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체계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논의를 거쳐 올해 TIPS 개편은 2년 8억원의 일반 TIPS, 최대 30억원의 스케일업 TIPS, 4년간 50억~60억원 수준의 글로벌 TIPS R&D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게 됐다. 그러면서 이 실장은 “지난해까지는 딥테크가 상위 단계보다 오히려 큰 금액을 받는 등 단계별 자금 배분에 미스매칭이 있었다”고 진단하며 “이번 개편의 본질은 이 불균형을 정리하고, 후속 단계일수록 더 큰 자금과 더 긴 호흡의 지원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다시 맞춘 데 있다”고 덧붙였다.
스케일업 TIPS는 여기서 중요한 전환점 역할을 맡는다. 일반 TIPS를 마친 기업이 포스트팁스와 딥테크팁스를 거쳐 다음 투자 라운드로 진입하면, 스케일업 TIPS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구조다. 이 단계에서는 단순한 후속 R&D만이 아니라, 일반 트랙과 정책지정형 트랙, 중간 마일스톤 검증, 경우에 따라 정부의 직접 지분투자 방식까지 연결된다. (이미지=젠스파크로 생성)

특히 스케일업 TIPS는 여기서 중요한 전환점 역할을 맡는다. 일반 TIPS를 마친 기업이 포스트팁스와 딥테크팁스를 거쳐 다음 투자 라운드로 진입하면, 스케일업 TIPS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구조다. 이 단계에서는 단순한 후속 R&D만이 아니라, 일반 트랙과 정책지정형 트랙, 중간 마일스톤 검증, 경우에 따라 정부의 직접 지분투자 방식까지 연결된다. 기술개발과 후속투자, 시장 확장을 동시에 묶어 다음 성장구간을 넘게 하려는 설계다. 이 실장의 말대로라면 스케일업 TIPS는 기존 TIPS의 ‘확대판’이 아니라, 기술창업기업을 상장 이전의 다음 단계까지 끌고 가기 위한 별도의 성장 플랫폼에 가깝다.

한편 이 실장은 딥테크 챌린지 프로젝트(DCP)도 중요한 축으로 제시했다. 여기에는 민간투자 연계형 TIPS 방식은 자율성과 창의성이 강점이지만, 정부가 전략적으로 밀어야 하는 고난도 과제를 톱다운 방식으로 얹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됐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프로젝트 기반 R&D를 설계하고, 전략 투자 로드맵과 PM 전주기 관리, 유연한 목표 조정 등을 붙여 보다 도전적인 기술개발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TIPS가 단순한 민간투자 매칭형 사업을 넘어, 국가 전략기술을 키우는 정책 플랫폼으로도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왜 지금 판을 다시 짜나…스타트업·운영사·투자사의 역할이 바뀐다

이미 TIPS는 민간투자와 정부 지원을 연결하는 구조, 운영사를 통한 핀셋 발굴, 후속투자와 상장·인수합병 성과를 내며 그 유효성을 인정 받고 있다. 다만 문제는 초기 발굴의 성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기술이 고도화되고 시장 경쟁이 글로벌로 넓어지면서, 더 큰 실증과 더 긴 개발주기, 더 높은 투자 문턱을 견딜 수 있는 후속 지원이 필요해졌다.

이번 개편은 바로 그 ‘다음 단계’를 채우기 위해 나왔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즉 이번 TIPS 개편이 올해 본격화된 이유는 결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 속도와 기술 난도가 제도보다 빠르게 앞서 나가고 있는 간극을 해소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번 개편을 통해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TIPS가 ‘한 번 선정되고 끝나는 사업’이 아니게 됐다는 점이다. 일반 TIPS에서 기술 검증과 초기 사업화를 진행하고, 성과를 내면 포스트팁스와 딥테크팁스로 이어지고, 이후 스케일업 TIPS와 글로벌 TIPS로 넘어가는 흐름을 탈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기업은 이제 한 번의 공모 선정을 목표로 하는 것을 넘어, 각 단계에서 어떤 투자와 어떤 기술 목표를 맞춰야 다음 사다리로 올라갈 수 있는지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개편되는 TIPS는 단일 사업명이 아니라 성장 로드맵에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논의를 거쳐 올해 TIPS 개편은 2년 8억원의 일반 TIPS, 최대 30억원의 스케일업 TIPS, 4년간 50억~60억원 수준의 글로벌 TIPS R&D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게 됐다. (이미지=젠스파크로 생성)

운영사의 역할도 무거워진다. 그동안 운영사는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한 뒤 정부 지원으로 연결하는 핵심 게이트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개편 이후에는 어떤 기업을 어느 단계에서 다음 트랙으로 올려보낼지, 지역기업과 전략기술 기업을 어떻게 선별할지, 후속 성장 가능성까지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책임이 더 커진다. 단순한 ‘추천기관’이 아니라 생태계의 선별자이자 육성 파트너로서의 기능이 한층 중요해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사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스케일업 TIPS와 정책지정형 트랙이 확대되면 투자사는 초기 지분투자에 머무르지 않고, 특정 산업과 기술군의 성장 경로를 함께 설계하는 플레이어로 역할이 넓어진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는 TIPS 운영사와 스케일업 TIPS 운영사, 관련 투자사 등을 합치면 200개 안팎의 투자 플레이어가 이 생태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정부는 이를 더 개방적이고 자율적인 구조로 넓혀가겠다는 방향도 함께 제시됐다. 지역 할당, 범부처 협력, 정책지정형 트랙까지 붙기 시작하면 투자사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산업 전략 파트너의 성격을 더 강하게 띠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올해 TIPS 개편은 예산 확대나 공고문 수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스타트업에는 더 긴 성장 레일이, 운영사에는 더 정교한 선별과 후속 육성 책임이, 투자사에는 더 전략적인 산업 연결 역할이 요구된다. 팁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정부 지원사업의 문법을 바꿨다면, 이번 개편은 그 팁스 자체의 판을 재설계하는 과정인 셈이다. 초기 선발의 성공을 넘어, 누가 다음 단계의 승자를 만들어낼 것인가. 올해 TIPS 대개편이 던지는 화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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